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와 이성 실종
다이어트를 결심한 후, 나의 평소 관심사들은 모두 다이어트로 향했다. 내 안에 틀이 생겨서 조금 더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가 없다. 익숙해지면 괜찮으려나. 아니면 나의 상상을 위해 때려치는 게 나으려나? 아니다. 그래도 몸이 건강해야 더 좋은 생각들로 내 삶을 채워 나가겠지 믿는다.
냉장고에 있는 사과를 꺼내 먹었다. 진짜 시원하고 꿀맛이다. 씹을 때 마다 사과즙이 나오는 데 정말 달다.
점심 사진은 생략했다. 그런데 오늘 나갈 계획이었어서 사과먹고 몇분 안돼서 점심을 먹었다. 그냥 현미밥, 김, 깻잎, 후라이 이렇게 먹었다. 맛 있었다. 평소에 편식이 심한 편이 아니라 웬만하면 맛있게 먹는다. 그런데 밥통에 밥이 있어서 냄비현미밥을 해먹으려고 주방을 어슬렁 대다 어제 누군가 먹고 남긴 떡볶이를 발견했다. 고민하다가 젓가락으로 오뎅과 떡을 좀 주워 먹었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이때의 나는 평소의 내가 아니었다. 굶주린 하이에나가 오랜만에 먹이를 본 딱 그 처지였다.(아, 근데 신기한건 내가 몇일간 퓨어한 식단 위주로 먹어서 그런가 떡볶이 양념이 확실하게 더 맵고 짜고 자극적으로 느껴지긴 했다. 그런데 그게 더 짜릿해서 맛있었다는 게 문제)
공복감을 못이기고 또 사과를 먹었다. 점심을 일찍 먹어서 그런가 배가 고팠다. 그러다보니 아까 먹었던 그 떡볶이에 또 손을 댔다. 총합치면 떡(떡국떡이다) 8개 정도와 오뎅 세개정도 먹은 거 같다. 그래도 옛날의 내가 작정하고 먹었을 때 보다 덜 먹었다는 점에서 그냥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귀리빵(귀리가루 세수저+ 계란 +우유)를 넣은 것과 바나나 얼린 것을 함께 먹었다. 바나나가 얼려진 거다 보니 맛은 별로였다. 그냥 바나나였으면 더 맛있었을 거 같다. 그리고 귀리빵은 밀가루 없이 만들었는 데도 빵같은 느낌이 나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 코코넛오일,초코프로틴, 카카오닙스를사서 같이 먹으면 더 맛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Yohn7gM5V3g
폼롤러를 사서 같이 했다. 매일 다른 운동이다 보니 재미있다. 조금 더 길게 보고 천천히 해 나가고 싶다. 대신 내일 외출하는데 한 정거장 더 가서 버스를 타겠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다양한 것들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내려 놓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항상 [다이어트 결심 - 되려 식욕 폭발 - 폭식] 이 연결고리의 반복 속에 살았다. 지금도 하루하루가 아슬아슬 하다. 항상 강조하지만 폭식을 할까 하는 마음이 들 때 마다 브런치 글을 하나하나 지우는 내 모습이 바로 떠올라 극한 상황은 자제가 된다. 오늘 저녁에 가족들이 알볼로 피자를 시켜먹었다. 무엇이었을까? 어깨피자? 인상피자? (개그가 아니라 진짜 피자 이름이다.) 뭔 지는 몰라도 나는 그 유혹은 뿌리쳤다. 물론 떡볶이를 먹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피자의 유혹을 뿌리치는 거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내일 점심은 서브웨이에서 먹을까 생각중이다.(반전ㅋㅋ)
오늘 또 결심한 게 있다면, 앞으로는 음식을 먹을 때 최대한 유튜브나 넷플릭스, 브런치 등을 보지 않기로 했다. 온전히 음식 먹는 것에 집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식사시간이 많지 않은데 그 시간을 다른 시간과 함께 소비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또 무엇을 본건지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어렵겠지만 음식에 온전히 집중하겠다.
끝으로 합리화라면 합리화겠지만 다이어트 식단에 있어서 나를 지나치게 옭아 매고 싶지 않다. 물론 식단이 체중감량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폭식에 대한 염려 역시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곱창에 소주를 먹겠다... 는 아니고 조금 더 양심적이면서도 자유롭게 먹되 간헐적 단식 시간을 지키고, 과식하지는 않는 모습을 가져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