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시대보다 바쁜 일상, 안팎으로 치열한 경쟁, 개인의 시야를 어지럽히는 수많은 미디어 등등 이런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을 위해 삶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는 팁을 주기 위해 한 자리에 모시기 힘든 형님들을 모셨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모셨던 형님들 중 세 분이 오셨는데요. 오늘은 현대인들을 위해 '수단은 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대담에 정답은 없기에 각 형님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여러분은 그저 여러분의 입맛에 맞는 의견을 얻어가셔서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시면 되겠습니다. 세 분이 각자 스케줄로 바쁘신 관계로 단톡 방에서 라이브로 대담을 실시할 예정이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톡 방 명: 유명한 형님들 대담하는 방 01]
대담 사회: 분사(분재 사장)
대담 초청인사: 셰익(셰익스피어), 고흐(고흐), 상병(천상병)
분사: 자, 그럼 대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셰익스피어_로미오는 내 취향'님이 입장하셨습니다.-----
-----'고흐_내 귀는 어디에'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분사: 안녕하세요? 형님들.
고흐: 나 바쁜데 온 거야.
셰익: 분사, 잘 있었나?
분사: 네, 그런데 아직 상병이 형님이 안 오셨는데.. 혹시 연락되시나요?
고흐: 한국인들은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먼저 와있는 줄 알았더니.
분사: 허허, 그러게요. 우선 대담을 시작하면서 기다려보시지요.
셰익: 주제가 '수단은 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이거 맞아?
분사: 네, 형님.
셰익: 이거 당연하잖아. 수단은 수단일 뿐이야. 그게 목적이 되면 그 결과는 항상 비극으로 끝날 뿐이야. 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보면 말이야. 권력이라는 수단에 목멘 사람들의 비극적인 말로를 보여주지. 사람들이 수단을 목적으로 착각하고 맹목적으로 매달릴 때 보이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지.
고흐: 셰익 형님, 일리는 있는데 말이야. 권력 그 자체로도 목적은 될 수 있잖아? 누구나 사람들을 이끌고 싶고, 우두머리가 되고 싶어 하긴 하잖아? 안 그래? 형님이 살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내 꿈은 왕이다, 난 성주가 되겠다. 그리고 난 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전설적인 화가가 되겠다. 뭐, 이렇게 할 수 있잖아?
셰익: 물론,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그건 사소하지만 거대한 착각 중 하나야. 잘 봐, 권력이 왜 목적이 안 되는지 알려줄게. 사실, 약간 말장난 같아 보일 수 있는데 하지만 확연한 거기엔 차이가 있어. 이해하기 쉽게 분사가 있는 현대를 예로 들어주지. 만약 누군가의 꿈이 대통령이라고 치자. 그럼 대통령이 뭐하는 사람이지?
고흐: 최고 권력가잖아.
셰익: 근데 권력가의 역할은 뭐야?
고흐: 그거야. 원래는 세상을 살기 좋게 통치하고 정치하고 소통하게 만드는 거지.
셰익: 그렇다면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의 목적은 바로 '세상을 살기 좋게 통치하고 정치하고 소통하게 만드는데' 있어. 그렇기에 대통령이 되는 것은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 아니란 말이야.
고흐: ㅇ ㅏ.. 음.. 아 내 오른쪽 귀, 귀가 갑자기 아프네..
셰익: 왼쪽 아니었냐?
고흐: 그렇지.. 그래, 계속해.
셰익: 그렇기에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수단이 목적이 되다 보니 어떻게든 대통령이 되려고 악을 쓰고, 범법행위를 하고, 무리를 하게 되는 거야. 그런데 봐, 분사네 국가인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자신들의 수장을 뽑아놨더니 다들 지금 뭐 하고 있어?
고흐: 그런데 그건 너무 복합적이다.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그렇겠어?
셰익: 맞아, 그런데 여기서는 '목적'이라고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착각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거야. 좋은 목적을 가지고 대통령이 된 사람도 좋은 평가를 받는 리더가 되긴 힘들지. 난, 이제 대통령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수단과 목적을 구분하길 바랄 뿐이야.
