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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Jul 28. 2017

1회_[패널토론]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일의 변화"

5주년 컨퍼런스 패널 토론- 박란희 편집장, 이기대 이사, 강보라 매니저


루트임팩트는 5주년을 맞이하여, 2017년 7월 13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All about Changemakers>를 진행하였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누구인지, 왜 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는지, 체인지메이커의 Work, Life, Learn - 그 물음표와 느낌표를 담아내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를 글로 담아 공유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들은 일의 변화에 대해 앞서 고민합니다. 

특히, 체인지메이커의 일에 대한 여러 질문을 고민해 본 패널 토론에서는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일의 변화"라는 주제로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진행자: 나종일 루트임팩트 매니저

토론자: 박란희 조선일보 더 나은 미래 편집장/이기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사/강보라 루트임팩트 매니저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45분간의 패널 토론이 모두 궁금하시다면 (클릭/Youtube) 



나종일 (이하, 나) : 세번째 패널 토론의 주제는 일입니다. 조사를 해 보니, 다들 일을 좋아하시네요 (웃음). 이 시간에는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일의 변화"라는 주제를 갖고 얘기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




Q) 첫번째 질문, "일에 대한 관점", 도대체 왜 일을 하시나요? 일을 어떻게 보십니까?

나 : "일에 대한 관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여기 계신 세 분께서는 왜 일을 하시나요? 일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존재합니다. 삶을 유지하고 돈을 버는 수단으로서의 일, 자아실현을 위한 도구로서의 일 등.  압축성장을 한 우리로서는 세대나 환경별로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를 것입니다. 일을 어떻게 보십니까?  

 



A ) "직업에 대한 관점은 진화합니다."


이기대 (이하 이, 4:30) : 비영리 기관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움과 동시에, 스타트업에 우호적 정책을 입안하도록 정부 관계자 및 기자와 함께 옹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HR에서 일을 하며 <스무살, 이제 직업을 생각할 나이>라는 책을 썼어요. 그 첫 장의 제목이 '직업'. 직업에 대한 관점은 진화합니다. 30대에는 경제적 보상이 중요하고, 20대에는 데이트도 해야 하고 미래의 장인, 장모님도 만나야 하니 사회적 신분이 중요하죠. 젊을 때에는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이 중요합니다. 나이를 먹다 보면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치게 되지요. 아빠는 돈 벌어 오는 사람으로 역할이 귀결되기도 하고요. 그 때쯤 되면 진화한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구분이 됩니다. 저는 다행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진화 했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나:  박란희 편집장님, <워킹맘 생존육아>를 쓰실 때,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엄마로서,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여러 관점에서 일을 분석하셨습니다.



A) "일(자리)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순간 저출산, 노동관행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 문제가 많이 해결될 것입니다."


박란희 (이하 박, 7:20) : 저는 일에 대해 생각을 안 해 본 것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과 일자리'는 다릅니다. 내가 취직할 때에는 '일 = 직업'이라고 생각하였고, '어떤 일을 할 것인가 =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였습니다. 당시에는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주는 일을 하고 싶어서, 언론사에 들어왔고요.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싶었고, 매체를 통해 보다 영향력을 미치게 하고 싶은 저 자체는 변하지 않았었습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여성이다 보니 일자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배가 불룩한 상태에서 취재원이 불편한 눈으로 (20년 전이니까) 그 나이에 이렇게 일을 하는지 쳐다 봤습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일이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2년간 전업 주부로 있어 봤어요. 


