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변해야하는가? 기업의 변명
산업혁명 이후 삶의 질과 시각이 완전히 바뀌는 걸 경험한 전세계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부터 직장, 공장, 회사를 맹신하기 시작했다. 기업과 공장은 절대불변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그들의 삶을 위한 논이자 밭이었으며 삶을 움직이는 원천이라고 믿었기에 당시 기업이 제시한 시스템과 원칙은 옵션이 아니라 법이었다. 그 시절, 시민들에게 '당시의 기업 시스템'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프리랜서의 시대'만큼이나 혁명적이었고, 꿈꾸던 삶이 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서 부터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70~80년대의 노동혁명운동에서 부터 불이 당겨 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불거져나오고 있는 노동자와 기업 간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기업은 버는 만큼 노동자와 사회에 기여를 했어야하는데(정부가 국민들을 달래며 언급했던 '낙수효과') 그러지 못했고 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 및 삶의 여유 정도라도 찾을 수 있는 임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일부 귀족 노조의 사례도 다양한 노동자의 현실을 대변한다.) 시작은 정말 간단한 문제였다. 아마 '부의 분배'만 실천만 했다면 대부분의 기업은 망하지 않았을 뿐더러 지금도 운영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경쟁과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너무 뻔한 대답일까? 경제나 자본주의가 그 용어 만큼이나 다양한 복잡성과 권위를 가지고 있어서 보통 사람들이 판단하기 어려워 할 뿐이지 자본과 경제는 아주 간단한 단어들로 설명이 가능하다.
기업의 운영 바탕은 수익 창출이다. '고객을 위한다. 사회에 기여한다.'는 모토는 기업이 수익을 내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때나 가능하다.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본능은 사람이나 기업이나 비슷하다. 수익창출의 근본적인 바탕은 '다른 기업대신 자신들이 판매'하는 것이고, 안정적인 운영의 근본적인 바탕은 '더 많이 판매하고 더 많이 벌기'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욕심이 이끄는 경쟁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 '욕심'이 지금 이런 현실까지 우리를 이끌고 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은 '선의의 경쟁'이 아닌 '불의의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없었다.
기업의 구조를 잠깐 살펴보자.
기업은 초기 비용(대출, 투자금, 부동산 등) 부터 중간관리비용(인력관리, 사업운용, 광고 등) 그리고 미래비용(기술개발, 재투자, 사내유보비 등)까지 막대한 자금이 끊임없이 드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게다가 사회와 시장은 더 높은 기술력으로 더 나은 제품을 원하기에 기업은 또 더 훌륭한 인재를 뽑기위해 비용을 쓰고 관리한다. 게다가 고용 마저 인구수에 따라 바뀌고 다른 기업에 뺏기지 않기위해 노력해야하니 다방면에서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이 모든 건 경쟁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그 비용을 조절하기 위해 고용(인건비)을 쥐락펴락하며(정규직/비정규직/계약직) 기술개발, 시장선점을 위해 중소기업을 주무르고(하청업체 등) 따라서, 대다수 재직자들의 노동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수 밖에 없다.(야근, 주말/휴일 출근, 초과근무) 즉,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구조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건 기업이 아닌 또 시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업과 개인 모두가 알아야하는 중요한 진실 중 하나는 모든 사건은 시장에서 시작되고 시장에는 개개인의 심리와 욕망이 반영된 현실의 욕구가 녹아있다는 점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개념은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건 최근에 들어서이다.(디테일, 품질의 개선은 더 이루어져야 하지만) 3D프린팅, 아두이노, DIY 등으로 대표되는 Makers 열풍(개별 개인 산업으로 이어져야한다. 게다가 이들의 사용법은 PPT로 자료를 만드는 것처럼 더욱 쉽고 간편해져야 한다.), YOLO(You Only Live Once)로 대변되는 개인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단순히 여가를 뜻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일, 평소의 삶 전체를 바꾸는 개념이다.), 1인창업, 개인 기업 등 스타트업의 열풍(이는 단순히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다. 분명히 업무의 가장 큰 형태로 자리잡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사람들이 일 할 수 있는 곳, 즉, 코워킹 스페이스의 확산 및 발전이다. 1인 기업, 프리랜서들이 같은 일을 하거나, 하는 일은 달라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재택근무라는 말은 사실 구 시대적인(1980년대 개념)이고 일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이면서도 열린 공간의 필요성은 이미 대두되었고 확산중에 있다. 물론, 질적인 성장은 이제 부터 필요하지만 말이다. 나는 이를 Human Platform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이제 이 코워킹 공간에서 기업의 일이 이루어지고, 식사 및 커피 브레이크 등의 휴식도 이루어지며, 공부 및 취미 활동도 가능해지는 시대가 금방 다가올 것이다.
물론, 이런 요구는 1980년대에도 있었다. 어린 시절 백과사전과 책에서 보았던 전자사전, 모노레일, 개인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주는 기계 등 만 보아도 그렇다. 그럼 그 때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이제서야 다시 이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딱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바로, 시민의 성숙도(교육, 가치관 등)와 기술력이다. 우선, 과거에는 사람들이 전자기기, 인터넷, 세계시민, 자아실현, 열린 세상 등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전혀 없었기에 개념적인 확산이 힘들었고, 둘째로, 그 당시에 그런 인식을 가진 지식층이 있었음에도 그걸 현실화할 기술력이 없었기에, 즉, 개인들의 욕구가 당시의 기술력보다 훨씬 높았기에 그저 미래의 일이라고만 치부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현대의 기술력은 개인들의 욕구 만큼이나 올라왔고, 무엇보다도 그걸 개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런 1인 기업, 프리랜서 형태의 일, 업무가 '사람들의 업무, 일'의 전반적인 형태로 거듭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일하는 형태가 '협동'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여기서 협동은 무조건 적인 도움이 아닌 하나의 공동의 목표인 '생존'에 기반하고 있고, 때문에 각자 그리고 서로의 생존을 위한 경쟁을 하면서도 '협동'이라는 밑바탕 덕분에 자연스럽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외부에서 생산, 마케팅, 영업,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면 기업은 자연스럽게 직원들을 기업에서 내보내면서 재택근무(코워킹스페이스 입주 등)를 하게되고 나중에는 1인 기업, 프리랜서들과 해당 업무들을 하면서 서서히 규모와 비용을 줄이게 될 것이다. 즉, 기업의 역할은 대규모의 비용이 들어가는 일에 국한되게 되어 '무역&유통, 기간 사업 등'의 역할을 제외하고 현재의 모든 기업활동은 개인이 하게 되는 시대가 오면서 개인들(초기엔 알고리즘 노동자, 후엔 프리랜서, 1인기업)은 코워킹 스페이스, 카페, 집, 휴양지에서 일을 하면서도 삶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