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충격받을 정도의 다름이어야 무언가가 된다

칸트 형님의 일침이 있었습니다.

by Rooney Kim

오늘 모신 형님은.. 음, 저도 사실 굉장히 어려워하는 분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친하지는 못했었는데 셰익이 형님과 세르반 형님이 말씀을 잘해주셨는지 몸소 찾아와서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자기가 한 말 중에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고 곡해해서 쓰는 용어가 있다면서 말입니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여러분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자, 오늘의 가르침을 주실 형님이십니다. '비판 철학을 통해 서양 근대철학을 종합'한 '순수 이성 비판'의 작가이자 철학자, 칸트 형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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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오들? 칸트요. 반갑소.

나는 비판 철학으로 유명하다 보니 사실, 생전에 나를 달갑게 여긴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할 수 있었지. 가정교사, 시간강사, 도서관 사서 등등을 전전하며 젊은 시간을 보낸 나도 그렇게 벌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소. 하지만 이 덕분에 늘 학문에 정진하고 새로운 것을 깨우치고 다시 정리하는 버릇이 생겨서 당시 철학의 지배적인 사조였던 합리론과 경험론에 대해 비판하고 이 두 가지를 혼합하고 종합하여 57세에 비로소 나의 학문을 집대성한 '순수 이성 비판'을 완성할 수 있었지.


그런데 오늘은 나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거요. 오늘은 내가 한 말 중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쓰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용어'에 대해서 얘기하겠소. 현대를 살고 있는 여러분들은 18세기를 산 나와는 달리 우주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아오. 그런데 내가 살던 시대에서 불과 1백여 년 전만 해도 지구 상의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지. 다 아실 거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이 그것이오. 즉, 하늘이 도는 것이지. 그런데 16세기경 폴란드의 천문학자인 코페르니쿠스가 느닷없이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한 거요. 게다가 태양 역시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오. 이게 어느 정도로 충격이었냐면, 만약, 지금 어떤 과학자가 '사실 지구에 중력은 없고, 지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어떤 힘(가령, 철이 아닌 모든 물체를 끌어당기는 자석 같은 게 있다. 자력 말고.)이 따로 있다는 걸 밝혀내면 얼마나 충격이겠소? 그 시절에는 이것 이상의 충격이었기에 코페르니쿠스의 다음 세대쯤에 나온 17세기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이를 지지하다가 재판장에 끌려갔다오. 그런데 목숨이 걸린 재판이다 보니 우선, '지지'를 철회했지만 법정을 나자마자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지.


아무튼 오늘의 핵심 주제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오. 그러니까 이 개념은 단순히 발상의 전환, 뭐 이런 개념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소. 예를 들어, 우리가 '다음 세대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면 사실, 이건 말이 안 된단 말이오. '다음 세대를 위한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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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더 나은, 더 좋은' 정도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개념', 그래서 사실 누구도 공감하기 힘들거나 또는 충격받을 정도의 아이디어, 변혁 같은 거란 말을 꼭 알려주고 싶소.


가령, 사람들이 들으면, '아니, 그게 뭐야? 무서워..'라고 하든가, 아님 '무슨 또라이 같은 소리야?'라고 하거나, 혹은, '와, 정말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생각 또는 발견이잖아, 님좀쩖'. 이 정도의 반응은 나와줘야 한다는 거지. 그래서 함부로 쓰지 말라는 거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지금 당신의 삶, 사회제도, 일반상식 그리고 가치관과 철학을 전복시킬만한 것이어야 해.


'더 나은 변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보아하니, 요즘 사람들은 코페르니쿠스전 전환을 '변곡점(point of infelction)'이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정도로 쓰던데 간단하게 변곡점과 티핑 포인트를 짚고 넘어가겠소. 변곡점은 한마디로 '변화'요.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가는 지점이 변곡점인 거라오. 그리고 티핑 포인트는 무언가 지속적으로 쌓이다 폭발하고 마는 지점이오. 변곡점과는 묘하게 다르지. 물론, 티핑포인트의 해당 지점을 변곡점이라고 말할 순 있겠지.


오히려 '특이점(singularity)'이 조금은 비슷한 개념이긴 하지. 물리적으로는 질량이 무한대가 되는 지점, 기술적으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지점을 말하니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지는 양상을 설명하는 거지.


franck-v-JjGXjESMxOY-unsplash.jpg 내가 너희 인간을 넘어서면 그때가 특이점, 그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 할 만하지


여튼 나는 여러분이 자신의 삶 중 과거에 어떤 지점이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았으면 하오. 물론,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그걸로도 괜찮소. 발전하지 않는 건 죄가 아니니, 오히려 해를 깨치면 죄일 뿐. 그래도 함께 한 번 고민을 해보고 싶다면 잠깐 같이 생각해보지.


먼저, 과거로 돌아가서 한번 생각해보오. 자신의 삶에서 가치관, 철학이 바뀌었던 그 순간 말이오. 가령, 수능을 치른 뒤라던가, 군대를 제대한 뒤 또는 결혼, 출산 후 등등 그리고 그 이후 삶이 더 나아졌는지 또는 더 힘들어졌는지를 떠올려보시오. 그렇다면 분명히 그 지점에서 다시 얻거나 배울 점이 나올 거요. 그게 '경험론'의 철학이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앞을 내다보시오. 현재 자신의 미래 계획이나 목표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정도의 목표라서 삶이 완전히 바뀔 만한 건지 아닌지 말이오. 만약, 더 큰 꿈이나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해당할 정도가 아니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보시오. 적당한 계획은 무계획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오.


그렇다고 누군가를 해하거나 괴롭힘을 통해서 다름을 얻으라는 건 아니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당장은 엄청난 변혁으로 두려움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실상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이로운 것일 때 더 효과적이고 알맞소. 그러니 부디 멀리 내다보고 생각하고, 슬기롭게 행하길 바라오.


사실, 엄청난 변화나 발전이 목표가 아니어도 좋소. 여러분의 삶의 가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평가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오. 오히려 스스로 열심히 알아보고 따지시오. 그게 바로 '이성 비판'이지. 그 안에서 해답을 찾는 다면 그 과정과 결과는 모두 그대의 것이라오. 난 오늘 단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대한 설명을 하러 왔을 뿐이니 설명은 여기까지 하겠소. 그럼 20,000.




[이미지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순수이성비판

https://brunch.co.kr/@bookfit/1679

https://unsplash.com/s/photos/singul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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