그런 게 하나 있었어
우리는 그게 뭔지 몰랐지
아니 알 필요도 없었지
어느 날 내 친구가
그걸 한입 베어 먹었어
그건 빨간색이라고 하더라
다음 날 내 친구가
그걸 한입 베어 먹었어
그게 맛있다고 하더라
다음 날 내 친구가
그걸 한입 베어 먹었어
그것에서 나는 향기가 좋다고 하더라
다음 날 내 친구가
그걸 한입 베어 먹었어
그것의 껍질이 매끄럽다고 하더라
다음 날 내 친구가
그걸 한입 베어 먹었어
그건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
다음 날 내 친구가
그걸 한입 베어 먹었어
그건 귀한 것이라고 하더라
다음 날 내 친구는
그걸 '사과'라고 부르더라
다음 날 내 친구는
우리 마을을 떠났어
이 마을은 '좋지 않다'라고 하면서
자기는 '좋은' 마을에 가서
'사과'를 실컷 먹을 거라고 하면서
다음 날 나는
내 친구가 '사과'라고 부르던 것을
그 자리에 그냥 두었어
그렇게 '사과'는 다시 그런 게 되었어
그런 게 하나 있었어
우리는 그게 뭔지 몰랐지
아니 알 필요도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