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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Aug 14. 2017

[패널토론] "체인지메이커 -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5주년 컨퍼런스 패널 토론 - 이태경 선생님, 박태진 대표, 이의헌 대표

루트임팩트는 5주년을 맞이하여, 2017년 7월 13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All about Changemakers>를 진행하였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누구인지, 왜 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는지, 체인지메이커의 Work, Life, Learn - 그 물음표와 느낌표를 담아 내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를 글로 담아 공유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시대를 지나 임팩트 네이티브의 시대가 옵니다.

가치지향적 부모에게서 태어나 선천적/후천적으로 소셜임팩트를 고민하

잠재 체인지메이커에서 우리가 제공할 교육은 무엇일지 이번 패널 토론에서는

"체인지메이커, 타고나는가 혹은 길러지는가"라는 주제로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진행자: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토론자: 이태경 양정여고 선생님/이의헌 사단법인 JUMP 대표/박태진 J.P. Morgan 한국대표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45분간의 패널 토론이 모두 궁금하시다면 (클릭/Youtube)


허재형 (이하, 허, 2:10) : 세션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서 많은 참석 감사 드립니다. 그만큼 한국의 사람들이 학습하는 환경과 교육 전반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분들께서 많은 관심을 평소 가지고 계신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세 분을 모시고 세션을 마련한 이유는 우리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고, 모든 시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교육의 중요성과 교육 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목소리는 늘 있어 왔던 것 같습니다. 현 시대에서도 새로운 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 지고 있고, 실제로 많은 분들께서 교육의 더 나은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계신데요. 오늘 세 분을 모시고,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에 체인지메이커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육을 진행해 주시고 지원해 주시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저희도 생각을 함께 해 보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Q) 첫번째 질문, "체인지메이커 - 타고나는 것인가, 길러지는 것인가"

허 (3:25) : 슬라이드 배경에도 있었던 질문인데요. 루트임팩트와 아쇼카가 말하는 '체인지메이커란 과연 타고 나는 것인가, 길러질 수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체인지메이커란 흔히, 다른사람에 대한 공감,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때까지 자신의 일을 추진하고 실행해 가는 능력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체인지메이커의 자질들이 타고나는 것인지, 길러지는 것인지 세 분을 통해서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태경 교사, 이의헌 대표, 박태진 대표, 허재형 대표 (왼쪽부터)


A) 빠른 성장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있으면서도, 우리 세대에서 (교육의) 결과물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 않나. 여기 있는 우리는 씨를 뿌리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이의헌 (이하 헌, 4:30) : 우선 이게 녹화가 되고 있어서요. 아름다운 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짜 제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소그룹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본 질문이 우문이죠? 어떤 것은 길러질 수도 있고 어떤 것은 타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두 가지를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첫번째는, 체인지메이커, 혁신, 창업도 마찬가지인데요.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 실업이나 취업에 대한 돌파구로 정부나 대학, 사회적으로 (창업을)강요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많이 들으신 예지만,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같은 창업가가 나오려면 본인이 왜 창업을 해야 하고, 본인이 왜 체인지메이커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는 앞 단계의 것들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물음을 하나 던지고 싶고요. 또 하나는 루트임팩트가 5년 만에 멋진 결과물을 보이기는 했지만, 체인지메이커를 키워 내고, 교육한다는 것이 그렇게 빠른 시일 내에 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말하는 집약적 성장, 빠른 성장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우리조차도 우리 세대에서 결과물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저희가 진정한 체인지메이커를 키우고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길 원한다면, 누군가는 씨를 뿌리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여기 있는 우리는 씨를 뿌리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허 (7:00) : 이의헌 대표님, 시대를 넘나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는 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교육하고 계신 이태경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 보겠습니다. 



