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서 잘 수가 없다는 내 말에,
말간 얼굴로 왜인지 묻던 너.
그러게. 왜 잠이 오지 않을까.
부질없고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서 그렇겠지.
이제는 내 손을 떠난 문제들의 이유를 내게서 찾으려 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들을 만회할 방법을 찾으려 해서.
그래서 이토록 긴 밤을 헤매고, 또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게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을 나로 귀결시켰다.
눈앞에 내가 놓여있었으니까.
누군가를 탓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떠나간 사람도, 남겨진 사람도.
그렇게 내 삶에 독이 스며들었다.
독을 삼킨 주제에 괜찮아지고 싶어서 무던히 애를 썼다.
애를 쓰는 만큼 티가 나는 걸까.
오히려 있는 그대로 있었던 편이 나았을지도.
사랑해 마지않던 것들이 떠나고 남은 잔상들에 파묻혀 그대로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어쩌면, 차라리 잃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기어이 눈물을 쏟았다.
나를 향한 모든 말과 행동들이 아프게만 느껴져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다. 목소리들이 피부를 꿰뚫고 눈빛들이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잔상들은 언제나 나를 삼켜버릴 것처럼 선연하다.
왜 나를 두고 갔어?
너를 의지하는 내가 너무 버거웠어?
내가 나빴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