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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oney Kim Apr 01. 2019

#아이유 연대기 2: 나는 나

아이유, 저릿한 보라빛으로 스스로를 물들이다

얌전한 여성 음악인? 아니, 전략적인 공격수


논란은 어떤 현상을 받아들이는 관객의 평가를 반영한다. 논란이 발생한 당시 관객의 지식 수준, 정보량, 사회적인 분위기, 주요 관심사, 성향 등이 어떤 논란을 야기시키는데 크게 작용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논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수준’은 항상 최저점이나 최고점이 아닌 평균점에서 결정된다. 그래야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빨리 퍼져나가고 해당 논란에 대한 의식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논란은 없다

2015년 아이유의 CHAT-SHIRE 앨범이 나왔을 때 팬들의 호평과 동시에 다양한 비평도 이어졌는데 이 중 하나가 기획사가 앨범의 컨셉으로 '소아성애논란'을 기획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대박을 바라는 기획사라고 할지라도 연예기획사에서 ‘자, 이번엔 소아성애 논란을 만들어서 이슈 몰이를 해보자’라고 음반 기 했을 리는 없다. 노이즈 마케팅이 연예계의 주요 마케팅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자칫 역풍을 맞아 겨우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아이유의 이미지를 노이즈로 물들일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정도는 예상해 볼 수 있겠다. ‘아이유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와 이제 알 건 다 아는 성숙한 아이유의 이미지’를 녹여내 기존 이미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컨셉을 차용해보자’라고 말이다. 딱 그 정도면 이해할 만 하다.


아이유는 처음으로 본인이 프로듀싱한 앨범 ‘CHAT-SHIRE’를 통해 다방면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중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 동안의 이미지였던 ‘아무것도 모르는, 약하고 순진한, 다가가 도와주고 싶은 여자아이’라는 컨셉의 객체화된 성애화를 부수고, 스스로 삶과 사랑을 정의하고 자신의 구체적인 욕망과 열망을 거리낌 없는 가사와 함께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카메라 렌즈(대중의 시선)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닌, 주체화된 ‘신여성’의 면모를, 자칫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와 컨셉으로 과감하게 드러낸 것이다. 덕분에(예상했듯이) 많은 논란과 비판이 일었지만 결국 아이유의 ‘돌직구’는 후에 ‘아이유’ 대 ‘대중의 은밀한 기대’가 맞붙은 경기의 승부를 가른 최고의 호투로 기록되며 자신의 커리어에 ‘승부사’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얹게 되었다.


여리고 순수한 여자아이에서 스스로 삶을 쟁취하는 승부사가 된 아이유, 1부에 이어  그녀의 나머지 앨범들의 발자취를 마저 뒤따라 가보자.


아이유 앨범 정주행 2부


2015년 8월 22일 무한도전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 '레옹'

앞으로 그녀가 만들어갈 음악적 방향성, 창법, 가사 등 모든 것들이 담겨있는 실험작. TV에서 이 노래를 듣는 순간 무한도전 가요제 용으로만 쓰고 그만 두기엔 너무 아까운 곡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EDM 음악으로만 여기기엔 아까울 정도로 확연히 달라진 아이유만의 음악을 보여줬는데 그녀의 달라진 창법과 가사를 통해 함께 살펴보겠다. 먼저, 어딘가 독특해진 포인트 창법부터 알아보자. 아이유는  레옹에부터 특유의 포인트 창법인 앞음절의 끝부분을(비음) 된소리로 찍어 눌러 부르는 방식으로 한 음절로 된 독특한 음을 만들어내기 시작다. 레옹의 가사 중 아이유 소절인 ’I’m 마, 마틸다’에서 ‘I’m 마’ 부분이 그렇게 불렸고, ‘스물 셋’에서 ‘뭐게요 맞혀봐요’와 ‘I’m twenty three’ 사이의 효과음 처럼 쓰인 ‘응’, 그리고 ‘삐삐’에서 ‘(Anything)’ 다음 다섯번 반복되는 ’응응응 응응’ 이 비슷한 효과를 주기위해 그렇게 불렸다. 그러다보니 다음 노래에서는 또 어떤 포인트 효과음이 나올지 기대된다.


