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그 참을 수 없는 귀여움

일종의 고백

by 꿀별

팀홀튼 매니저의 리는 잔소리가 심하다. 가뜩이나 바쁜 팀홀튼에서 리의 잔소리까지 더해지니 얼마나 정신이 없는지 모른다. 그녀의 잔소리 정도는 팀홀튼에 자주 오는 손님이라면 익히 알고 있다. 리가 오프인 날, 손님들은 종종 맨날 소리 지르는 사람은 어디 갔냐 묻곤 했으니까.


리가 밉지만, 리에게는 치명적인 포인트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리는 너무 귀엽게 생겼다는 거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시츄!! 그래 바로 귀여운 시츄를 닮았다. 입모양이 3을 90도로 돌려놓은 것 같다. 키는 얼마나 할까. 한 156cm 되는 것 같다. 눈도 똥글똥글.


그녀는 50세가 넘었음에도 에너지가 넘친다. 기분파라 신나면 노래를 부르고, 만세를 한다. 화가 날 땐 쒸익쒸익 거리다가 소리도 지른다. 하여간 리더들은 아주 그냥 자기 맘대로 지!


하루는 화장실 청소를 하러 가는 길이었다. 처음으로 맡게 된 일이라 화장실 청소 용품을 챙기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데 리가 부르기 시작했다.


“썸머어~~!!”


안 봐도 back and forth(왔다 갔다) 하지 마라, 우왕좌왕하지 말라는 말이겠지 예상이 됐다. 볼 안 가득 잔소리를 장착한 매니저 리. 괜히 귀찮은 일이 생긴 것 같아 약간 긴장한 채로 쫄쫄 쫄 달려갔더니, 자기 팔을 휴지 두 개에 꽂아 넣은 채였다.



근데 그 팔이..! 통통한 팔이 너무 귀여운 거다. 튜브도 아니고 왜 저렇게 끼어 논거야!! 짱귀여워 진짜!!!




화장실을 조용히 청소하다가 옆의 코워커에게 물었다.


"매니저 리 귀엽다고 생각해 본 적 있니?"


화장실엔 분명 우리 둘뿐인데 주변을 슬쩍 돌아보던 코워커는 답했다.


"Never.."


여기서 2년을 근무한 코워커는 리의 잔소리에 진절머리가 난 듯했다. 내가 매니저 리를 귀엽게 볼 수 있는 이유는 팀홀튼을 언젠간 떠날 곳으로 바라보기 때문일지도.


Q) 만약 평생직장이라 생각해서 들어간 회사의 부장님 잔소리가 리처럼 심하다면?

A) 그건 버틸 수 없는 일이다.


Q) 그런데 리처럼 귀엽게 생겼다면?

A) 그건 고려해 볼 일이다.(는 뻥ㅋ)


최근 두 명의 코워커가 나갔다. 잔소리를 심하게 한 리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나간 코워커들을 대신해 뼈 빠지게 일할 사람은 나를 포함한 남은 사람들이다. 리가 밉다.


미운 마음을 가득 안고 리를 슬쩍 보면 오 제법 귀엽다. 가끔은 너무 귀엽다고 말하고 싶은데 절대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저 패실패실 웃고만 있다.


그녀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입가에 미소가 가득이다.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이게 사랑 아니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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