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이유
행복도 불행도 멀리 있지 않아서 손에 잡히는 걸 쥐면 되는데 나는 매번 불행을 쥐었던 것 같다.
가끔씩 쥐게 되는 행복은 나의 세상을 무지개빛으로 바꾸곤 했다.
그 찰나의 순간들은 늘 신기루 같았다.
내 것이 아니었고, 내 것이 될 리 없는 것들.
다만 간절히 바라고, 바라게 되는 것들.
나는 지금의 행복과 평안이 낯설다.
행복한데, 불안하지.
내가 내일을 기대했던 것이 언제더라.
나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을 택하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내일을 기대한 지 오래인 나에게,
죽어도 될 것 같다고 여기는 나에게.
당신은 그런 나에게 자신이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겠다고
그러니 자신을 위해 살아달라고 말했다.
내가 무너져가는 동안 당신에게 나는 상처가 되었겠구나.
어째서 나를 그렇게 바라봐주는 것인지
어째서 내게 그렇게 잘해주는 것인지
내가 그 관심과 기대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
그 모든 것에 부응할 수 있는가?
나는 당신에게 상처가 되었다는 사실을 덮어두고, 안간힘을 다해 아닌 이유를 찾아 내 스스로를 의심하고 부정한다.
아마도 그 모습에 질려 떠나갈 때까지 멈추지 못하겠지.
나의 삶은 늘 이런 식이었다.
곁을 준 사람들이 떠났다는 말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떠나게끔 만든 것은 사실 내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