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혁신사례 : (2)자전거를 통한 - Spinlister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아졌다. 일반적으로도 그렇고, 특히 이제 봄이 찾아오면서 거리에는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 한강에서 2인용 자전거를 타는 커플 등 날씨를 만끽하는 자전거족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홍보하는 공유자전거인 '따릉이'역시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반향을 이끌어내면서 도심에서도 심심치 않게 귀여운 따릉이 로고가 그려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시민들을 볼 수 있다.
이번 편에서 소개할 공유경제 모델은 바로 이 자전거를 통한 공유경제 모델이다. 이미 자전거 공유경제 모델은 잘 알고 있는데 구태여 또 소개하려는 이유에 대해 의아함을 가질 사람들도 있을 것이나,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은 일반적인 사례와는 다른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
자, 그럼 거두절미하고 얼마나 재미있는 모델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자전거에 대한 이용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에 따른 자전거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치 자동차와 같다. 누군가는 포*쉐를 타고 싶을 때가 있고, 머*탱을 타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이미 자전거도 그와 같은 대열에 올라선 지 오래다. 문제는 자전거의 가격대도 천차만별이거니와, 자전거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자전거를 보유했으나 다른 모델의 자전거를 타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경우의 수를 더 상정해 보면, 국내의 특정 지역이나 해외에 방문했는데 너무나도 자전거를 타고 싶어 원하는 자전거를 빌려 탔으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허나, 욕구는 이러한데 일반적인 자전거 대여점에서 잠시동안 자전거를 빌리기에는 (특히 고가의 자전거는)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자전거의 종류를 불문하고 미국의 일반 상점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려면 평균 16달러의 비용이 드니까, 성수동에서 택시를 타고 홍대까지 가는 택시비와 맞먹는다고 생각하면 그리 적은 비용은 또 아닐 터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개인 자전거 공유 플랫폼인 '스핀리스터(Spinlister)'는 이와 같은 취향과 욕구를 반영한 벤처 회사이다. 2012년 처음 런칭했으며, 피어 투 피어(Peer 2 Peer) 자전거 렌탈 서비스로써 다른 사람들이나 기존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온라인으로 대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치 자전거 에어비*비와 같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수월할 것이다.
스핀리스터에 등록된 자전거 셀러들(빌려주는 사람들)은 여행자, 혹은 단기간 동안만 자전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가 잠시 사용하지 않는 자전거를 빌려주고', 그 댓가로 소정의 돈을 받는 방식을 통해 이익을 취한다. 즉, 노는 자원을 돌리고, 그 중간에 이익을 남기게 해 준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기본적으로 자전거 유저들이 '나의 자전거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인 자전거 대여비용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전거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은 충분히 확보했다. 이에 더하여, 개인이 소유한 자전거를 기반으로 대여 서비스가 이루어지다보니 깨끗하고 멋진 자전거들이 즐비하다. 원할 때 멋진 차를 빌려 탈 수 있는 것 처럼, 스핀리스터에 올라온 자전거들은 대부분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브랜드 자전거나 스타일리시한 자전거가 많은 편이기에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자전거'를 타 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 역시 충족한다.
대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Rend a Bike"버튼을 누른 후, 자전거 대여 희망 장소를 고르고 나서 대여 날짜와 시간, 반납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고 자전거 주인에게 해당 시간에 대여가 가능한지에 대해 1:1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일정이 맞으면 최종 대여가 이루어지며, 대여 이후 반납 전까지 이용시간과 파손여부, 보험 적용 등을 모두 판별한 후 반납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대여하는 사람의 신용카드 계좌에서 자동으로 금액이 결제된다.
스핀리스터가 창업 초기에 겪었던 가장 큰 난관은, 바로 '빌리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빌려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빌려줄 사람도 많은데 선뜻 자전거를 내 주려는 사람은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이미 자전거는 이미 자동차와 다를 바 없다고 했겠다, 내 차를 빌려주고 내가 돈을 번다고 해도 이미 차는 나의 재산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보상이 있다고 해도 선뜻 빌려주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스핀리스터의 결제는 모두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 및 페이팔로 이루어지는 게 원칙이다. 자전거 대여자가 정해진 기일이나 시간을 넘어 반납했는데 이에 따른 추가비용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나, 아예 반납을 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빌린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도난을 당했다면, 대여자가 직접 자전거 비용을 물어주어야만 한다. 이 비용은 500만원 상당에 달한다고 하는데, 최근 자전거 말고도 스핀리스터가 새로 런칭한 서핑보드와 패들보드 대여 서비스는 각각 최대 100만원과 50만원까지 보상을 제공한다.
이처럼 자전거 자체에 대한 철저/체계적/세부적인 보험 약관과 보상시스템 이외에도, 스핀리스터가 고객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세분화되어 있다.
하나, ID Verivication
대여자와 피대여자는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스핀리스터에 등록하게 되는데, 이 때 추가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정보는 휴대폰 번호와 트위터, 페이스북 정보이다. 이 정보들은 온라인 신분으로 활용되며, 어디서 빌리고 반납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 정보로 제공된다. 계정을 증명하는 것은 사용자로 하여금 신뢰를 확보하고 검색결과에 있어 상위에 랭크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둘, Community Reviews
사용자게시판에 등록된 리뷰는 커뮤니티 내에서 대여자와 피대여자에 대한 자정작용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준다. 스핀리스터의 리뷰를 통해 보면 누가 훌륭한 피대여자인지 알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대여자들이 좀 더 나은 자전거를 빌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셋, Keep Your Privacy
대여자에 대한 확인을 피대여자가 해 주기 전까지, 스핀리스터는 절대로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는다. 이 보호 하에서 대여해주려는 사람들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으며, 무조건 프라이빗 메시징 시스템(1:1 인스턴트 메시지)을 사용하기 때문에 접속정보를 남길 필요가 없으며 자택 주소를 공유하지 않더라도 어디서 만날지를 정할 수 있다.
스핀리스터는 최초에 뉴욕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미국의 웬만한 주요 도시에 굉장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미국 뿐만이 아닌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도 스핀리스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보면 한국에서도 스핀리스터에 자전거를 등록하여 대여서비스를 진행하는 유저들이 있는데, 스핀리스터 측에서는 한국의 스핀리스터 자전거 등록대수가 100대가 되면 현재 스핀리스터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보험 서비스 및 이용약관을 적용하여 지원해주겠다고 한다.
출범 후 첫 6주 동안 약 25%에 달하는 임차인이 임대를 완료했으며, 이는 해당 사용자가 자전거를 대여해줄 때 평균 50달러를 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전거가 더 많이 보급될수록, 더 많은 임대료가 부과되고 이에 따라 잘 버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무려 100달러도 버는 경우가 생겼다고 하니, 더 이상 스핀리스터가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멈춰있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반증하는 바이다.
스핀리스터(Spinlister)의 자전거 공유경제시스템은 자전거를 보유한 개개인이 모두 각자의 자전거를 영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임이 확실하다. 그런데, 스핀리스터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점은, 몇 장이 넘는 상세한 약관과 보험 시스템, 보안 시스템이지 않을까 싶다. 이른바 '공유경제'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과잉여'의 문제(이미, 우리 주위에서는 필요한 수요보다 많이 생산되어 낭비를 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성을 갖췄다고 해서 막연히 관념적으로 '착한 소비'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수많은 공유경제 모델은 가치에만 천착하여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과 그에 따른 지속가능성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핀리스터가 보여준 사업모델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캐치하고, 이 변수를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이지 않을까. 아무리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마련이다.
다시,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
리서치ㅣ정리 : 권용직 오늘살롱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