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며
산은 푸르러지고
꽃은 흐드러지는데
땅은 붉게 물들고
가슴엔 붉은 낙인이 찍혔다
두 팔이 묶여 끌려가도
민들레는 발밑에서 꿈틀대고
두 눈이 가려 죽음을 코앞에 두어도
목련의 향기는 코끝을 스치운다
죽음을 목전에 둔 지금도
죽음의 이유를 모르지만
내가 떠나도 대지에 봄날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또 피어난 수많은 꽃들이
저 소리 없는 붉은 피를
모두 덮어줄 것이다
삶은 환상이고 진실은 우주 너머에. 생을 관통하고 영혼을 울리는 글이 어둠 속에 빛이 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