다음은 그녀만의 화법으로 풀어낸 중의적인 가사다. 아이유 x 박명수의 ‘레옹’은 재미있고 파격적인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 ‘레옹’ 속 레옹은 마틸다를 지켜주는 능동적인 인물이고 마틸다는 보호를 받는 수동적인 역할인데, 아이유의 가사는 이런 고정관념을 한 방에 날려 버린다. 가사 속 마틸다(아이유)는 시종일관 레옹(명수)를 재촉하고 쏘아붙인다. ‘왜 당신은 조금도 춤을 추지 않나요’, ‘나 그대가 궁금해’, ‘상냥하게 좀 해 줄래요, ma 레옹’,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아’ 등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를 역전시켜 레옹에게 적극적인 마틸다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는 수동적인 소녀인 아이유를 바라는 대중을 향한 아이유의 ‘선전포고’이자 앞으로 등장할 거센 폭풍같은’CHAT-SHIRE’ 앨범을 위한 폭풍전야의 초석으로 봐도 무방하다. 레옹에서 마틸다(아이유)가 그러지 않나. ’내 Choice는 틀리지 않아’. 참고로 ‘Choice’라는 단어는 단어 본래의 쓰임새를 떠나 유흥문화에서 ‘남성들’이 주로 쓰는 용어로, 아이유는 의도했든 아니든 이 단어를 쓰면서 누군가에서 '선택 당하지 않고 선택하는 마틸다(아이유)’를 전면에 배치하며 훌륭한 전쟁의 서막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0월 23일 'CHAT-SHIRE' (아이유의 첫 프로듀싱 앨범)

’금요일에 만나요’ 이후 대중은 아이유가 자연스럽게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음악인 성향의 ‘얌전한’ 여자 가수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노래에서 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사라졌고 덩달아 방송활동도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타이틀 곡인 ‘스물셋’ 그리고 ‘제제’를 먼저 들은 사람이라면 전혀 예상치 못한 폭로성 짙은 도발적인 가사와 ‘아이유가 맞아?’라고 생각될 정도로 달라진 음악 스타일에 슬퍼 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조금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아이유는 그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 못할 때 ‘대중이 그녀로부터 기대하는, 얌전히 분위기 잡 기타치는 조숙한 여성가수’가 아닌, 그녀가 원하는, 그녀에게 필요한, 롱런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기위한 초석으로 제대로 ‘뒤통수’를 치는 줏대있는 여자가수의 길을 가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그 동안 만들어진 ‘성애화된 수동적인 여성성’을 깨부수고 ‘주관을 가진 주체화된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모습을 보여줘야했는데, 아마도 ‘스물셋’과 ‘제제’는 그런 관점에서 탄생하지 않았나싶다.


앨범 내 수록곡의 순서를 통해 그녀의 치밀한 계획을 조금 엿보자. CHAT-SHIRE의 첫 노래는 ‘새 신발’이다. '새' 신발 말이다. ‘Modern Times’ 앨범 당시 아이유는 타이틀 곡인 ’분홍신’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자신이 주체이든, 객체이든 아이유는 변화를 원했다. 당시, 분홍신은 자신을 ‘어딘가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수단이자 주체로 아이유가 기댈 수 있는 무언가였지만, 이제 아이유는 새 신발로 갈아신으려 한다. 아니, 이미 갈아신었다. ‘새 신발’의 가사 중 ‘아직 춤춰요 Mr. 분홍신’이라는 가사를 해석해보면, 그녀에게 행복의 나라를 선사해 준 분홍신은 여전히 춤추며 자신의 몫을 다하려 하지만, 이제 아이유는 자신을 이끌어주던 남성인 ‘Mr.’ 분홍신 대신 스스로 주체가 되어 ‘발에 꼭 맞는 새 신’을 신고 ‘너에게 갈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보여주며 더 이상 자신을 이끌어줄 분홍신은 필요치 않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 이는 이제 자신의 목표도 뚜렷해졌으니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뜻이며, '높은 계단', '좁은 골목' 어디든 이제 내가 뚜벅뚜벅 알아서 너(곡 중 남성 및 대중을 상징)에게 갈 테니 잘 지켜보라는 말이다.


