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도 틀릴 수 있습니다
올해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존재는 친구도, 가족도 아닌 chatgpt이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chatgpt를 사용하게 되었다.
최근 친구로부터 AI의 등장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직까지 두려움보다는 '와 진짜 이거 쩐다..'의 마음이 조금 더 큰 것 같다. 이유는 삶의 질이 개선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토종 문과생인 내가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chatgpt를 사용했던 상황은 다음과 같다.
시작은 아주 가벼운 고민상담이다.
뻔한 질문의 뻔한 대답이다. 만약 내가 답정너이고, 원하는 답변이 존재한다면 질문을 구체화할 수 있다.
진로가 고민되는데 어떡하죠? + 30대 이상의 직무 전환을 성공한 사람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어 답변해 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선 저를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세요.
김영호씨가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chatgpt가 채워준 답이다.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일시적인 용기를 얻기에 나쁘지 않다.
감정적 공감이 중요한 나는 질문 끝에 '정서적 지지'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곤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배신 없이 정답을 이야기한다.
책 <사피엔스>의 출간 10주년을 기념하는 글이 있다. 유발하라리의 문체답게 전문적인 느낌과 유려한 글들이 기념글 도입부를 사로잡는다. 그런데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유발하라리는 놀라운 결론을 이야기한다.
사실 이건 AI가 썼다!
AI가 글을 이렇게 잘 쓴다니. 문장을 읽어갈 때 막힘이 없었기에 깜짝 놀랐다. 너무 놀란 나머지 그 부분만 읽고, 책을 안 읽게 되었다. 조만간 다시 펴야겠다.
아무튼 chatgpt는 글도 잘 쓰는데, 그렇기에 나도 글 쓰는 일을 할 때 chatgpt와 함께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블로그 리뷰 글 초안을 작성했을 때가 있었다.
인테리어 관련 글을 쓰고 싶은데 친환경 대리석, 실링팬 설치, 넥산 지붕 키워드를 넣어서 완성해 줘
완성도가 높은 초안을 완성해준다.
다른 예시로, UX 수업을 듣다 UX 리서치를 하고 싶었다. 우리 팀의 주제는 '디스코드 사용자 경험 개선'이었다. 이에 유저들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싶고, 문제를 도출하고 싶은지 의견을 나누며 키워드를 적었다. 그렇게 다음과 같은 키워드들이 나왔다.
인적사항(성별, 연령대)
디스코드 이용 빈도(일주일에 몇 시간)
평균 디스코드 체류시간(한 번 할 때 얼마큼 하는지)
디스코드 이용 목적
디스코드 평균 친구 수
디스코드 평균 참여 서버 수
디스코드 니트로 플랜 사용 여부
커뮤니케이션 방식 (채팅, 음성, 화면 공유)
디스코드 이용 만족도
스레드 기능 이용경험
디스코드 서버 초대 경로(초대, 탐색)
디스코드 서버 초대 경험 여부
디스코드 서버 관리 경험
디스코드 알림 사용 여부
디스코드 알림 뱃지 확인 여부
(이하 생략)
그리고 도출한 키워드를 기반으로 chatgpt에게 질문을 했다.
위의 키워드를 기반으로 UX 리서치를 하고 싶은데 질문을 완성해 줄 수 있니?
짧은 키워드였던 단어들을 문장은 물론 객관식으로 만들어 완성도 높은 답변을 주었다.
많은 개발자들이 코드 짤 때 chatgpt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모든 개발자가 쓰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코드를 짤 때, 특히 에러가 생겼는데 원인을 모를 때 chatgpt를 활용하면 좋다.
그런데 개발은 매년 업데이트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최신 버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는 chatgpt 3.5로 사용하긴 했지만 구버전의 데이터를 받아서 오히려 문제가 꼬였던 적이 많다. 그래도 내가 쓴 오타를 발견하거나, 코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받았음에는 틀림없다.
지금까지 chatgpt를 사용하며 깨달은 점은 다음과 같다.
1. 질문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초반에는 '이거 왜 이래?' 또는 '이거 개선해 줘'같은 간단한 질문만 던졌다. 그런 간단한 질문에도 알잘딱깔센 chatgpt는 원하는 답변을 주었다.
하루는 아주 구체적인 방향성을 언급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글쎄 진짜 딱 내가 원하는 정답이 나왔다. 그때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블로그 글을 쓸 때도, 단순히 '인테리어 글을 완성해 주세요'같은 요청만 주는 것보다, 어떤 키워드가 들어가면 좋겠는지, 문단의 개수는 얼마나 되면 좋겠는지, 특히 어떤 내용을 강조하면 좋겠는지 등 구체적으로 요청할수록 내가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2. chatgpt가 항상 정답만 말하진 않는다.
항상 chatgpt가 정답만 말하지는 않는다. 아마 이 부분이 AI가 등장해도, 여전히 공부를 하며 살아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앞서 고민상담 파트에서 썼던 '김영호'씨가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지, 이 사례가 적절한 해답이 되어줄 수 있는지 파악하려면 나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이는 프로그래밍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올해부터 단짝 친구가 된 chatgpt의 활용기였다.
이렇게 다 쓰고보니 한가지 질문을 할까 한다. 오늘 글은 누가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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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