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혼했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유튜브를 통해 하고 싶은 말 세 가지
첫 번째, 국제커플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맞추고 싶다.
보통의 커플을 생각하면 사계절이 떠오른다. 만나서 사랑하고, 그 사랑이 진하게 물들어가다 결국은 시들어서 낙엽 지고 가지만 남아 앙상한. 그런데 똑같은 사랑을 해도, 국제커플을 떠올리면 사시사철 한여름 휴양지 같은 느낌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늘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창 빛나는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은 열에 아홉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러나 나처럼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되면 그중에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정도 그것도 깊은 고민고민을 하면서 자신을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나의 이러한 행보를 때때로 본인 식으로 해석하고 삐딱하게 보는 이들이 있다. 행복하게 잘 사는 국제커플들을 적으로 놓고 그들과 대척점에 서서 “너네 진짜 행복한 거 아니야, 나중에 다 파탄나.”라고 저주를 한다거나 “너네 그렇게 자랑질해서 사람들 염장 지르거나 가식 떨지 말고 불행한 얘기도 꺼내봐!”라고 위협한다고 말이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있으며 그 첫 번째 단계로 먼저 이런 편향된 정보의 비대칭성을 맞추고자 한다. 그래서 오늘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비교적 적게 공개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두 번째, 브런치북을 통해 보여줬던 나의 어리고 미숙했던 시절, 상처에 아파서 어쩔 줄 몰라했던 과거의 모습을 지나 이제는 아픔과 시련을 딛고 일어서 좀 더 성숙하고 단단해진 내면을 공유하고 싶다.
지금 한창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이혼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아기 키우랴, 멘털 관리하라, 체력 관리하랴, 돈 벌어서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다. 나 역시도 2020년에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야 하던 일이 다 어그러지는 바람에 이렇게 방구석에 앉아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 그전에는 정말 사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그때의 그 싱글맘의 비애에 관한 내용은 룰 브레이커 인 독일에 잘 묘사되어 있다.
https://brunch.co.kr/@rootandwings/157
그래서 짐작건대 그 사람들은 지금 현재를 사느라 정말 바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는 온라인 최초로 나의 국제이혼사를 공개한 사람인만큼 지난 7년 반 동안 그 모든 과정들을 남보다 먼저 겪었고, 소화해 냈다.
그래서 지금은 과거 사건에 대한 큰 감정의 동요 없이 담담하고 관조적인 태도로 편안하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혼 과정을 공개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시간적으로나 내적으로 한 발 앞선 과정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먼저 출발한 사람의 이점이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재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싱글맘들을 통해서 내가 7년 전 블로그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지금 살아서 팔딱팔딱 뛰고 있는 활어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를 통해서는 좀 더 숙성되고 감칠맛 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나의 담백한 태도가 이 세상 어딘가에 살고 있는 다른 싱글맘들에게는, 또 그들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일상을 살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큰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안다. 흥미롭지만 내 책은 남자들도 많이 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이런 이야기들을 영상매체에서도 나누고 싶어졌다.
세 번째, 나라는 사람 특유의 밝고 명랑함으로 지치고 힘든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와 에너지를 나눠 줄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지난 7년 반 동안 밥벌이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는 열등감을 벗어던지면서 내가 가진 진면목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좋아하고 가장 잘하는 일이 성찰과 사유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깊게 침잠하지 않고 밝고 에너지틱하다는 점이다.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에 나온 극 중 강현남(배우 염혜란)이 그런 말도 하지 않나.
맞고 사는 년은
웃지도 않고 사는 줄 알았어요?
난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이게 바로 나다. 나는 매는 안 맞았지만 이혼을 했어도 늘 명랑했다. 그냥 타고난 천성이 그렇다.
나는 남들처럼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영상이나 시류에 맞는 영상, 편집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완성도 높은 영상이나 삶의 물질적 풍요를 불러올 만한 대단한 정보를 가진 영상을 만들 수는 없다.
대신 나만이 가진 성찰능력과 타고난 발랄함으로, 작게는 우리 한부모가정 엄마아빠들의 외롭고 험난할 수 있는 이 앞 날을, 또 크게는 나의 영상을 시청하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때때로 내딛게 되는 힘겨운 한 걸음 한 걸음을 즐겁게 동반하고 싶다.
그게 바로 내가 가진 능력이기 때문이다.
깊지만
끝없이 가라앉지 않는 것!
가볍지만
흩날려 사라지지 않는 것!
뿌리와 날개가 바라는 채널의 성장 방향성
나는 이런 생각들을 바탕으로 나의 구독자들과 내가 함께 만들어 갈 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국인 싱글맘, 싱글대디들과 그 아이들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날개를 펼 수 있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에 도래할 때까지 글 쓰고 말하는 일을 계속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설사 내가,
- 남편 없이 임신을 하게 되어도 떳떳하게 아기를 낳고 안전하게 기를 수 있는 자유
- 엄마 없이 아이를 키워도 주눅 들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자유
- 해외에서 싱글맘이 되었을 때 망설임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자유
- 한 부모 밑에서 자라더라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권리
이런 권리와 자유들을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모두가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내 채널에 대한 사람들의 구독과 좋아요가 결국 “한부모가정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자유”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는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내가 이혼을 하던 2015년만 해도 방송에서 국제이혼에 관한 언급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이혼가정에 대한 이야기조차도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7년 만에 이렇게 많은 싱글맘들이 블로그나 유튜브를 넘어 심지어 공중파에도 쏟아지고 있지 않은가?