‘새 신발’ 이후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이번 앨범의 다음 곡에서는 앞으로 보여줄 ‘자기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풀어 낼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제제’에서 제재가 걸렸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제제’는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가사로 기존 ‘아이유 감성’이라는 타성에 젖어있던 팬들과 대중의 ‘뒤통수’를 치는데 성공한다. 사실, 이 노래에서 아이유는 밍기뉴(나무)이기도 하고 제제이기도 하며 이를 바라보는 제 3자 이기도 하다. ‘나쁜 상상’, ‘교활’, ‘더럽’, ‘꽃을 꺾어’, ‘입을 맞춰’ 등 자극적이고 적극적인 가사 때문에 소설 속, 개구쟁이지만 순수한 아이인 ‘제제’를 성애화했다는 논란은 ‘소아성애논란'으로 까지 번졌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는 지나친 억측일 뿐, 제제 가사에 대한 해석은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람 달렸다. 어쩌면 이 노래는 겉과 속이 다른 모든 현대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굳이 성적인 차원에서의 해석이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는 ‘내면의 가면’은 누구나 가졌으리라. 그와 동시에 ‘밍기뉴’인 아이유가 ‘대중’인 제제를 향해 ‘상품화된 아이유’를 소비하는 건 좋지만, ‘이제 당신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해요’라고 외치는듯 보인다.


난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세번 째 곡인 ‘스물 셋’에서 본론이 시작되었다. ‘스물 셋’은 CHAT-SHIRE 앨범 세계관에서 스물 세 걸음이면 세계관 내 모두를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세상을 의미하기도하고, 앨범 발매 당시 아이유의 나이였던 스물 셋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제’가 소설에 빗대어 가사를 썼다면 ‘스물 셋’은 좀 더 공격적인 현실 세계를 빗대거나 상징하는 가사로 가득찼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계산된 작사로 보이지만 해석은 열려있다. 굳이 아이유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로, 가사 속에 아이유를 집어넣어도 해석이 되고, 스물 셋의 보통 사람을 대입해도 말이 되기 때문에 아이유는 가사로 인한 논란의 여지를 만들었음에도 또 그 덕에 논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오히려 이를 굳이 논란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아이유를 ‘잠옷 사진 스캔들’과 ‘여우같은 아이유’라는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며, 새 앨범으로 과거의 과오를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는 아이를 걸고 넘어지는 구식의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논란을 종결 짓는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아이유의 놀라운 작사 실력과 설득력있는 문제해결능력 보았다.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겠지만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이라는 가사를 보면 마치 아이유가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노래, 내가 그 동안 괴롭게 고민했던 내 마음인데, 사실, 당신들도 그렇게 살잖아요?’

즉, (내 생각엔) '스물 셋'은 아이유 자신의 이야기도 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으니까'. 이렇듯 대중과 끝없는 밀당을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넋두리를 늘어놓는 것도 예전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명확하게하는 아이유. 하지만, 이 또한 그녀의 한 모습이다.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노래에 깜짝 놀란 팬이라면 다음 노래들에서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푸르던, 무릎 등 Modern Times 이전 아이유 특유의 순수하고 여린 감성을 원하는 팬들에게 아이유는 여기, 여전히 당신의 마른 감성을 적셔주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달래준다.



