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땅 위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나는 내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으로 자해했다.
삶의 의지를 대부분 잃어버린 채 그저 내버려두었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실에 눌러앉는 걸 넘어서 과거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고통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일이 잦았고,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생각없이 모든 걸 흩뿌리며 스스로에게 목줄을 걸고 족쇄를 채웠다. 마음이 곪아가는 그 순간에도 어설픈 착한 척으로 포장하기 바빴다. 내 불행과 불안과 고통들을 쉼없이, 여기저기 전시하곤 했다.
사람들이 술이나 담배, 쇼핑같은 것을 생각할 때 손목 어디를 그으면 좋을지 생각하는 내 자신이 문득 환멸이 나기도 했다.
바닥인가 했는데 땅이 또 꺼졌다.
눈 뜨고 있는 것조차 괴로운 시간들이 늘어나고 두통과 어지러움이 일상을 헤집어놓았다. 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나를 쉬이 놓아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만하고 싶었다. 전부. 살아가야만 하는 시간들이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늘 끝을 생각했다.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하루에도 수천 번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혔고 사라지기만을 간절히 소망했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살아갈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 없고 하루하루 죽어갈 뿐인 것 같다는 말을.
이 모든 말을 전하면 무어라 생각할까.
내가 죽음을 쉽게 생각한다고 여길까?
내가 주변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길까?
많은 사람들 말대로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되는 걸까?
행복은 여전히 멀리 있는데 불행은 벌써 문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