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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Aug 01. 2017

[스페셜 스피치]이것이 우리가 비누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닥터브로너스코리아ㅣ성 그레이스 이사

루트임팩트는 5주년을 맞이하여, 2017년 7월 13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All about Changemakers>를 진행하였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누구인지, 왜 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는지, 체인지메이커의 Work, Life, Learn - 그 물음표와 느낌표를 담아내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를 글로 담아 공유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너무 가까운 일은, 먼 데 일보다 오히려 모른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곧 너무 익숙하고 일상적인 일은 오히려 신경 쓰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히려, 대단한 변화나 혁신은 삶과 밀접한 곳에서 발생하기 마련이다. 보편적으로, 그리고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구체적 실천으로 옮겨내는 주체와 행위는 곧 체인지메이커이자 체인지메이킹임이 틀림없다.

 인류 역사상 많은 사람의 죽음을 불러일으킨 사건들을 떠올려보면 그중에는 분명 세균으로 인한 '질병'이 있다. 그리고 더 이상 과거의 경우처럼 세균으로 인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게 된 이유는 스스로 세균을 억제할 수 있는 매개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중, 오랫동안 아주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비누'이다. 지하철 화장실에도, 상가 화장실에도, '비누'는 웬만하면 놓여있다. 인플루엔자, 조류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언제나 강조하는 것은 '비누로 깨끗이 손 씻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보편적으로 누구나 이용하는 비누. 그만큼 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이 비누는 과연 친환경적일까. 우리를 지키기 위한 비누가 먼 미래에 또다시 우리를 해친다면 그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바로 여기, 1948년부터 환경과 공존하는 인간을 위해 꾸준한 노력으로 친환경 비누를 만들어 온 기업인 '닥터 브로너스(DR. BRONNER'S)가 있다. 너무나 삶(LIFE)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어서 무엇이 문제인지 인지하지 못했던 비누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곳이다.


 루트임팩트의 5주년 컨퍼런스인 <All about Changemakers>를 맞아, "체인지메이커의 삶(LIFE)"세션에서 닥터브로너스 코리아의 성 그레이스 이사를 만나보았다.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15분간의 스페셜 스피치가 모두 궁금하시다면 (클릭/Youtube)




성 그레이스 이사, 그리고 닥터브로너스(DR. BRONNER'S)



 성 그레이스 이사는,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주한 미국 대사관 상무부에서 상무담당위원으로 일하며 소비재와 전반적인 유통산업을 담당했다. 2004년 닥터브로너스 본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철학, 이념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2013년,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미국 대사관을 떠나 닥터브로너스 공식 수입사인 (주)엠아이인터내셔널에 마케팅 이사로서 몸 담기 시작했다. 현재는 닥터브로너스 본사에서 추구하는 환경 보호 및 사회 공헌 활동들이 한국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CSR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닥터브로너스(DR. BRONNER'S)는 독일계 유태인이 만든 가장 자연적인 비누로서, 1858년 독일, 독일계 유태인인 '헤일브로너'가 비누 제조 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후 독일 전역의 공공 화장실에 납품되는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고, 헤일브로너의 2대손 역시 비누 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한 후 가업을 승계한다.

 1940년대 들어, 엠마누엘 헤일브로너의 부모님이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히틀러와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망하고, 비누 공장도 독일인에게 빼앗긴다. 이후, 히틀러와 나치에 대한 반대의 의미에서 헤일브로너의 'Heil'을 뺀 'Bronner'로 성을 변경한다.

 이후 1948년, 마침내 닥터 브로너스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다. 기업 미션으로 '모든 인간은 종교와 인종을 떠나서 하나'를 삼고, 이것이 오늘날 닥터 브로너스를 떠올렸을 때 가장 유명한 'All-One!'비전으로 거듭난다. 비누 전문가로서 인정받기 시작하며 '닥터'라는 호칭으로 불린 엠마누엘 헤일브로너는 LA의 다운타운인 Pershing Square에서 첫 연설을 하게 되고, 이 연설문의 내용을 라벨에 적기 시작한 것이 비누 라벨의 시초가 된다.

 





닥터 브로너스의 철학, 그리고 원칙


닥터 브로너스에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특별한 3가지의 유산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ㅣALL - ONE!

ㅣConstructive Capitalism

ㅣThink & Act 10 Years Ahead! 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닥터 브로너스는 여섯 가지의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이 여섯 가지 원칙들은 곧 닥터 브로너스의 가장 중요한 관계들을 규정하며 이들이 하는 모든 일을 인도한다고 믿는 것이죠. 이 원칙을 바탕으로 제품 제조부터 화합까지, 또다시 All - One! 인 것입니다.

 지난 15년간, 닥터브로너스는 1100% 성장하면서 작년 매출 약 1억 달러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매년 세전 이익금의 40%를 다양한 CSR활동에 기부하고 있죠. 작년의 경우 약 100억원 기부를 이루어냈습니다.




하나, 열심히 일하라, 그리고 성장하라!? (Work hard! Grow!)