A)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시민의식, 사회 참여란 의무가 아닌 권리... 체인지메이커란 변화를 만드는 것이므로, 그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교육의 우선 순위

 

이태경 (이하 경, 7:10) : 저도 아름다운 말로 이어가겠습니다. (웃음) 이의헌 대표님의 말씀에 굉장히 많이 공감을 하고요. 처음에 체인지메이커 관해서 시민의식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시민의식이라는 것은, UN에서 채택하고 있는 18세 미만의 청소년들,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협약에 보면, 시민의식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사회에 참여 하는 것을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 규정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주변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 관찰을 하고 관심을 갖고, 본인이 적절한 수준에서 문제 해결을 해 보고 참여하는 것을 아이들의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거든요. 시민의식이란. 성인이 됐을 때 갑자기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맞게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선에서 어려서부터 훈련이 되고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어떻게 안전하게 변화를 지도를 받으면서 바꿔 나갈 수 있는지 교육을 받아 나가야 하는 것인데, 학교 현장에 있는 아이들은 기회가 많이 없는 편이죠. 시민 의식, 체인지메이커, 변화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텍스트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교육 받은 지식에 더해서 움직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교육이라고 한다면 체인지메이커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충분히 변화를 만들고 싶어 하게끔. 도전정신이라든지, 동기부여, 안내 이런 것들을 우리가 해 주면, 그 안에서 아이들은 충분히 본인이 해 보고 싶은 문제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고 뭔가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모여 있는 헤이그라운드라는 자리도 사회혁신가들에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리가 아닐까 해요. 지원도 있겠지만. 그러나 지원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허 (9:30) : 선생님, 말씀 감사합니다. 실제로 선생님께서는 처음부터 선생님이셨던 것은 아니고, 일반 기업에 잠시 몸을 담으셨다가 큰 뜻을 품고 선생님이 되셨어요. 어떻게 보면 많은 다른 선생님들과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실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음은 박태진 대표님께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J.P.Morgan이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기업에서 재직하고 계신데요. 교육과 떨어져 있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업을 경영하고 계신 입장에서 교육 및 체인지메이커에 대한 생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앞에 소개된 임팩트베이스캠프를 몇 년 째 후원해 주고 계시고, 이 외에도 우리 사회의 여러 비영리 단체와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소에 느끼셨던 생각을 나눠 주시면 좋겠습니다. 



A) (금융사에서) 직원을 평가할 때에도 hard working, rain maker의 시대를 지나 요즘은 game changer의 마인드셋이 중요. 연결성, 복잡성 그리고 빠른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기업의 솔루션 파트너로서 변화를 앞서 내다 볼 교육이 중요


박태진 (이하 박, 10:50) : 체인지메이커라는 단어 자체가 J.P.Morgan으로서도 그렇고, 저 개인적으로도 많이 와닿는 사업이고 단어입니다. 왜냐하면, 큰 기업에서 직원들의 평가시, 제가 직장 생활을 30년 했습니다만, 예전에는 직원들을 평가할 때 많이 쓰는 단어가 hard working이에요.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나, 집에 안 간다, 잠을 안 잔다, 가족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등, work and life balance가 굉장히 걱정된다는 것이 긍정적 평가의 기준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rain maker라는 단어를 썼어요. 이는 마치 기적을 만드는 것 같은 단어로 들리잖아요? 그 뜻은, 친구들이나 주변, 부모님 등을 통해 deal을 가져 오는 사람, 약간 실력과는 상관 없는 rain maker라는 단어를 많이 썼습니다. 최근에는 가장 많이 좋아하고 쓰는 단어가 game changer에요. 체인지메이커와 game changer는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금융 산업도 많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변화를 주도할 인물인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금융 산업이 예전에는 심사를 해서 대출을 하고 기업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즉 프로세싱하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에요. 그 이유는 금융 산업도 예전처럼 시장이 작은 것이 아니고, 전세계가 많이 이어지잖아요. 연결설 connectivity가 중요해 지고, 금융 상품도 굉장히 복잡해 지고, 굉장히 빨리 성장합니다. 기업은 성장하는 속도도 빠르고, 쇠퇴하는 속도도 빨라요. 성장하는 기업과 함께 파트너로 일하려면 굉장히 앞서 나가야 하고, 게임을 체인지할 수 있는 mind-set이 필요한 것 같아서, 이 사람은 흐름을 읽고 있는지, 조금 더 앞을 내다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따라서 이런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13:50) 저는 고민 중의 하나가 그거에요. 인터뷰를 한다든지 할 때, 앞에서 말한 것에 대한 자질을 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공부한 사람, 해외에서 공부한 사람을 봅니다. 또, 해외에서 중학교부터 한 사람, 대학교에서 한 사람들, 아예 국내에서 계속 한 사람들이, 교육이 체인지메이커 자질에 영향을 주는지 아직은 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인터뷰할 때나 적극적인 사고는 많이 제시를 하는데, 이것이 결과물인지, 즉 적극적인 사고를 보이기 위한 보임 즉 show-off가 아닌 (진정한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자질이 갖춰져 있는지는 사실 저희로서는 알기가 어려워요. 그런 것들이 저희가 고민하는 차에, 체인지메이커를 교육하는 루트임팩트에 회사로서 참여하게 돼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 (14:58) : 저 개인적으로도 game changer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인상적으로 들립니다. 마침 두 번째 질문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됩니다. 