고흐: 그래 일리가 있네. 그런데 그럼 부자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잖아? 내가 생전에 그렇게 그림을 그려댈 때는 아무도 내 그림에 관심이 없더니, 지금은 내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화가 중 하나야. 이미 죽었지만 죽을 만큼 억울하다고. 그럼 나 같은 사람에겐 '돈'은 '한'이 돼서 맺혀. 그럼 돈을 버는 게 목적이 될 수 있지 않아?
셰익: 맞아. 나와 달리 넌 정말 생전에 고생을 많이 했지. 그런데 고흐 동생, 지금 네가 하는 고민이 바로 사람들이 제일 큰 착각을 하는 부분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확한 목적을 이해하지 못해서 대개 '부자가 되거나', '돈'을 많이 버는 걸 목적으로 착각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달리고 또 달리지.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거야. 그리고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 내가 4대 비극과 5대 희극을 쓸 수 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이걸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지. 목적은..
고흐: 형님, 아니 돈을 많이 벌고 잘 살고 싶은 건 누구나 바라는 건데. 형님도 돈 벌려고 책 쓰고 나도 돈 벌려고 그림 그렸잖아? 아니야?
셰익: 야, 말 끊지 말고 좀 들어봐.
고흐: 응; 미안..
셰익: 자, 돈을 왜 많이 벌고 싶어?
-----'천상병_봄 소풍 취소'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분사: 어, 상병이 형님.
셰익: 너, 왜 이리 늦었냐?
고흐: 상병아~
상병: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죠?
셰익: 돈 버는 것에 대해 말하던 중이었는데. 참, 상병아 넌 생전에 왜 돈을 벌었어? 이유가 뭐야?
상병: 전 돈을 벌지 않았습니다. 중앙정보부에서 모진 고문을 받은 뒤 더더욱 순수하게 글만 썼지요. 전 '거부하고 저항하는' 목적으로 글만 썼으니 제 목적은 다 이뤘지요. 돈을 많이 번다거나 집을 산다거나 물건을 구매하는 건 제 기준에서는 모두 부질없는 행위였지요. 그래서 이집저집 전전하며 사는 삶이었지만 행복했답니다.
셰익: 고흐 야 이해했니?
고흐: 아...
셰익: 상병이는 자신의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알고 다 이뤘어. 상병이의 첫 시집은 상병이가 낸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상병이가 떠돌다 죽은 줄 알고 유작집으로 만들어서 낼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이게 바로 수단이 목적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야. 많은 사람들이 수단에 집착하다 보니 놓치는 거지. 진짜 목적이 자신의 소소한 취미가 살아있는 평범한 삶이라면 거기에 집중해. 그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올 거야.
가족과의 화목한 삶이 목적이라고? 그럼 딱 필요한 만큼의 돈만 벌고 나머지 에너지는 집에서 쓰면 되는 거지. 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해. 수단은 수단일 뿐이야. 돈만 많으면 된다고? 그럼 다 벌고 나면 어쩔 건데? 더 많은 돈? 더 큰 권력? 결국 그건 끝없는 욕심과 이를 지키기 위한 불신과 다툼만 초래할 뿐이지. 그래서 이것들은 그저 수단일 뿐인 거야. 무엇보다도 수단이 목적인 사람들의 삶을 살펴봐. 모두 항상 긴장하고 스트레스받으며 쪼들려 살지, 누구 하나 믿질 못해. 왜냐하면 수단에는 달성 이후 그것이 가져다주는 참 안정과 평화가 없거든. 결국 사람들의 목적은 거의 동일해.
'몸과 마음의 평화 안에서 경제적으로 쪼들림 없이 가족, 친구들과 잘 살다가는 것'
그런 점에서 인간의 삶을 소풍 다녀간 걸로 비유한 상병이는 완벽한 목적 달성의 삶을 산 걸로 보여. 대단해!
상병: ㅎㅣ
고흐: 고흐 흑..
분사: 자, 그럼 오늘 월요 대담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형님들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모두 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