박 (9:20) : 쉬고 나서 사회에 복귀를 하려고 하니까, 미취학 아동을 둘이나 둔 전직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예전처럼 6시에 출근하여 새벽 1,2시에 퇴근하는 풀타임잡이거나, 나의 가치와 반하는 글을 써야 하는 하청 프리랜서 일 뿐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왜 중간이 없을까? 일을 하고 싶은 나는 같은데, 일자리 자체는 7,80년대 적이라고 느겼습니다. 유연한 근무가 없어서 고민하던 중, 한 비영리 단체의 사무총장이 유연한 근무 형태를 제안했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죽 더 나은 미래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워킹맘 생존육아>를 쓰게 된 것도, 제 주변에는 이렇게 일을 하는 여러분과 제가 집에 가면 <82년생 김지영>에 나오는 맘충이, 전업맘이 많습니다.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과거의 저였죠. 이러한 '간극이 없어져야' 합니다. 일자리에 대한 '유연함'이 필요하지요. 유연성을 확보하면 저출산, 노동관행으로 인한 사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여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여기도 안 돼 있는데) 유니버설 디자인의 예를 들어 보지요. 이 강당에도 경사로를 만들어 두면 유모차를 모는 엄마들도 (장애인도) 연사로 나설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 노인들도 얼마든지 노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워킹맘을 위한 근무 환경이라는 노동 조건이 만들어지면 다양한 형태의 긍정적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책을 쓰게 됐습니다. 




A) "나의 일이 나와 내 주변을 행복하고 즐겁게 하는가"


강보라 (이하 강, 12:30): 대학을 졸업 후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일에 대한 관점이 변화한 순간이 있어서 그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에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일을 바라봤었고 내가 잘 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그 일은 어떻게 하면 되지? 그 일을 시작했을 때에도 내가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지,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했었습니다. 개인 중심적으로 어떻게 보여야 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가 주요 관심사 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부모님과 대화하면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인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하는가? 행복은 금전적이라기보다 각자 기준을 맞춰서 정의할 텐데, 그게 무엇이 됐건 '나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이 세상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고, 주변에 있는 사람이 조금 더 즐거워 질 수 있는 일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됐습니다. 저 중심에서 세상 중심으로 바뀌면서, 저에 대한 일의 관점도 바뀌게 되었다. 체인지메이커의 미션, 사명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거창하게 표현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작게, 내가 생각하는 문제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들이 일에 녹아 들면 그게 바로 일에 대한 관점이 되고, 그 관점에 기반해서 일을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Q) 두번째 질문, "일과 삶의 선택(Choice), 밸런스(Balance)를 넘어서 

통합(Integration)"으로 가는 길에 대하여.


나 (15:00) : "일과 삶의 통합"이라는 관점을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일을 수단으로 바라 봐서 일과 삶은 분리된 영역이고, 두 개가 경쟁해서 하나 성공하려면 하나는 포기돼야 하는 개념으로 바라 봤습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두 가지를 균형을 맞추는 관점이 좋은 삶이라고, Work and Life Balance라는 개념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이후에는 또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일과 삶을 목적하는 바에 따라서 (manage)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바뀌고 있습니다. 


루트임팩트 강보라 매니저.



A) "시간 및 공간 자율근무제는 동료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며, 일과 삶의 통합을 조금 더 촉진할 수 있는 전제"


강 (16:00): 저도 예전에는 일과 삶을 굉장히 분리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생활에서의 강보라와 사생활에서의 강보라는 굉장히 달라야 한다는 강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회사에서 감정, 생각을 표현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어려웠고, 일에만 집중해야 했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일에 대해서 부정적 편견을 갖게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고, 일을 위해서 내 삶을 포기하고 희생해야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던 것이지요. 루트임팩트로 옮기게 되면서 소규모, 빠른 속도, 동년배인 동료로 움직이는 조직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공과 사생활을 분리했던 관점이 일과 삶이 통합되는 관점으로 수렴되었습니다. 통합 되었을 때 저를 더 힘들게 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커피를 마시다가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주변 친구들에게 제가 하는 일을 설명하면서 그 친구들이 체인지메이커에 대한 개념도 알게 되고 하였습니다. 통합의 과정이 저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통합에 개인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다만 통합이 일치와는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강 (18:00) : 일치는 100% 일과 삶의 영역에 여유가 없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갖게 되므로, 일치가 아닌 긍정의 의미의 통합의 관점으로 설명 돼야 한다. 루트임팩트는 유연근무제, 즉 아침 8시에서 1시 사이에 출근하고 그에 맞추어 퇴근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아직은 확정하지 못 했지만 공간자율제도 실험해 보았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자율적으로 셋팅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동료들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일할 수 있게 했고, 그런 과정이 일과 삶의 통합을 조금 더 촉진할 수 있는 전제 기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나 (19:00) : 사회적 경제, 소셜섹터 분야를 언론에서 보시면서 그런 (일과 삶의 통합의) 흐름이 있다고 보시나요? 


