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우리 집에 따라온 꽃

by 뿌리와 날개

꽃집을 지나치다가 아이가 휘청하고 넘어졌다.


그 바람에 화분에 있던 꽃가지가 꺾였다.


아이는 놀라 얼굴이 굳어지고, 두려움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


아이와 함께 꽃집에 들어가 주인을 불러다 부러진 꽃가지를 보여주며 죄송하다고 했다.


딴청을 부리는 아이에게도 죄송하다고 시켰다.


아이는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꽃집 주인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은 채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꽃집 주인은 상냥했다. 부러진 꽃가지들을 정리하며 괜찮다고 친절하게도 그냥 가라고 했다.


그런데 꽃집 주인이 손에 쥔 꽃가지가 버리기에는 너무 예뻤다.


1유로를 내고 부러진 꽃가지를 사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주인도 흔쾌히 그러라 했다.


그렇게 꽃집을 나와 몇 걸음 걷자 아이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꺼이꺼이 눈물을 쏟았다.


끝내 두려움과 서러움이 복받친 것이다.


누구 하나 큰 소리 내거나 험악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도 처음 겪는 일이라 그랬나 보다.


"괜찮아, 엄마는 기분이 좋은데? 빈이 덕분에 1유로에 이렇게 특이한 꽃도 사보고!"

나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예쁜 연두색 꽃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꽤 큰 화분이라 사려면 50유로는 족히 되었을 법한데 겨우 1유로로 탐스런 꽃가지를 두 개나 얻어와 식탁을 꾸미게 된 것도 적잖이 좋았다.


아이에 깔려 꺾였는데도 어쩜 이렇게 예쁘게도 꺾였는지, 아마도 우리 집에 따라가고 싶어 그랬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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