2017년 3월 24일 '밤편지'

발매일인 2017년 3월 24일 이후 한 번도 Top 100차트를 벗어난 적이 없는 아이유의 기록 제조곡! 현존하는 아이유 감성의 최고봉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곡은 누구나 한 번 이상은 경험해봤을 말랑말랑한 깊은 밤의 감성을 일깨워주며 지나간, 혹은 현재진행형인 사랑의 감정을 증폭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새벽에 쓴 편지는 부치지 않는 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밤편지는 모래 위 글씨처럼 파도가 앗아가고, 동틀 녁 반딧불처럼 그 빛이 바래겠지만,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은 진심이었음을, 그대를 그리며 보낸 수 많은 짙은 밤들은 내 나름의 의미를 지녔음을, 그대도 언제가는 느끼길 바라는 내 마음의 떨림을, 시간이 흘러도 나이 들지 않는 감성으로 조용하지만 무엇보다 큰 울림을 품은 채 그 고요하고 저릿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2017년 4월 7일 '사랑이 잘'

장기하와의 결별을 의식해서 일까? 감정의 한계효용을 맞이한 오래된 연인이 이별을 앞두고 서로에게 쏟아내는 식은 감정은 마치 차갑게 식은 수프처럼 걸쭉하지만 차갑고, 탄산이 날아간 청량음료 마냥 시원하지만 짜릿함이 없다. 누구나 경험해봤을 것이다. 식어버린 마음은 다시 뜨거워지기 힘들고, 차갑게 식은 마음을 맛 본 상대 역시 언젠가는 식어버리고마는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2017년 4월 21일 'Palette'

엔딩을 맞이한 한 파티에서 우연히 찍힌 듯한 컨셉의 폴라로이드 사진 속 아이유. 미세하게 찡그린 미간은 짜증도, 화도 아닌 그냥 받아들여야하는, 인생 속, 유쾌하지만은 않은 변화들에 대한 당시 그녀의 반응을 포착한 듯 미묘하다. 비록 그 일들이 자신으로 인한 것이든 아니든 스스로 감당해야하는 것이기에 어쩌면 슬퍼보이기도 한 사진 속의 그녀는 추억  남은 기억 한 장이 되어 가끔, 그 시절과 함께 문득문득 찾아올 것 만 같다.


‘이 지금’으로 시작한 팔레트. 가사 중 ‘Now now now’와 ‘Life is cool cool cool’을 부르는 파트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빠른 박자의 스네어 사운드와 함께 이어지는 경쾌한 비트의 드럼 연주가 뮤지컬 풍의 아이유 보컬과 함께 답답하던 가슴을 통쾌하게 뚫어준다.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비음이 섞인듯한 아이유의 묘한 보컬톤이 우울한 마음마저 날려버리고 환하게 다시 밝혀주는 속시원한 기분 마저 든다. 타이틀 곡인 ’팔레트’는 고민, 방황, 상처를 스스로 이겨내고 성장한 아이유의 조금은 공허한 그래서 휴식이 필요한 그녀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쉬운게 좋다’는 그녀의 진심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게 된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도 어느 순간이 오면 ‘쉽게 쉽게’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열정’보다 ‘진정’이 더 중요함을 깨닫고 마침내 끝나지않을 것 같던 달리기를 스스로 멈춘다. ‘팔레트’는 딱 그런 지점에 서 있는 아이유를 보는 듯하다. 현재 아이유를 상징하는 ‘진한 보라색’, ‘단발', '촌스러운 것’, 그리고 ‘잠들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자신을 좋아하든, 미워하든 ‘이제 조금 알 것 같은’ 아이유의 속내가 종이 위 물감처럼 가슴 위로 퍼져나간다. ‘잼잼’을 통해서는 더 이상 대중의 반응에 발끈하고 대응하는 치기어린 아이유는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조금은 능청스럽게 또 조금은 엉뚱하게 ‘할테만 하라지, 난 내 방식 대로 할게요’라며 통통튀는 당찬 아이유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Black Out’은 술에 취해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보이는 20대 여성의 심정을 통해 억압된 심리를 벗어던지고 자유를 갈망하는 아이유의 넋두리를 읽을 수 있다. ‘사랑이 많은 건 죄가 아니다’, ‘나의 키스를 받아달라’ 등등 과거 스캔들과 이별 후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를 두둔하는 듯한 가사를 통해 ‘그래도 또 사랑을 하고 말꺼라’는 그녀의 심리를 드러낸다.