조선일보 더 나은 미래, 박란희 편집장.


A) "<헌잡줄게 새잡다오>를 봅시다. (좋은 일이라는 것은) 노동 시간이 길지 않고 자기의 삶을 존중하고 일이 재미가 있고 개인이 성장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박 (19:15): 일과 삶의 통합에 대한 흐름을 생각하면, 소셜 섹터는 일과 삶을 통합시키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예전 1세대 분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서 일했던 분들은 사실 삶을 모두 올인 했습니다. 삶을 아예 일치시킨 것이지요. 요즘 저희에게 들어오는 제보의 상당수가 비영리 조직, 소셜 벤처 등의 내부 갈등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도 소셜 섹터의 일자리에 대한 혁신을 (언론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얘기를 내부에서 하기도 했습니다. 리더들의 말과 젊은 그룹의 말이 다른데, 리더는 젊은 층이 겁이 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거대 담론을 갖고 왔는데, 젊은 층은 시간 외 수당, 열악한 근무 조건 등에 대한 조직 내의 관계 및 Work and Life Balance를 얘기하므로 (서로) 갈등을 겪습니다. 갈등에 대한 해법의 제시도 무척 다릅니다. 리더 그룹은 보상 즉 월급을 올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A) "좋은 일의 기준이 세대 간에도 매우 다릅니다. 소셜 섹터는 일과 삶을 통합하기에 좋은 환경이고 지금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우선순위를 논의해야 할 시간이죠."


박 (21:40) : 그러나, 젊은 그룹은 월급 많이 받으려면 대기업 등 다른 그룹에 갈 수 있었지만 사회에 기여를 하기 위해서 왔기 때문에 그것이 아닌 '다른 보상'을 기대합니다. 더나은미래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15,000명의 시민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희망제작소가 1년 동안 조사, 기획하여 만든 <헌잡줄게 새잡다오>를 봅시다. 노동 시간이 길지 않고 자기의 삶을 존중하고 일이 재미가 있고 개인이 성장하는 일을 다 바라 왔다고 하지요. 좋은 일의 기준이 세대 간에도 매우 다릅니다.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성장, 유연한 근무 환경, 어떤 분들은 업무가 수평적으로 해서 추진되는 조직 내 자기 결정권을 원할 것입니다. 일과 삶을 통합하려고 하면 소셜 섹터는 좋은 환경이고, 오랫동안 지속돼야 합니다. 그러므로 조직 내부에서, 소셜 섹터 전체에서 어떻게 하면 각각의 지속 가능한 자기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로 서로서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나 (23:50): 개인이 일에만 함몰된 것이 아니라, 전체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일을 통해서 달성하려고 하면 개인 및 조직, 제도적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할 듯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제도나 흐름을 통해서 개인들이 일에서 자신의 통합적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나요?


이 (24:47): 내 경우, 회사를 가기 싫었던 적은 있는데, 그게 일을 하기 싫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력 사원이 회사를 옮길 때 거기를 가면 무엇을 하는지는 아는데, 거기에 누가 있는지 모릅니다. 염증은 주변환경과 사람들과의 역동이 큰 부분을 차지 했습니다. 옛날과 (요즘의) 스타트업이 구분될 수 있지요. 제가 직장 생활 시작할 때만 해도 일은 생산수단으로써 존재하였습니다. 조립라인에는 여전히 사람이 일을 하고 있었고, 입력해야 하는 데이터가 있었어요. 이런 부분이 기계 문명의 발달, 컴퓨터로 인해 많이 사라지고, 지난 20년 사이에 그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처럼 압핀으로 찔러서 사람들의 퍼포먼스가 나는 환경과는 매우 다르게 변화했습니다. 




