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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Jan 26. 2017

[오늘의솔루션]당신의 커뮤니티는 안녕하십니까?-2

해외 사례로 보는 커뮤니티 솔루션 : 다운타운프로젝트



[오늘의솔루션]당신의 커뮤니티는 안녕하십니까?-1('토트네스 타운'편) 




Solution 2. 오피스 씨티(다운타운프로젝트, 미국)

: 역발상을 통해 기획된 복합 다기능 커뮤니티



  라스베가스는 화려한 카지노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라스베가스의 구도심(Old Downtown)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 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카지노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도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현재 카지노가 밀집되어 있는 신도심(New Downtown) 개발이 추진되면서 구도심은 지속적으로 낙후되어 갔다.


  이에 따라 라스베가스 구도심은 도박 도시, 넘쳐나는 홈리스, 중단된 공공서비스, 미국에서 가장 교육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도시 등으로 불렸으며, 창업과는 도통 관계가 없는 곳이었다. 도시계획매뉴얼, 마스터 플랜도 정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자포스(Zappos)의 창업자인 토니 셰이는,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사옥을 필요로 했고, 다만 많은 리더들이 선택하는 사옥 건립 방식이 ‘그들만의 리그’를 가진 별세계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폐쇄된 리그’가 아니라, NYC처럼 도시 같은 커뮤니티 일터를 만들고 싶다는 역발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역발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토니 셰이는 10여만 평, 100여개의 건물(남대문시장의 8배, DDP의 4배)을 지닌 오피스시티를 만드는 다운타운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을 제1원칙으로 토니 셰이가 접근한 것은 아니다.)


사진제공 : TechZulu





다운타운프로젝트의 방향성


  그는 다운타운프로젝트의 핵심가치로 3C(Collisions : 만남, Co-learning : 공동학습, Connectedness : 상호연결)을 내걸었다. 또한 Return on Investment(투자자 이익의 극대화)보다는 Return on Collison(만남의 극대화)를 중시했다. 이러한 가치를 중심축으로 토니는 여러 시도를 이어나간다. 그는 랜드마크와 같은 공룡 자본을 통한 개발을 지양했다. 대신에 IT스타트업, 디자이너, 뮤지션, 작가 화가 등의 예술가 및 전문가 등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혁신이란 기술자+기술자가 아닌 ‘서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을 때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믿음에서였다. 따라서 다른 직종 간의 플레이어들이 언제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바와 카페, 식당을 만드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의 다운타운프로젝트의 색깔을 지키면서도, 지역사회와의 상생하기 위한 시도 역시 눈에 띈다. 교통, 의료, 교육 등의 기반시설은 스타트업과 협업하여 조성하였고, 무이자 대출 서비스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낮은 부담으로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도왔다. 혁신적인 시도가 가능한 갤러리, 부티크, 음식점들이 주요 지원 대상이었다.


 이쯤 되면 눈치를 챘겠지만, 다운타운 프로젝트의 지향점은 소위 말하는 공룡빌딩, 즉 랜드마크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스타트업이나 로컬 커뮤니티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고, 나아가 스타트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지역에서 작지만 젊은 상권이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유도해 온 것이다.



  토니는 혁신가들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턴테이블 헬스(Turntable Health)는 보험 없이, 월 80달러로 무제한 1차 진료와 건강강좌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24시간 스카이프로 의사와 상담할 수 있으며, 요가, 건강관리, 식이요법을 배울 수 있다(주방에서 만들어 보여줌). 1차 진료를 가장 우선시하여 아프기 전에 미리 돌보고, 사람들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게 가르친다.


사진제공 : 9thbridgeschool.org


  아이들을위한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와 협업하여, 1,000명을 다운타운으로 초대해 다운타운 일대에서 가르치며 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집과 교육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지역의 혁신가들이 공동으로 아이들 교육을 책임질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9th Bridge School을 세워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을 찾도록 기업가정신을 교육한다. 혁신가이면서, 배움의 과정을 창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드리머를 기준으로 교사를 선발하며, 신경과학, 인지발달에 기반한 감정표현과조절 역시 교육의 일부이다.


사진제공 : GIGAOM


  예술가들을위한 공간 역시 마련되어 있다. 커피숍이자 갤러리인 이머전시 아츠(Emergency Arts)에서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자칫 병원인 줄 알고 들어가 본 사람들이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 컨테이너 파크(Container Park)는 버려진 컨테이너를 다양한 상점, 공연장, 놀이터, 지역주민, 소규모 스타트업의 공간으로 재구성한 공간으로, 성수동의 커먼그라운드를 연상케 한다. 이곳은 문화예술공간, 휴식공간, 업무공간의기능을 복합적으로 담당하며, 네일아트, 카페, 과자전문점 등 새롭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소상공인 대상으로 6개월간 상점을 임대해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근처 대학생들의 동아리방으로 사용되는 컨테이너 단지 러닝빌리지(Learing Village), 70여 곳의 스타트업 창업을 인큐베이팅하는 라스베가스 테크 펀드(LasVegas Tech Fund)도 있다. 러닝빌리지의 경우 교도소에서 막 출감한 사람들이 숙식을 하는 사회적응 프로그램의 장소로 쓰이기도 하며, 라스베가스 테크 펀드는 스타트업 간 정보 및 인적네트워크를 교류하는 매거진 발간, TED로 대표되는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 다운타운 프로젝트


