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인생을 부러워할 필요 없는 이유

SNS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

by 꿀별

오래간만에 친구와 통화를 했다. 친구는 내게 외국 생활이 어떠냐 물었고, 나는 힘든 일들을 읊었다. 친구와 대화를 하다 보면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이 툭툭 나오곤 한다. 친구는 그런 내게 말했다. 블로그를 읽고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다고.

그립다 그리워


거의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 쓰지 않으면 잊기 십상이니 사진과 함께 그때 느꼈던 것들을 담는다. 시간이 지나면 이 날들도 추억이 될 테니까.


고작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좋은 일들과 좋지 않은 일들이 있다. 나는 주로 좋았던 일을 편집해 블로그에 올린다. 블로그에서 만큼은 행복한 순간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블로그를 들여다보면, 꽤나 사랑으로만 가득 찬 하루를 보낸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당연히 인스타그램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나는 워킹홀리데이가 쉬운지 알았다. 한국에서 읽었던 후기 글에는 “집 구하기 성공”, “잡 구하기 성공“ 같은 한 문장으로 그들의 경험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 안의 무수한 우여곡절들을 상상할 수 없었다.


밴쿠버에 와서 집을 찾기 위해 공고를 뒤지고, 뷰잉을 하고, 잡을 구하기 위해 이력서를 돌리고, 인터뷰를 보면서 아 이게 쉬운 게 아니구나 알게 됐다. 내가 봤던 글에는 레쥬메를 돌리며 마주하는 소통의 머뭇거림과 막막함, 방세를 낼 때 피땀눈물이 나는 세밀한 마음은 보통 생략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환상으로 찼던 내 마음이 그것까지 구체적으로 읽어줄 생각은 없었을 지도.


캐나다에 와서 지냈던 첫 번째 집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하루는 햇살이 들어와 문에 비친 나의 그림자가 예뻐 보였다. 그 장면을 촬영하는데, 문에 붙은 종이가 거슬렸다. 집에서 지켜야 하는 룰이 적혀있는 종이였다. 나는 그 종이가 카메라에 들어오지 않게 방향을 조정해 예쁜 그림자 사진을 남겼다.


내가 막연히 바라봤던 남들의 인생은 이런 것이었다.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의 제약은 대체로 담기지 않았던 것들. 이미 편집되어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것들. 나는 그것을 무턱대고 부러워했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알고 있는, 지난했던 내 삶과 비교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타인의 삶을 무작정 부러워하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바라보는 타인의 삶은 단면일 뿐이고, 그 사람의 진짜 속사정은 모르는 일이니까.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을 짊어지고 살아갈 뿐이니까.


여전히 비교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내 삶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대충 파악한 타인의 삶과 비교하며, 내 삶을 폄하하는 것이야 말로 헛 된 일일 테니까.


사진이 말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것을 인지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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