A) "스타트업은 취직을 하는 곳이 아니라, 세상을 바꿔 볼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모여서 그 부분을 풀어보는 것"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기대 이사.


이 (26:10) : 처음에 일과 삶의 통합 얘기를 했을 때 헛소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아직 일과 삶의 밸런스도 못 잡고 있는데. Stewart D. Friedman의 책 <Leading the Life You Want: Skills for Integrating Work and Life>에 대한 동영상을 보니, 지금 네가 생각할 때 중요한 (가치인)데 시간을 못 쓰는 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일에 부여된 시간을 쪼개서 나의 커뮤니티, 나의 가족, 나 자신을 좀 더 챙기자는 얘기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업무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올라간다는 것이죠. (27:12) 사람이 생산 수단으로서 존재하던 시절이 끝나서, 지금은 같은 시간을 투입한다고 결과가 같지 않습니다. 디자인이든, 전화를 해서 설득을 하든, CS (고객만족, Customer Satisfaction)를 할 때 고객과의 대화를 하든 이것이 시간만 때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A) "이 사람들(직원/근로자)은 생산 수단이 아니라, 내 동료이고 나를 도와 주는 사람이고 스타트업 CEO 입장에서는 대접해야 하는 사람인 것"


이 (27:45) : 제가 DBR 스타트업 문화 조사차 인터뷰했던 핑크퐁 만든 스마트 스터디 김민석 씨/족장은 스타트업은 취직을 하는 곳이 아니라 세상을 바꿔 볼 생각하는 사람이 모여서 그 부분을 풀어보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사람을 뽑는다고 했습니다. 처음 창업/투자한다고 VC 앞에서 피칭할 때, 항상 세상의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본다. 그것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에서 창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됩니다. 이것은 앉아서 카톡하며 시간을 보내서는 진행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직장 생활에서 짜증나는 것들, 예를 들어 출퇴근/회식/잔소리, 이런 사소한 것들이 일의 몰입도를 떨어 뜨리므로 발상의 전환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사람들(직원)은 생산 수단이 아니라 내 동료이고 나를 도와 주는 사람이고 스타트업 CEO 입장에서는 대접해야 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루트임팩트 유연근무제처럼) 대부분의 탑티어 스타트업은  출퇴근 시간 이미 없앴고, 휴가도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있고 휴가 사유도 적지 않습니다. 왜 휴가를 가니? 따위의 질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분들을 기분 나쁘게 하면 안 되니까요. 세상이 변했고, 스타트업이 종사하는 영역은 근로자들이 퀄리티로써, 업무의 질로써 보상을 해야 하는 곳으로 동네의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수천 개 회사가 다르고, 잘 되는 친구(회사)들은 직원들이 싫어할 만한 요소를 없앴습니다. 버즈빌, 배달의 민족 등이 그 예이죠. 




나 (30:44) : 이런 흐름이 스타트업, 벤처 등에 인재를 모으고 있나?



A) "왜 스타트업에 가고 싶은지, 대기업 직업 600명에게 물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가 바로 '문화'였습니다.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성취감,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위임받는 문화, 서로 '갈구지' 않는 문화는 곧, 스타트업에 젊고 똑똑한 친구들을 모으는 데에 영향을 줍니다."



이 (30:50) : 그게 신기한데, 다른 영역에 비해서 스타트업은 해외파가 많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입장에서는 대기업에 가면 좋겠지만 대기업은 쉽게 취업도 안 되고 유학생들을 뽑지도 않습니다. 요즘 영어는 국내파도 다 하고, (유학파는) 한글 문서 작성 능력이 꽤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이 급여가 높지 않아요. 스탁옵션을 미국처럼 주지도 않고요. 그런데 왜 굳이 스타트업을 가느냐? Qualified, 자질을 갖춘 인재들이. 첫번째가 '문화'이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컨설팅펌이 함께 서베이를 했습니다. 대기업 직원 600명 중에서 스타트업에 관심 있고 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왜 가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성취감,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위임 받는 문화가 컸고, 스탁옵션은 아주 작았습니다.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지겨운 것이죠. 하물며, 외국에 있던 친구들은 미생 보면서 저런 데 가면 적응 안 된다는 것 알고 있겠죠. 쿠팡, 티몬 등 1세대 스타트업이 해외파로 구성돼 있어서, 그걸 많이 봤고,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로 몰리고 있습니다. 서로 갈구지 않는 문화가 스타트업에 젊고 똑똑한 친구들을 모으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세번째 질문. 신생조직으로서 겪는 문제와 그 해결방안은 무엇일까요?

