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남자는 사냥꾼 아니면 수집가

by 뿌리와 날개

하교 후에 집에 오는 길에 가방을 대신 들어줬는데 너무너무 무거웠다.


집에 돌아와 가방을 열어보니 맨 밑바닥에 이런 짱돌들이 깔려있었다.


방학기간이라 한동안 잊고 있었다. 이 녀석이 온갖 돌들을 주워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는 것을….


난 별로 친절한 엄마가 아니라 “어머, 이런 것도 주워왔구나! 멋지다!” 같은 말 따위 대신, 앞으로 돌 때문에 무거운 가방은 직접 들고 오라고 했다.






독일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남자는 Jäger(사냥꾼) 아니면 Sammler(수집가)라고….


나뭇가지와 짱돌은 그나마 낫지, 한동안은 쓰레기도 모았다.


이런 걸 왜 주워오냐고 물었더니, 본인은 다 보물이라고 한다.


처음 신생아 머리만 한 짱돌을 가방에 넣어왔던 날, 너무 놀라서 왜 이런 걸 가져왔냐고 물었더니, 자기 반 여자 친구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나는 숨이 넘어가도록 웃었다.


여자 친구를 지키려면 태권도나 열심히 배울 것이지, 그런 무시무시한 짱돌을 들고 뭘 어쩌려고….


아무튼 빈이는 명백하게 수집가 타입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0 우리 집에 따라온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