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777이 낳은 단 하나의 스타, 마미손(소년점프)
계획대로 되고 있어,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대한민국 힙합씬에 대단한 기획자가 등장했다.
괴랄한 컨셉과 우스꽝스러운 폼으로 등장, 누가보더라도 광탈을 1차 목표로 쇼미에 나왔고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그(매드 클라운)인줄 알지만 본인만 아무도 자기가 매드 클라운인지 모를것이라는 컨셉(중간에 안경까지 써놓고)으로 마미손 소년점프의 전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럼 대중과 나는 도대체 그의 어떤 점에 끌려서 이렇게 열광하고 시간을 내 글을 쓸 정도로 매력이 있는지 그의 설계도면을 따라가며 마미손 전략의 마지막 꽃인 음원차트 1위까지, 그의 발자취를 함께 걸어보자.
마미손(매드클..)은 쇼미더머니 777 방송전부터 도넛맨에게 뜬금없이 사과 메시지를 보내며 향후 펼쳐질 설계의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물론 마미손 기획의 큰틀을 잡는 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적어도 방송 4주전, 즉 길게는 1~2개월 전부터 기획되었다고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도넛맨은 도리둥절한채 댓글을 남기는데.. 그런데 마미손의 뮤비가 나온이후 도넛맨의 인스타를 보면 마미손과 내통한듯한 모습의 그를 볼 수 있다. 이 또한 장대한 기획의 서막에 포함됐으리라.
어쩌면 기획 초기부터 마미손과 내통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대중의 입장에서 마미손이 매드클.. 이라는 걸 알게된 이후에도 마미손을 모른척하는 그를 보면 인스타 속 그의 댓글이 지극히 계산된 '자본주의 댓글'임을 알 수 있다.
쇼미더머니 777에 출연하고 예선을 치르는 동안 이미 쇼미더머니의 프로듀서들과 눈썰미 좋은 시청자들은 모두 마미손이 매드클라운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미손은 끝까지 이를 부정했고 매드클라운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기는 마미손이 아니라고 발뺌했다.(그런데 자기가 마미손이라는 걸 알리는 떡밥은 또 인스타에 올림) 게다가 자신의 공식적인 마지막 무대였던 2차예선에서 떨어지는 순간까지도 그는 자신의 설계에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모든 사람들은 마미손이 '가사를 절어 탈락했구나', '더 보고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할 뿐 이후에 벌어질일에 대해서는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탈락 직후, 마미손은 마치 준비라도한듯 다음날 그의 첫 공식 뮤비를 대중에 공개한다. 그리고 그 뮤비는 쇼미더머니의 결승 전까지 무려 2천 7백만이 넘는 뷰를 기록했고 이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잠시 그의 뮤직비디오를 살펴보자.
사실, 소년점프의 가사를 보면 매드클라.. 아니 마미손의 큰그림이 낱낱히 드러난다.
1)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 실제로 마미손은 이번 쇼미더머니 777의 최대 수혜자다(아니 본인이 그렇게 만들었다)
2) 주인공 초반에 고통 받고 -> 마미손은 초반 예선에서 가사를 절며 탈락하게 되는데 이는 심사위원들을 악당으로 만드는 계기도 된다. (권선징악 플롯 완성)
3) 사실 다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라고 -> 탈락의 실패와 마미손이라는 신인의 개발은 모두 대중의 기대에 반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역발상으로 대중의 감탄, 탄성, 환호를 만들어내는 추진력을 얻기위한 그의 놀라운 설계에 기반한다.
4) 청춘만화, 풋내기 슛부터 시작, 슬램덩크 -> 미약한 시작의 마미손이지만 곧 그가 승리할 것임을 기대.
5) 쉬운 성공은 화장빨, (폴라포) 급하게 삼킴뒷골 아퍼 -> "인생은 실전이다. 쉽게쉽게 가지마라. 훅간다." 를 암시.
하지만 뮤비 이후 마미손은 행방은 묘연해졌다. 고무장갑 제조사인 마미손으로부터 마미손 장갑을 600여개 후원받았다는 기사가 가십거리처럼 잠깐 흘러나오기도 했었는데 정작 본인은 고무장갑을 쓸 곳이 없어 처분이 어렵다며 넋두리를 했다는 후문이 돌 뿐이었다.