나 (33:40) : 인재들이 스타트업에 있는 것이 긍정적이지만, 신생 조직이 겪는 문제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을 했을 때에 우리나라에도 글로벌한 소셜벤처,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길텐데요. 문제와 그 해결 방법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진행을 맡은 루트임팩트 나종일 매니저.



A) "왜 스케일-업이 안 되는가? 일반 스타트업은 좋은 모델을 만들어 두면 대기업이 뺏어 가고, 소셜 스타트업은 고생해서 만들어 두면 정부가 빼앗아 간다는 인식이 있다."


박 (34:18) : 지난 번 포럼에서 사회 혁신에 대해서 나온 이야기인데, 일반 스타트업은 좋은 모델을 만들어 두면 대기업이 뺏어 가고, 소셜 스타트업은 고생해서 뭔가를 만들어 두면 정부가 뺏어 간다. 비영리든 소셜벤처든 마찬가지로 정부가 경쟁자인 것이죠. 페인 포인트 자체가 사회 문제이므로, 상당 부분 정부가 하는 일을 대신하는 역할이 꽤 많습니다. 왜 "스케일업이 잘 안 되는가"? 우리나라는 정부의 힘이 너무나 막강해요. 정부가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나라입니다. 몇 년 전에 다문화가 상당한 유행이었습니다. 


박 (35:30) : 우리나라는 사회 문제에 하나의 패턴이 있다. 정부가 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 국제결혼이 늘어난다 > 국제결혼 안에서 가정 폭력이 벌어진다 > 피해 여성들이 생겨나면서 여성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 > 거기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제대로 케어받지 못 하면서 부정이 일어난다 > 이런 것들이 많이 늘어나는데, 정부는 이걸 담당할 수 있는 정책이나 그릇이 없어요. 그러므로 민간이나 비영리, 소셜섹터에서 이 일을 담당합니다. 이 분들에 대한 한글 교육, 가정 폭력 상담, 제도 개선이나 센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러다보면 하나둘씩 정부 안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생겨나는데, 우리나라의 해결 방식은 결국 여성가족부 안에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가 200개 가량 생겼어요. 우리나라의 모든 해결 방식은 복지부, 통일부, 교육부 각각 모두 200개의 센터가 있습니다. 왜? 지자체가 200개 정도 됩니다. 지자체 숫자만큼 센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박 (36:55) : 예산을 똑같이 100억짜리를 써도, 각각 10억씩만 써도 30-40%를 센터 운영비로 쓰고, 실제 사업비로 쓸 수 있는 예산이 적어서 정책의 실효성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결국 정부 정책 안으로 들어가서 다 좋아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됐느냐 하면, 민간에서는 정부에서 받던 grant도 거의 없어지고, 기업 입장에서도 정부에서 (주도)하니까 기업사회공헌기금도 끊고 하면서 민간이 약화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소셜섹터의 스케일-업은 어렵다고 생각하고요. 최근 감사한 것은,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이나 서울시에서 '협치'를 지향하고 있지요. 영국은 전문성 있는 민간과 항상 파트너십을 하는데, 우리도 시도를 하려는 노력이 생겨나고 있어서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소셜섹터에서 목소리도 높여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A) "영국은 전문성 있는 민간과 (정부가) 항상 파트너십을 맺는데, 협치 뿐 아니라, 소셜 섹터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정부가 판로를 개척하고 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박 (38:25) : 정부가 투자만 하고, 소셜섹터를 키워내기만 하려고 합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소셜 섹터에서 노숙인을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정부가 구매를 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 부분은 약하고, 앞단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앞단 뿐 아니라 판로 개척이 중요합니다. 영국은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들의 상당한 비즈니스 모델의 절반 가량 이상이 정부가 사 주는 것에서 나옵니다. 이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나 (39:12): 돈의 지원보다는 시장을 키우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Q) 마지막 질문. 조직은 성장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소셜 섹터와 벤처가 성장 할 수 있다고 보세요?  