Q) 두번째 질문, "교육 혁신, 변화의 걸림돌은"

허 (15:06) : 사실 교육이라는 것이 그 사회에 필요한 시민과 사회 각 분야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한다는 사회의 한 축이 될 텐데요. 게임이 바뀐다면, 게임에 뛰어야 할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요구되는 스킬도 마찬가지로 변화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유는 모르겠으나 늘 게임이 바뀌는 속도에 비해 교육이 바뀌는 속도는 조금 늦는 것 같습니다. 요즘도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여러 목소리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다양한 주체들이 교육을 바꾸어 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성동구 안에서도 한양대학교와 성동구에 소재한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모여서, 미래 인재를 새로운 게임에 맞춰서 양성, 길러낼 것인가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든 시대에서 교육의 변화가 조금 늦었던 이유는, 늘 교육을 가로 막는 걸림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안교육, 혁신학교, 특성화 고등학교, 4차 산업 혁명에 맞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여러 목소리가 있지만, 그 변화를 더디게 느리게 하는 걸림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아직 문제라고 제기되고 있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위험 요소들도 있을 텐데요. 그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A) 4차 혁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의 기회가 편중. 사회 혁신/체인지메이커 조차도 엘리트가 향유할 염려가 있다. 주변의 나와 다른 커뮤니티와의 교류가 필요 


헌 (17:00) : 교육 혁신을 가로 막는 장애물은 너무나 많죠? 그 중에서 저는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웃음) 여러분 중에 수급자 가정이나 차상위 가정 출신이신 분이 계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저게 무슨 말이지? 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저는 이런 상황이 혁신을 가로막는, 혁신의 기회가 편중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인터넷이 나왔을 때, 요즘은 IT 기반으로 4차 혁명 등을 얘기하면서, 이러한 정보가 사람들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주고, 교육의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언론에 나오는 예만 들어도, 점점 대학 진학을 예로 들어도,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에 따라서 자녀들의 교육 기회가 제한된다든지 그런 일들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사회의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우리가 이 자리에서 사회 혁신, 게임 체인지, 체인지메이커 이런 단어들이 이러한 앞 단계의 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허한... 이러한 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가질 수 있는 우리들만을 위한 것이 돼 버리지 않을까? 좀 더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혁신, 변화라는 키워드조차도 엘리트들, 부모나 나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염려)이 있고요.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주변을 둘러 보고, 주변의 나와 다른 커뮤니티와 사람들과 배우고 느끼고 교류하려는 그런 작은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허 (19:35) : 교육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비단 교육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말씀 하셨던 대로 모든 사회의 변화와 변화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소외되는 사람 없이 같이 가야 한다는 부분, 너무나 귀한 말씀 인 것 같고요.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할 때 걸림돌이 된다고 얘기하는 것이 관계자가 계시면 죄송합니다만, 정부와 공공기관이라는 얘기를 비영리단체에서 종종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실 현장, 고등학교 공교육 현장에서 이태경 선생님께서는 변화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데요. 실제 느끼고 계신 걸림돌이라든지, 걸림돌을 마주하셨을 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실제 사례와 함께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변화의 속도를 가로 막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숫자'. 감춰진 교육 의도보다 숫자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교육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지 않았나 생각