이 대단한 기획자는 본인의 가사처럼 이미 자신이 짜놓은 계획 속에서 천천히 그 때를 기다릴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미손의 음원을 기다렸지만 그는 서두르지않았다. 소년점프의 시간은 거기서 멈춘게 아니라 자신이 기획한 그 때가 올 때까지, 그 때의 마지막 한방을 폭발시키기 위해 추진력을 응집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점점 사람들의 뇌리에서, 그리고 이런 그를 즐기며 좋아했던 나의 뇌리에서 ‘마미손’의 존재가 사라져 갈 때쯤, 사람들은 이미 나플라가 우승할지 또는 루피가 우승할지 아님 키드밀리가 치고 올라갈지에 대해 한참 기대감을 키우고 있을때, 그는 또 그렇게 등장했다.
쇼미더머니 우승자가 결정된 쇼미더머니 777의 파이널 무대에서 축하공연을 한 마미손은 방송 직후 약 2개월동안 묵혀두었던 '소년점프'의 음원을 공개했고 이는 쇼미더머니의 TOP 3인의 음원들을 가볍게 따돌리고 곧 각종 차트의 상위권으로 진입하며 마미손의 빅픽처의 마지막을 장식했다.(어쩌면 이제 시작일지도)
대중은 이렇게 마미손의 컨셉과 설계에 감탄하고 넘어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난 이를 좀 더 깊이있게 보고싶었다. 왜냐하면 마미손의 위대한 점은 여기서 끝나지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날고 기는 래퍼들이 저마다 쇼미에 나와 최소한의 대중인지도를 만들어 방송, 행사, 음원 등 자신의 수입을 높이려는 수단으로 1차원적인 접근을 한다. 따라서 쇼미의 인지도로 1년 간 행사를 하고 음원을 내며 그 단물이 사라질 때까지 벌고 그 사이에 진정한 래퍼로서의 음원 성적을 얻으면 롱런하는거고 아니면 또 쇼미를 나오거나 다른 방법을 택해야했다. 하지만 이미 쇼미 출전 경험, 쇼미 프로듀서 경험이 있는데다 대중적인 인기 또한 가지고 있던 매드클라운(겸업 마미손)은 이를 역이용하여 장대하면서도 디테일한 기획을 통해 세상에 없던 캐릭터와 방식을 만들어냈고 2차예선에서 떨어지는 굴욕도 마다하며(이 역시 계획의 일부) 굴욕후 그 굴욕쇼를 즐기며 웃던 이들이 기다리던 음원마저도 공개하지않고 뮤비만 공개하며, 수 많은 팬들을 확보한 뒤(그리고 한달 반이 넘게 애간장을 태우다) 쇼미더머니 잔치의 마지막 피날레 날, 최종 결승의 세 주인공들을 자신의 들러리로 만들어버리고는 다음날 대망의 마미손 소년점프 음원을 공개해버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현재, 마미손의 소년점프는 벅스뮤직에서 트와이스의 Yes or Yes를 누르고 1위를 달성하게되고(물론 1일 천하로 끝나는 분위기지만) 각종 음악차트의 상위권 혹은 상위권으로 진입중이다. 하지만 보통 음원의 순위권이 아이돌의 강력한 팬덤(BTS, 워너원, 블랙핑크 등), 다양한 층에서 즐기는 폭넓은 지지층(아이유, 자이언티 등), 계절 또는 이벤트 등을 타고 올라오는 시기성 음원(캐롤, 벚꽃엔딩 등) 등 음원차트의 상위권에는 나름의 공식이 있는데 이처럼 컨셉을 통해 순간적인 빅재미로 등장하는 음원은 대개 상위권에서의 생명력은 길지가 않기에 설사 이러한 분위기가 오래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어쨌거나 전문가들의 입장 그리고 이런 기획과 컨셉을 즐기는 이들, 캐릭터를 연구하는 이들 그리고 대중 광고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마미손’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뜬금없는 캐릭터이면서도 내면에 기획된 수 많은 설계들과 이를 과감하게 진행하는 매드클라운의 용단, 부끄러움과 치욕도 설계의 일부였을 뿐 쇼미더머니 파이널의 주인공들은 뭍어버리며 여전히 트와이스와 차트 1위를 놓고 경쟁하는(벅스) 음원차트 파괴력 등 배울점과 즐길점이 너무나도 많은, 앞으로도 길이길이 회자될 역대급 퍼포먼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나저나 매드클라운, 마미손이랑은 언제쯤 합칠거니? 그리고 음원은 또 나오니?)
이미지 출처
마미손, 소년점프 공식 뮤직비디오
엠넷 쇼미더머니 777 파이널 영상
https://tv.naver.com/v/4486348
개인블로그
https://eunpark12.blog.me/221359311595
https://cafe.naver.com/mom3050/32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