강 (39:30) : 스타트업의 장점과 매력은 청년들이 인지하고 도전 기회도 많습니다. 저희처럼 작은 조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인사가 만사'.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직원을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서 조직의 성장 속도가 영향을 받지요. 요즘 스타트업들이 임금, 근로계약 등의 문화적인 부분에서 이슈를 일으킨 스타트업의 사례가 있고, 제대로 기반이 마련되지 않다 보니까 스타트업의 매력과 도전정신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고 있지 않는지 생각이 듭니다. 조직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인재들, 조직의 성장을 견인할 좋은 사람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 (근로계약, 임금, 문화적 측면)을 조직의 리더가 항상 고민하고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게 노력하지 않으면, 유치는 가능해도 인재를 끌고 유지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 내 합의 되고 고민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되어야 합니다. 


나 (41:20) : 일을 통해서 성장을 하려면 더 개발하고 보완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중에게 질문 받습니다. 



진저티프로젝트 서현선 님(41:50) : 1)일에 있어서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자기 발견, 2)안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진저티 프로젝트는 경력 단절 여성 세 명이 만든 조직입니다. 창업이 쉽지 않은 상태이고, (marginalized) 어려운 환경에 있었던 그룹이기 때문에, 조직에 새로운 시도가 많이 생겼어요. 재택근무, 6명 조직원이 스스로 선택하는 근무일수, 여러 가지 학습적 조직 문화 등. 경력 단절 여성은 스스로 체인지메이커가 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을 기존에 했었는데, 스터디를 하다 보니 우리에게 맞는 조직은 우리가 만들 수도 있겠다는 자기 정체성의 발견 과정이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의 변화가 큰 시대에 살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맞출 수 있는 조직들은 기존에는 자기 일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 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할 수 있다는) 발견이 많아질 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과 삶의 균형/통합은 양적이거나 정적인 개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변화가 개인/조직에 올텐데 그 변화 속에서 통합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대화가 얼마나 깊숙하게 진전되는가, 그 대화를 위한 안전한 환경을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가 조직 안에서 혁신과 균형점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새로운 시도이기 대문에, 기존 조직을 조금 바꾸는 정책적 변경을 넘어서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대와 욕구가 다른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와 해결 방안을 찾고 안전하게 발언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이 (45:25) 용기에 경의에 표합니다. 경력 단절 어머님들의 스타트업을 많이 봤지만, 생각만큼 성장을 못 하기도 합니다. (망설이다가) 쉬웠으면 경력 단절이 되지 않겠지요. 말씀처럼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조직 문화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저는 스타트업 내부에서조차도 그 사람들이 어느 회사에서 신입 시절을 보냈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가치관을 지니는 것을 봅니다. 크롬볼츠 사회학습이론이 있는데, 크게 자극이 없다면 어쩌면 첫 사수였던 사람에게 배운 대로 죽 몇십 년을 가요. 그러니까 직급이나 나이와 상관 없이, 젊은 꼰대와 나이먹은 열린 사람이 있는 거에요. 어쩌면 자주 모여서 우리가 이 회사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토론하고 정의해 가는 것 외에는 다른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아까 언급한 책에서도 일과 삶의 통합을 위한 세 가지 매뉴얼 첫번째가 'Be Real - 가장 솔직하게 원하는 것을 보여 주고 가식 없이 얘기해서 절충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창업자끼리 모여서 팀을 만드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합니다.  투자나 사업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만, 초기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모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것을 찾으려는 노력과 진솔한 대화가 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fin.



 


작성 및 정리ㅣ장선문 루트임팩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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