이혼가정이 갑자기 많이 생겨났다거나 미디어가 그런 상황을 조장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오랜 시간 움츠리고 숨어 살던 사람들이 자기를 드러내기 시작해서 그런 것이다.
프랑스처럼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혼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같은 대우를 받고, 독일처럼 미혼인 여성이 얼마든지 혼자서도 아기를 낳고 큰 경제적 어려움 없이 기를 날이 한국도 곧 머지않았다.
항상 말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역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도기에, 그 중심에 지금 우리가 서 있다.
우리가 연대해야 하는 이유
그래서 우리는 서로 반목하는 대신 연대해야 한다. 내가 2020년에서 21년도까지 개인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절실히 느꼈던 게 바로 연대였다.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많고, 심지어 한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서로 너무나 외롭고 힘든데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수두룩했다. 혼자 당하고, 혼자 싸우고, 그러다 그냥 혼자 삼켜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점조직처럼 흩어져서, 방공호에 숨어서 각개전투로는 이런 상황을 개선해 나가는 게 어림도 없다. 2015년도에 내가 독일에서 겪은 일을 2018년도에 다시 호주에서, 다시 2023년에 이탈리아에서 또 다른 젊은 엄마와 어린 자식이 겪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혼자서 집을 지으면 맨날 기초 바닥공사부터 다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내가 7년 동안 3층까지 지어온 집 위에 지금부터 우리가 함께 짓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바로 4층부터 지어 나갈 수 있다. 게다가 같이 지으면 더 빠르니 1년에 한 층씩 지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알랴, 2030년이면 벌써 이 집이 완공될지! 이것이 바로 지혜이기 때문이다.
신기한 일은 내가 11월에 유튜브를 시작한 뒤 부지런히 싱글맘 유튜버들, 또 싱글맘과 한부모가정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유튜버들을 찾아다니면서 장기적인 연대를 위한 교류를 하고 있는데, 이 비슷한 시기에 공교롭게도 많은 싱글맘들이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떡상해 자리를 잡은 캐나다의 “나는 아영”이 그 대표적인 예다. 어쩌면 이 모든 일이 드디어 큰 뜻을 도모할 때가 왔다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꼭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다들 취향이 있지 않은가?
먹방 유튜브가 그렇게 많아도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자기만의 팬덤을 구축하듯이 싱글맘도 다 똑같은 게 아니다. 각자 사연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다. 얼굴을 드러내기도, 내레이션만 하기도 하고, 자막만 넣기도 하고 나처럼 일장연설을 하기도 한다.
누구든지 상관없으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 한부모가정 유튜버를 만난다면 적극적으로 구독과 좋아요 또는 슈퍼땡스 같은 후원으로 응원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 인연이라는 게 정말 신기해서 앞으로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축구선수 안정환 씨의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 아내가 나중에 결혼해서 그랬다고 하지 않던가. ”당신이 어려서 그렇게 힘들 때 우리 집에 찾아올 수 있었더라면, 내가 도와줬을 텐데…“
나는 이런 일을 해오면서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이렇게 싱글맘이 될 줄 몰랐고, 나의 부모님 역시도 당신들 딸이 싱글맘으로 외국에서 혼자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르셨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싱글맘의 자녀로 자랐을 수도 있고, 살다 보면 내 자식이, 내 손주가 한부모 가정으로 살게 될 수도 있다. 언젠가 먼 훗 날 내 딸, 내 아들이 마음에 쏙 드는 배우자감을 데려왔는데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고 해서 그 지난 세월이 안타까워 마음이 한없이 아리게 될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선수나 한국을 알릴 세계적인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 배우나 어쩌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꼭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우리의 아이들은 저마다 너무나 소중하다. 그런 아이들이 엄마 손을, 또는 아빠 손을 놓치지 않게 그 아이들의 엄마아빠를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별 거 없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와 실제로 마주쳤을 때 아빠는 왜 없냐는 무례한 말 대신 따뜻한 말 한마디, 애가 아빠 없어서 저 모양이라는 야멸찬 시선 대신 애정 어린 눈빛이면 충분하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유튜버에게 구독과 좋아요 및 영상 시청으로 간접적인 후원을 해준다면 더없이 좋으리라. (2023년에도 여전히 많은 싱글맘들의 가장 큰 고충은 생활고이기 때문이다)
구독자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마지막으로, 긴 시간 동안 여러분들께서 저의 뿌리가 되어주신 덕분에 제가 어느덧 날개를 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여러분의 단단한 뿌리가 되어 드릴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분들께서 저마다의 날개를 펴실 차례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같이 만들어 갈 이 채널과 함께 여러분도 성장하시면서 비 온 뒤에 무지개가 뜬 파란 하늘로 여러분도 힘차게 비상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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