 이는 기업을 크고 뚱뚱하게 몸집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닥터브로너스가 '해야 할 일'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닥터브로너스에게 '성공'이란 곧 경제적 기업을 넘어선 '사회적인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이 되는 일을 원동력으로 삼는 것입니다.


둘, 옳은 일을 위해 행하라!

 고객을 위해서 저희는 오로지 안전하고, 자연 성분을 활용한 순수한 원료를 사용하는데- 고객의 알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에서는 식품에 유전자 변형 원료가 포함될 때, 그것을 의무적으로 표기하지 않아도 되지만- 닥터 브로너스에서는 어떻게 길러지고, 활용된 성분이 포함되어있는지에 대해 표기 의무화를 유도하는 라벨을 붙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전 성분 표시'를 한 것은 이미 수십 년이 지났고, 유기농 업계 주체들에게 '정말 유기농이라면 성분 표시를 해야 한다'는 "Come, Clean"캠페인을 후원하였습니다.


셋, 전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라! (Work hard! Grow!)

 이는 직원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고 그들이 건강하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며, 그들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발견하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평균 근로자 대비 사장의 임금은 276:1 입니다. 하지만, 닥터 브로너스의 사장과,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임금의 비는 다섯 배가 넘지 않는 4.6:1 입니다. 건강, 치과, 생명보험을 100% 보장하고, 캘리포니아의 최저 임금보다 77% 많은 초임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대선에서 '생활임금 상승'이라는 캠페인이 있었는데 이때의 운동에 동참하고자 법안 통과를 위한 라벨을 붙여서 판매했습니다. 닥터브로너스 본사의 이직률은 3.8%에 불과하고 평균 근속 연도가 6년에 달합니다. 채용 후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넷, 공급업체에 공정하라! (Do right by customers!)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것으로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공정무역이란 원료 공급 노동자들과 직접 관계를 맺어서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공정한 임금을 지불하며,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가 성장할 수 있게 투자하며 원료 재배가 지속 가능하게끔 돕는 것이죠. 제일 처음 공정무역을 통해 주원료인 올리브유와 코코넛유를 수급하겠다고 했을 때, 루트임팩트가 처음 시도를 할 때 다들 반신반의했던 것처럼 많은 업계 분들이 '가능하지 않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 이후 닥터브로너스는 가장 권위 있는 스위스에서 인증을 받았습니다. 현재, 8개 국가의 농장으로부터 공정무역을 통해 수급받고 있습니다.


다섯, 지구를 우리 집처럼 대하라! (Treat employees like family!)

 재활용 용기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브로너스의 모든 용기는 100%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저희로 인해 또 다른 플라스틱이 생산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토양으로 되돌려서 기후변화를 늦추는 'hemp'기르기 운동이라든가, Re-generative agriculture 와 같이 재생형 농업을 알리는 캠페인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여섯, 옳은 일을 위해 기부하고 투쟁하라! (Be fair to suppliers!)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자는 것인데요, 10년을 내다보고 앞에서 말씀드린 여러 캠페인들에 동참하거나 주도할 것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재작년부터는 사육되는 동물에 대한 복지와, 기후 온난화 개선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닥터브로너스는 전 세계 식량으로 사육되는 동물이 지나치게 많고-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환경오염, 그로 인한 기후변화와 윤리적 비판의식을 가지고 'vegan'과 'vegeterian'다이어트를 사장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를 강제하지는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육식을 하더라도 먹는 음식들이 어떤 환경에서 재배되고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볼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매일 점심 식사를 직원들에게 가져다주는 food truck에는 비건이나 글루텐 프리 음식을 포함하여 '윤리적으로 도축되고 사육된' 음식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닥터 브로너스의 비누는 후원을 통해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헤이그라운드에 층별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이야기를 마치며


 지금까지 말씀드린 닥터브로너스의 철학과 원칙은 닥터브로너스의 라벨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10개 이상의 인증을 획득한 닥터 브로너스의 인증 로고는, 단순히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에 그치지 않고 닥터 브로너스가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탄탄한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비콥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비콥 인증은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하나의 주체와 기업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성장하고 기여했는지 측정하는 인증이죠.


 저희 본사는 '체인지메이커'입니다. 닥터 브로너스의 존재 이유는 가장 뛰어난 비누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비누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비누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엠아이 인터내셔널은 수입 사이지만, 닥터브로너스를 수입하면서 너무나도 기준이 높아져서 그만큼 진정성을 가진 기업에 대한 시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닥터브로너스가 추구하는 '좋은 기업'이란 소비자, 그리고 우리 사회, 더불어 사는 동식물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것을 추구하는 데 그 기준이 있습니다.

 

 지금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도 대기업보다는 저희와 같은 '중소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업의 규모를 떠나서 기업과 소비자는 연결되어 있고, 기업과 환경이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기업들이 조금 더 긍정적인 충돌을 일으킨다면 우리가 다음 세대에 훨씬 더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닥터 브로너스의 비누는 'Cleanser for Body and Soul(몸과 마음을 위한 클렌저)'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닥터 브로너스의 비누를 사용하는 분들의 몸과 마음이 평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fin.




작성 및 정리ㅣ권용직 루트임팩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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