경 (20:45) : 일단 혁신의 변화의 속도를 가로 막는 것이 있다면, 학교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숫자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고 고민하기보다는 숫자를 볼 수 밖에 없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녹화가 되고 있어서 말하기가 꺼려지긴 하는데 (웃음) 이 질문을 받고, 어제 이런 일이 정말 저에게 있었어요. 짤막한 에피소드가 두 가지가 있었어요. 첫번째는, 학교에서는 기말고사가 끝난 기간인데, 기말고사가 끝나고 채점을 하고 아이들의 성적을 확인하는 기간입니다. 저희 교무실에 학생 한 명이 찾아 와서 어떤 선생님께 얘기를 하더라고요. 내용을 들어 보니, 너무 아쉽게 자기의 답이 모두 오답이 된 상황이었어요. 그 상황이 얼핏 듣기에 하나가 맞으면, 등급의 숫자 하나가 변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아이가 사정을 말하고 이것은 정답으로 인정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얘기를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안 된다고 하시는데, 제 기억에 두 시간을 못 가고 거기에 서서 있었어요. 오답이기 때문에 이게 맞는 문제로 인정될 수는 없을까, 두 시간을 떠나지 못 하고 서 있더라고요. 도대체 왜 저러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왜 저기서 저렇게 있을 수 밖에 없을까? 숫자 때문에. 그리고, 오후에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22:42) 기말고사가 끝나서, 이제 성적에서 벗어나서 의미 있는 경험을 해 줄 수 있을까하고 교과 차원에서 행사를 열었어요. 아이들이 굉장히 많은 과제로, 숙제를 내면서 나름대로의 지식 정보를 만들어 내잖아요. 이것들이 선생님만 보고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 컨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위키 백과 같은 곳에 등재를 해 보면 어떨까 하고 사전 설명회를 열었어요. 애들이 왔더라고요. 왜 참여하려고 하는지 물어 봤죠. 한 명이 상장 개수를 늘려야 하니까요라고 대답했어요. 솔직하게 말해 줘서 오히려 고마웠고, 그런 친구가 이런 경험을 해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고마웠어요). 그런데 왜 상장 개수가 중요한지 물어 봤더니, 이런 것들도 정량화돼서 수치에 반영될 것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23:51) 아이들이 처음에 말씀 드렸던 대로 이러한 변화를 가로 막는 것은 아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배우기 위한 고등교육으로 감에 있어서, 숫자라는 것들, 등급이라는 것들이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감춰진 교육 의도보다는 숫자에 집착하는 것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환경들이 교육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허 (24:25) : 숫자라는 키워드가 자꾸 맴도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위 말하는 성과가 숫자로 치환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숫자가 본질을 넘어 서서 요구되어 질 때에,사실은 근본적인 변화를 더디게 하거나 변화의 방향을 왜곡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숫자나 성과에 익숙하시고 가장 잘 아시는 분께서 여기 계시는데요. (웃음) 저희도 루트임팩트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어려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소셜 임팩트, 사회 환경적인 변화, 또는 가치들이 측정하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주체가 모여서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언어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들을 같이 마련을 하고 그에 따라 변화를 추진해 가고 있는데요. 지원자 혹은 후원자의 관점에서 보셨을 때에 박태진 대표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JPMorgan Chase & Co.에서 소셜 임팩트를 측정하는 모델


