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적란운처럼 아름다운 구름 사진은 대기 불안정의 증거입니다.
“많은 양의 수증기가 강력한 상승기류에 의해 수직으로 만들어지는 구름”
적란운을 정의하는 문장이죠. 다시 말해 저 아래에는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밖에서 보기엔 아름답지만 저 안에선 다양한 물리적, 화학적 충돌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구름 안의 상황과 밖의 상황이 너무나 대치됩니다. 저 안에선 우산을 미처 챙기지 못한 사람이 비를 맞고, 어제 세차를 한 운전자는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짜증을 냈을 겁니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맑은 하늘을 기대하고 산책 나온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먹구름에 기분을 잡쳤겠죠. 저기엔 바깥 상황이 어떤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흐려져 있어 그곳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반대편에서 서서 흔치 않은 기회를 사진으로 담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