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도화선 - 강철의 음모

by Rooney Kim


‘버텨보자.. 타 죽을 때 죽더라도 방술로 익힌 기운 환기법으로 버텨보자.. 으윽, 으아앗, 뜨.. 뜨거워..!’


‘크아아아아아아압-‘


강철은 화기는 점점 더 거세졌고 소백의 몸 안의 수분이 끓기라도 하는 듯 머리와 몸에서 땀이 폭발하듯 쏟아졌고, 급기야 겉옷들은 까맣게 그을리기 시작했다.


‘후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압.’


그런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소백의 몸을 덮쳐 새카맣게 태울 기세로 날아오던 강철의 화기와 불기운이 갑자기, 그의 발아래 무언가에게 흡수되기라도 하듯 눈 깜짝할 사이에 아래로 빨려 들어가 버리는 게 아닌가.


‘으으윽.. 뭐, 뭐지..?’


온몸을 당장이라도 익혀 태울 것 같던 화기가 순식간에 걷히자 깜짝 놀라며 당황한 건 소백뿐만이 아니었다. 강철이 역시, 당연히 이미 화기에 익어 불에 타 죽었어야 하는 소백이 멀쩡하자 놀란 눈을 하며 살짝 뒷걸음질을 쳤다.


“뭐냐, 너, 내 불길에도 끄덕 없어?”


하지만 제일 당황스러운 건 소백이었다.


‘어라, 내가? 내 방술이, 내 기운이 내 몸을 강철의 화기로부터 날 보호해 준 건가? 내가 드디어 그 어느 높은 경지에.. 경지에 다다른 건가..?’


“아구랴, 아구랴, 귤바 귤바.”


‘응?? 무슨 소리야..?’


“아구랴 귤바”


이는 알고 보니, 소백은 물론 강철이도 모르는 사이에 해치가 산 중의 뜨거운 화기 냄새를 맡고 달려와, 때마침 강철이가 내뿜은 엄청나게 뜨거운 화기를 모조리 흡입하며 먹어치운 것이었다. 전에도 말했듯이, 해치는 불과 열 기운을 먹고사는 가장 강력한 요괴 중의 요괴다.


“소백 오라버니..!”


곧이어, 차선이 달려왔고 그 뒤로 불가살이가 강아지 마냥 깡총대며 뛰어왔다.


“차선.. 차선아!! 괜찮냐..? 어디 갔었어??”


“오라버니는, 오빠가 사라져서 내 얼마나 찾았는데..! 그런데 뭐야, 왜 이렇게 묶여있어.”


소백은 차선의 무사한 얼굴을 보자 두려움과 걱정 가득 찬 마음이 눈 녹듯 녹는 걸 느꼈다. 그리고 곧장 그 마음은 강철이에 대한 분노로 변모하며 감히, 강철이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기에 이르렀다.


“차선아, 이것 좀 풀어줘 봐. 내 저것을..”


“꾸르르르르. 꾸아아. 갸르르르르.”


차선이 소백을 풀어주는 동안, 이제 불가살이가 강철이의 존재를 확인하곤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육 척이나 되는 몸집에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불가살이도 강철이 앞에서는 작은 송아지처럼 보였다.


“꾸르르르르, 꾸아아아앙.”


“아니, 이것들이 감히 내가 누군지 몰라? 내 일을 방해하는 자는 요괴들이라도 용서치 않아. 네 녀석들이 인간의 손길을 탔나 본데, 이 참에 너희들까지 먹어서 내 기운이나 차려야겠다.”


말을 마친 강철이 용의 입같이 생긴 큰 입을 벌리더니 또다시 엄청난 화기를 뿜어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후아아아아아아아압-‘


하지만 이내 해치가 강철의 화기를 모조리 흡수했다.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화기를 먹어치운 해치는 배가 빵빵해져 몹시 기분 좋은 얼굴을 하며 만족해했다.


“아구랴 뷸바 뷸바”


이를 본 소백은 깜짝 놀라 차선을 자기 등 뒤로 숨기며 물었다.


“차선아, 저, 저것들 뭐냐. 너, 쟤들이랑 같이 온 거냐?”


“응, 쟤들이 나 구해줬어. 나 결계에 걸려서 죽을 뻔했었거든.”


차선은 해치와 불가사리가 나타나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결계? 뭐야, 그럼 지금 이것도 모두 결계에 걸려서 이러는 건가?”


“꾸르르, 꾸아아아아!”


강철이 해치의 능력에 당황해 잠시 동태를 살피는 동안 갑자가 불가살이가 쏜살같이 달려갔다.

‘꾸욱- 푸우욱-‘


“크아악!”


불가살이의 기다랗고 강력한 아랫 송곳니가 정확하게 강철의 복부를 찔렀고 예상치 못한 공격에 놀란 강철이 고통의 신음을 뱉으며 몇 걸음이나 물러났다.


‘푸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불가살이의 공격이 끝나자 다시 해치가 뱃속에 잔뜩 채우고 있던 강철의 화기를 도로 내뿜었다.


‘푸아아아악-'


‘어엇, 크아아아악-’


강철은 해치가 도로 뱉은 불길에 오히려 자신의 몸이 그을리자 깜짝 놀라 몇 걸음 더 뒤로 물러났다. 해치와 불가살이의 재빠른 협공에 놀라 크게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허허허, 내 이것들이, 안 되겠군. 악령과 요괴들을 더 모아야 하긴 하는데, 그래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같이 죽여주마.”


강철은 방금 전과는 다른 눈빛으로 소백, 차선 그리고 해치와 불가살이가 있는 곳을 노려보았다. 당연히, 소백과 차선도 방어태세를 취하며 그의 공격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휙-‘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강철은 갑자기 뒤로 돌아서더니 산 아래를 향해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메아리를 통해 돌아오는 소리가 더 우렁차 어지러움을 느낀 차선은 그만 자리에 주저앉았고 겨우 버티던 소백도 차선을 부축하 다 말고 자리에 앉아버렸다. 해치와 불가살이 역시 강철의 엄청난 소리에 놀란 듯 뒤로 주춤했지만, 이내 곧 달려 나갈 자세를 취했다.


“강철이, 네 이노옴!”


‘슈우우우웅- 콰앙!’


강철이 대벽산과 계록산은 물론, 대벽마을까지 불덩이로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마를 소환하려 한 순간이었다.


“예 어디라고 이리 들어와서 소란이냐. 인간들도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늘에서 찢어질 듯 한 큰 소리의 호통이 쏟아지듯 내려왔다. 엄청난 고함소리에 모두 어리둥절해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곧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호통 소리를 들은 강철은 갑자기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이었다.


“강철아, 그만 가거라. 여기는 가뜩이나 큰일이 벌어질 텐데 백성들에게 이중고를 안길 순 없다.”


하늘에서 들려온 소리에 강철은 거짓말처럼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소백과 일행을 돌아보았다.


“아주 운이 좋구나, 할멈과는 어떤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할멈의 시대도 곧 끝이야. 두고 보겠다.”


알 수 없는 한마디를 남긴 강철은 그 말과 동시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너무 갑작스럽게 사라져서 현실감이 떨어진 소백과 차선은 멍하니 그 자리와 주변을 계속해서 두리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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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s/photos/snow-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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