박 (25:41) : (위 슬라이드 참고) 원자핵 발전소 표 같은데요. J.P. Morgan이 전 세계에서 쓰고 있는 사회 사업 관련해서 쓰는 예산이 약 2억 5천만불 정도가 됩니다. 그것을 쓰기 위해서 어떤 철학을 갖고 쓰는지 본사에서 만든 하나의 표가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 쓰느냐, 누구를 위해서 쓰느냐, 어떻게 쓰느냐, 어떤 방법으로 쓰는가가 있습니다. 예전에 금융기관에서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은 마치 정부에 세금을 내듯이 창출한 수익의 일부는 사회에 돌려준다는 막연한 일방적인 환원이었어요. 지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동반 성장'이라는 것이 기업 사회 활동의 키워드 입니다. 동반성장은 어디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 하면요, 1)소상공인 즉, 작은 산업의 성장, 2)지역 사회의 발전과 같은 맥락인 주변 지역의 발전, 특히 미국의 경우는 주 중에서 소외된 경우, 산업의 변화에 따라서 성장이 지체되거나 완전히 죽어 버린 도시를 다시 살리는 경우 예를 들어 디트로이트가 되는데요. 한국도 그런 식으로 작은 소상공인도 있고, (이태경 선생님이 계시는) 이천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작은 도시, 지역에 대한 발전이 그 대상이 되겠지요. 3)일자리 창출 및 그를 위한 기술 교육 등이 대상입니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4)실제로 금융회사로서 일자리 창출을 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는 재무적인 튼튼함, 재무적인 건전성을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사업체를 만드는 것이 마지막으로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이것이 한 국가에 특정된 표가 아니고, J.P.Morgan이라는 금융기관에서 사회 사업을 하는 목표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 굉장히 와 닿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같이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A) 금융 기관에서의 교육은 정보 공유 및 금융 사고 예방을 위한 것 위주. 소통 및 모빌리티가 중요한데, 그러한 게임 체인저로서의 교육은 참 없어요. 


박 (29:07) : 교육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요. 저희도 교육이 하나의 큰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금융기관의 교육의 목표는 규범, 이것은 해서는 안 된다, 정보에 대한 공유,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한 교육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수를 해야 하고, 모든 것이 다 데스크탑을 보면서 온라인으로 일어나요. 다 맞아야 통과하는 식의 교육입니다. 실제로 정말 게임 체인저로서의 교육은 참 없어요. 그런 교육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과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 내에서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모빌리티라고 얘기하는, 사업 부서별로 이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것이 포함됩니다. 저희가 루트임팩트의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저희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금융인, 게임체인저로서의 소양을 어떤 식으로 교육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저희가 체인지메이커에게서 배우겠습니다. 


허 (30:50) : J.P. Morgan은 숫자를 다루는 회사이지만 사회적 가치를 숫자 없이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설명해 주신 듯 합니다. 



Q) 세번째 질문, "우리나라의 교육의 긍정적 변화를 위한 역할과 협력"

허 (31:03) : 교육 변화를 위한 많은 걸림돌이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패널 세 분이 모여 계신 것이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교육 자체에 많은 사람들이 관련되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이라는 것이 워낙 중요한 하나의 거대한 체계 시스템인데, 그것이 하나의 주체나 개인이 바꿔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 하실 것 같습니다. 지금 드리는 질문은, 공교육 현장의 선생님과 우리 사회의 교육의 평등을 실현하시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시는 종사자, 그리고 기업에서 사회적 책임, 사회 공헌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의 변화를 위해 후원하고 계시는 세 분의 다른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고, 다른 주체들과 협력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 진정한 임팩트는 청소년들이 20년, 30년 뒤에 인생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20년 전 내가 힘들 때 좋은 언니/오빠/형/누나가 있었지라며 그 친구가 내리는 어떤 결정의 나쁜 영향의 강도가 조금 줄어들 수 있다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지 않나 생각