 토니 셰이의 자포스(Zappos)본사 이전 필요성에 따라 시작된 다운타운프로젝트이지만, 어쨌거나 '도시재생'이 제 1목표는 아니었더라도 "도시를 거대한 커뮤니티로 만들겠다"는 그의 시도는 라스베가스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 사실이었고 다양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도시는 다이내믹하게 변해갔다.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망설임을 줄이고 용기를 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나름대로 교육이나 의료 이슈 등 전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차원의 문제들을 혁신적으로 타개하려는 기업/프로젝트 단위의 시도들도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예상되는 문제들이 역시 함께 고개를 들기 마련인 법. 다운타운프로젝트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만들어내는 기업 본위의 시도라는 점에서 혁신적인 역발상의 대표 성공사례가 되었다. 그러나 이에 따라 불거잔 지가 상승의 문제는 결국 '토니 셰이의 배만 불리우는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과 이에 따른 지속가능성 이슈에 부딪치게 되었다. 더불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네바다로의 인구유입이 저조해지면서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평가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운타운 프로젝트의 대변인인 킴 쉐이퍼로부터 엿들을 수 있겠다.


                                                                             (출처 :  [머니투데이, 140307, "(유병률의 체인지더월드)]


사진제공 : Youtube


  

 "누가 봐도 라스베가스는 도시를 창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도박도시에다, 좋은 대학이 있는 것도, 돈 많은 투자자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스타트업이 몰리고 있지만 성장하면 실리콘밸리로 돌아가 버릴 수 있다. 저녁무렵, 네온사인 안으로는 어떤 만남들이 이뤄지는지 몰라도, 네온사인 사이로 홈리스들이 쉴 곳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시청은 돈이 없어 일주일에 4일만 문을 열고, 많은 공공서비스를 중단했다. 어느 큰돈 번 젊은 재벌의 또 다른 도박일 뿐이라는 원주민들의 소외감 섞인 시선도 있다. 토니 셰이는 왜 이런 곳을 선택했을까? 


  킴 쉐이퍼는 "토니 셰이가 여기 살고 있고, 자포스의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감이 있다"고 말했다. 토니셰이는 자포스 직원이 74명이던 10년전,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네바다주 핸더슨으로 옮겼다. 라스베가스에서불과 26km 떨어진 곳. 직원들 대부분이 콜센터에서 일하고, 24시간 순환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직종의 근로자들을 모으기 쉬운 곳을 선택했다. 라스베가스에 도시를 창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바로 그와 자포스 직원들이 살아왔고, 살아갈 땅이기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그가 유토피아를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 킴 쉐이퍼의 설명이 인상적이다. "홈리스, 도박폐해 같은 사회문제들도 해결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선단체도, 비영리도 아니다. 3억5000만 달러도 많은 돈이 아니다. 그리고 다운타운프로젝트는 회사이다.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모르지만 이 투자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하고, 지속가능해야한다. 다만 우리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고, 우리 스스로 좋은 사람들이라 믿고 있다. 물론 우리가 항상 옳을 수는 없다. 많은경우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어떤 도시도 가보지 않은 다른 루트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의무감, 영리 기업, 선한 의지, 개척 정신의 키워드는 다운타운 프로젝트를 어떤 모습으로 이끌어가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런 점이 궁금하다!


1. 라스베가스의 컨테이너 파크(Container Park)와 유사하게 한국에 이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실제로, 라스베가스의 컨테이너파크와 같은 형태의 활용은 한국에서 꽤 많이 벤치마킹되어있다. 건대입구의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를 시작으로, 서울숲의 언더스탠드에비뉴(UNDERSTAND AVENUE)가 대표적인 벤치마킹 사례이다. 두 사례 중에서 조금 더 의미의 차원에서 라스베가스의 그것과 비슷한 사례는 언더스탠드에비뉴가 될 터. 언더스탠드에비뉴에는 다양한 소셜벤처 상품을 비롯하여 청년들을 고용하여 운영되는 식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디자인의 차원에서 컨테이너 파크와 유사하지는 않으나 성수동 일대에서 다양한 소셜벤처들과 청년 혁신가들이 함께 모여 협업(Co-Working)하고 공동주거(Co-Living) 모델을 만들어내는 등의 움직임을 한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자연주의 커뮤니티'의 본보기가 되어 준 토트네스 타운의 사례에 이어, 이번에는 역발상을 통해 기획된 오피스 씨티 커뮤니티인 토니 셰이의 '다운타운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딘지 모르게 두 가지의 커뮤니티 혁신 사례 모두 '계획된 네트워크를 통한 수렴과 발산'의 테제 아래 놓여있다면- 이제 우리는 '내면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커뮤니티가 되어버린' 사례를 살펴볼 차례이다. 그래서, 다음 화에 소개할 커뮤니티 혁신 사례는 '커뮤니티 에고(ego)'임을 예고한다-!  - fin -



리서치ㅣ디벨롭ㅣ정리 : 권용직 오늘살롱 프로그램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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