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

4.3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며

by Rooney Kim

산은 푸르러지고

꽃은 흐드러지는데


땅은 붉게 물들고

가슴엔 붉은 낙인이 찍혔다


두 팔이 묶여 끌려가도

민들레는 발밑에서 꿈틀대고


두 눈이 가려 죽음을 코앞에 두어도

목련의 향기는 코끝을 스치운다


죽음을 목전에 둔 지금도

죽음의 이유를 모르지만


내가 떠나도 대지에 봄날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또 피어난 수많은 꽃들이

저 소리 없는 붉은 피를

모두 덮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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