헌 (32:32) : 두 가지로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첫번째는 협력,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JUMP는 대학생들이 일년동안 일주일 8시간씩, 일주일 두세 번 정도씩 청소년들과 만나서 교육을 진행하는 모델입니다. 올해를 기준으로 500명의 대학생들이 2,000명의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고요. 이 학생들에게 15억 정도 장학금을 주고, 사회적 가치로 바꾸면 200억-400억 정도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사단법인인 JUMP는 제가 이사장이고 이사들의 평균 나이가 35살 정도 됩니다. 그 말은 저희 돈은 하나도 없다는 얘기죠. 그게 가능한 이유는, 현대자동차, 서울장학재단, 고려대학교, 성북구청 등 다양한 민/관/학의 파트너십, 협업을 통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WFP에 계시는 소장님 말씀을 빌면, 전 세계에 기아/빈곤 문제가 있지만 음식은 남아 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은 분배와 logistics의 문제인 건데, 복지 모든 복지는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자원들은 많이 있는데, 그것이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분배가 안 되니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희는 그것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34:24) 조금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각각의 기관들이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 해결을 할 때 우선 생각해 봐야 할 것으로 이것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타이타닉 호에서 사람을 구해 낼 때, 노인, 여성, 아이, 장애인, 그리고 맨 끝에 젊은 사람들이 탈출을 하잖아요. 이것을 효율의 차원에서 보면 이런 사람들이 먼저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박) 금융인이 제일 마지막이죠. (웃음) 그렇게 따지면 특히 교육, 복지, 자선의 문제를 생각해 보면, 공공의 재화 등을 분배할 때에는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러한 원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투자를 할 때에는 저희 JUMP의 임팩트, 아웃풋이 무엇이냐고 얘기하면, 파트너를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성적이 오르고, 대학생이 변해요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저희가 생각하는 진정한 임팩트는 저희와 관계를 맺은 청소년들이 20년, 30년 뒤에 인생의 주로 나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20년 전에 내가 힘들 때 좋은 언니/오빠/형/누나가 있었지라고 하면서 그 친구가 내리는 어떤 결정의 나쁜 영향의 강도가 조금 줄어들 수 있다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특히, 투자를 하실 때 민/관에서 이런 차원의 접근을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A) 어떤 일이 하고 싶은지, 성공이든 실패인든 그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 중/고등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고, 따라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시야를 가지고 고민한 흔적이 보였으면 하는 바람


박 (36:33) : 인터뷰를 할 때, 젊은 청년들과 얘기를 하면 왜 타이타닉에 마지막에 남을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하면서도 왜 금융을 지원했는지를 물어보면 별로 답이 나오지 않아요. 비단 금융에만 제한된 것 같지 않고,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에나, 대학에 들어갈 때에도 아무 생각없이 시류에 따라서 가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요. 저희는, 체인지메이커가 그런 것에 대한 눈을 뜨게 하는 젊은 청년들한테.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인든 그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이루어 질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은 것 같고요. 그것이 한국의 학생들과 해외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점은, 그런 면에 있어서 저희는 조금 더 결과에 치중해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지 않나,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시야를 가지고 고민한 흔적은 좀 적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체인지메이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 당장은 성적에 조급해 하지만 그 차원을 넘어 왜 이 시기에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공부를 위해서 본인이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 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중요... 학교가 모든 것을 교사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많은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 학교의 담을 조금만 낮출 때 많은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경 (38:10) : 이의헌 대표님의 협력, 박태진 대표님의 왜 했는지에 대한 키워드가 많이 와 닿았습니다. 학생들이 이 시기에 경험해야 할 것들, 자기의 관심 분야에 대해 쌓아갈 것이 폭이 넓은데, 한 분야만 공부해 오신 선생님들이 모든 경험의 기회를 다 주기는 힘들잖아요. 학교가 사회적 자본을 애들한테 연결할 기회를 주기 위하여 학교의 담을 조금 낮춘다면 더 많은 기회를 아이들이 가질 수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박대표님 말씀처럼 왜 내가 이것을 해야 하는지 생각을 하고, 고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좋은 선택을 위해 무엇을 왜 배울 것인지보다는, 당장은 성적에 조급해 하지만 그 차원을 넘어 서서 왜 이 시기에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공부를 위해서 자기가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할 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것 자체도 많은 사회적 자본과의 협업을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도 저희 학교와 교육적인 실험을 하고 있는 교육 파트너들이 계신데요. 저희 학교가 이런 것들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를 떠나서, 자신의 고유성에 대해서 관찰을 하고, 고민을 하고, 자기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예술가분들이 함께 해 주고 계세요. 멀리서 오셔서 아이들이 창작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해 보고, 자기를 관찰해 볼 수 있게 시도를 해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을 배우기 원하는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하길 원하는지 등을 청소년들이 주도해서 연구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자리에도 계시는 진저티 프로젝트 아이들의 청소년 주도 연구를 도와 주고 있기도 합니다. 학교가 모든 것을 교사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많은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 학교의 담을 조금만 낮출 때 많은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허 (40:54) : 선생님께 한 가지 더 여쭤 보고 싶은데요. 아이들의 변화를 실제 매일 보고 계실 것 같아요. 아이들이 새로운 교육을 통해서 인상적으로 변화한 사례를 청중들과 나누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A) 아이들이 (체인지메이커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실패도 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들 외에도 여러 가지를 아이들이 경험