‘마침표’는 아이유의 1집 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아이유 특유의 음울한 ‘아이유 감성’의 명맥을 이어가는 숨은 명곡이다. 아이유가 그 동안 겪은 사랑, 논란, 비난 또 사랑 그리고 이별을 통한 사생활 속에서의 복잡한 감정과 자신을 향한 타인의 기대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과거, 순수하고 밝기만했던 어린 아이유와 늦었지만 공식적인 작별을 고하는 듯하다. 이런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정선은 ‘그렇게 사랑은’과 더블 타이틀인 ‘이름에게’으로 이어지며 앨범의 대미를 작성한다. 아이유가 그리고 우리가 부르짖는 그 무엇이, 어떤 이름이 언젠가는 ‘이 새벽이 끝나는 곳’에서 발견되길 바라본다.



2017년 9월 22일 '꽃갈피 둘'

2014년, 기성세대와 젊은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리메이크 앨범인 '꽃갈피'의 후속 앨범인 ‘꽃갈피 둘’. 선 공개곡인 ‘가을 아침’은 아이유의 음색과 가사만으로 밝은 아침 햇살이 마당가득 내리쬐는 어느 가을, 한 화목한 집안의 평화로운 아침 풍경이, 마치 늘 꿈꾸던 우리 집의 모습인 양 눈 앞에 그려지는 가슴 따듯한 노래로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노래 외에 아쉬운 점 첫 리메이크 앨범인 ‘꽃갈피’ 만큼 가슴을 후벼파는 감성을 가진 곡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는 것과 개인적으 선곡을 좀 달리하고 원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곡에 무게를 뒀으면 어땠을까하는 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곡에 대한 판단에는 개인차가 존재하고 아이유의 팬이라도 취향이 다른 부분이 있기에 나의 감상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꽃갈피 둘’은 아이유의 팬이든 원곡의 팬이든 그녀의 목소리로 리메이크된 노래들을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10일 '삐삐'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은 아이유. 더 이상 그녀의 목소리에서 우울이나 슬픔은 보이지 않는다. ‘삐삐’를 통해 우리는 '과하지 않은 자신감’, ‘현실에 대한 만족감’ 그리고 더 이상 타인의 시선이나 공허한 불평에 ‘흔들리지 않는 아이유’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근거없는 비방이나 지나친 억측에 의한 과한 간섭은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이에 강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 ‘이 선 넘으면 정색이야 Beep’ 이렇게 아이유는 거리를 유지하고 매너를 지킬 것을 요청한다. 그런데 이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의 삶에 과하게 간섭하는 직장 동료나 친구, 나를 나로 보지 않고 그들이 만든 프레임에 끼우려는 어리석은 잣대 등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만큼 ‘삐삐’는 장난끼 넘치게 짓궂으면서도 진지하게 예의 바르지만, 할 말은 꼭 하고야마는 아이유의 진면모를 드러낸 가사가 일품이다.



2부 에필로그


아이유의 모든 앨범을 몇 번이나 듣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녀 안에는 수 많은 그녀가 있어서 이런 날, 저런 날 나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구나.


그럼 그녀는 누가 달래줄까?


음악 이외에도 드라마를 통해 절절한 감성어린 연기(특히, 나의 아저씨)를 펼치며 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정말 특별한 아이’로 박힌 아이유. 때론 상큼하게, 때론 순수하게, 때론 도발적이면서, 또, 때론 짙은 감성으로 음울의 끝자락까지 우리를 인도하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그녀. 아이유 연대기의 마지막인 3부에서는 우리에게 위로와 에너지를 주는 아이유의 다양한 면모에 대해서 깊이있게 다뤄보겠다.


이미지 출처


메인 이미지: https://images.app.goo.gl/upoF7YrzTkhTGZQJ7

더 이상 논란은 없다: http://studio.donga.com/3/all/20151023/1422339/1

난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https://n-3000.tistory.com/3

모든 앨범 재킷 이미지 (벅스뮤직 아이유 앨범): https://music.bugs.co.kr/search/album?q=아이유&sort=A&page=2&size=&query=아이유&target=ARTIST_ALBUM&flac_only=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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