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을 깨닫는 건, 온전한 사람을 만났을 때인 것 같다.
결핍은 때로 상대적이어서, 비교할 대상이 있을 때 더욱 선명해지니까.
퇴근길에 맞이한 첫눈과 붉은 빛으로 물드는 하늘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까운 길을 한참 되돌아가고
내 입에 달콤함보다 상대의 입에 들어가는 순간이 더욱 기꺼운 마음.
나는 그런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나의 결핍을 마주했다.
아무도 내 자전거를 붙잡아주지 않았어도, 넘어지고 부딪히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사왔다는 붕어빵 같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고
멀리서 보냈다던 그 모든 편지와 선물이 사실 꾸며진 것이었어도 괜찮았다.
당신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누군가의 노력임을 알고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는 괜찮았다.
마음의 공허가 채워지지 않고 삶의 권태가 부단히 찾아오며,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 파묻혀 숨이 막혀도 나는 괜찮았다. 결핍을 마주하며 살아도, 살아낼 수 있었다.
나를 살게 한 그 모든 필사적인 노력들을 부질없게 만드는 당신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