경 (41:11) : 사례는 조심스럽긴 합니다. 왜냐하면, 사례는 많지만 사례는 만들어지는 것이거든요. 이러한 사례가 나와서 중요하다기 보다, 사례가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고민들을 했고, 어떤 교육적인 의도를 갖고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했을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 자리가 체인지메이커스 자리라서 조심스럽긴 한데, 아쇼카 한국과도 같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변화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을까 진행하고 실험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매년 3년 째, 아이들의 체인지메이킹 활동을 체인지메이커 학교라는 이름으로 도와 주고 있습니다. 교육이 아닌 지원의 형태이고, 아이들이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합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아이들이 학교 앞의 분식점, 소상공인 분들, 지역 사회 안에 있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분들을 도울 수는 없을까 자기들이 생각하고 있었어요. 학교 앞에 생활의 달인 같은 곳에 나온 굉장히 유명한 셰프님이 분식점을 열면서, 원래 있었던 분식집 사장님이 큰 타격을 받으셨어요. 새로 생긴 집에 갔는데 맛있어라고요. 기존 분식점 사장님이 어려워 하셔서 아이들이 도와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돕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면서 변화를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사례나 결과보다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낀 것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학교 앞이니까, 문방구, 서점, 분식집 등 학생들이 뭔가를 사 가는 소상공인 분들이 점포를 많이 운영하고 계신데요. 3년 사이에 하나하나씩 문을 닫고, 학교 앞에 서점이 없어지고 컴퓨터 대리점이 생기고, 문방구가 없어지고 장기요양원이 생겼어요. 어렵다 보니 그런 것들이 사라졌어요. 따라서 아이들이 책 하나 사려면 2km를 걸어 나가야 하고, 문방구에 한 번 가려면 더 먼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학교 밖의 소상공인의 문제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런 문제들을 관찰을 해 보고 좌충우돌 해결해 나가면서, 지역사회가 우리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고, 실제 어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지, 이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도 많이 했었거든요. 아이들과 체인지메이킹 활동을 하다보면요, 모든 회의, 문제 정의, 문제 관찰, 솔루션 도출이 교실에서 일어나요. 저기의 문제는 이것일 거야라며, 그 곳에 한 번도 가 보지 않고, 교실에서 상상 속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도출합니다.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실패도 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실제 문제가 일어나는 현장에 가 보고, 그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니까 제대로 된 문제는 이것이었구나. 아이들이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들 외에도 여러 가지를 아이들이 경험했습니다. 하나를 꼽자면 이 사례가 기억이 납니다.  



허 (44:57) : 저 학생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수업 혹은 경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등학생이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무언가를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네요. 교육을 이야기하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한 마디씩 하실 수 있는 일상이기도 하고, 본인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자녀 교육의 관점에서, 여기 계시는 학생분들께서는 당장 수업을 듣는, 참여하는 학생으로서 생각을 많이 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분과 토론에서 자리가 마련됩니다. 이미 서른 분 가까운 분들께서 참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의헌 대표님의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이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46:10) 교육이라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씨앗을 뿌릴 때 꼭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분위기 때문에, 씨앗을 뿌리는 과정 자체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씨앗을 뿌리는 사람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과 하지 말아야 하는 역할이 무엇일지 각자 마음에 품어 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 fin.



 


작성 및 정리ㅣ장선문 루트임팩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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