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별 Jul 13. 2024

두번째 스무살

자유로움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때 일본 친구 다예와 시애틀로 여행을 간적이 있다. 우리는 점심쯤 만나 마켓을 구경하고, 저녁엔 껌벽 옆 피자집에 갔다.


어둑한 피잣집의 분위기와 아메리칸 서버의 본토 발음은 나를 약간 기죽게 했다. 하지만, 커다란 토마토 수프 빈 깡통 위에 피자가 서빙됐고, 언제 봐도 편안한 다예와 마주 앉아 피자를 먹으니 마음이 다시 괜찮아졌다.

 

당연히 맛있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요즘 생각을 말했고, 자연스럽게 나와 다예는, 각자의 나라로 돌아갈 것인지 이야기했다.


사실 나는 당연히 귀국이었다. 나에게 밴쿠버 생활은 즐거움 보단 버거움과 외로움이 많았으니까. 반면 다예는 귀국을 하지 않는 쪽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다예에게 왜 더 있고 싶냐 물었다.




지금이 두번째 스무살 같아




나는 일본에서 다예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른다. 동물병원에서 일했고 서른이 넘었다는 것만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 상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것 같다. 엊그제 밴프를 여행했다며 밴프 로고가 적힌 모자를 쓰고 있던 다예는, 뭐랄까. 자유로워 보였으니까.



그렇게 나는 한국에 귀국했고, 다예는 캐나다에 남기로 했다.










다예와의 대화 후 나는 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다.



나는 지금 두번째 스무살일까.



이건 사실 마음 상태에 더 가까운 말일테다.


나는 지금 내 삶에서 자유를 챙기며 살고 있나?


요즘 내가 스스로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유는 '배움과 선택의 자유'이다. 마치 스무살처럼 새로운 분야를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제법 자유롭다고 느낀다.


두번째 스무살이라고 하긴 어색하다. 유학 다녀온 복학생 언니로 스스로를 정의해보겠다.


그렇게 구태여 불행을 만들지 않고,

현재의 자유를 누릴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