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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별 Apr 06. 2019

빵을 포기할 수 없었다.

비건빵을 먹어보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는 건...

맛있는 건.. 


    

떡볶이!!!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는 때였다. 이상형 랭킹마냥 점심메뉴를 선별하고 있을 때, 떡볶이!!! 하고 결정하자 핸드폰에 구독 알림이 떴다. 이제 구독자가 7명이나 되어버렸다. 잊고 있던 브런치가 기억 저편에서 날아왔다. 아 맞다. 나 건강일기 쓰던 작가였지..     


오늘은 구독자가 7명이 된 기념으로 떡볶이를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정신 차려보니 분식집에 앉아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후엔 기억이 없다.     




.     



복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교 주변이 허허벌판이다 보니 주말엔 편의점 음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나는 라면을 별로 먹지 않는데, 이것저것 먹다 보면 결국 라면에 이른다. 왜인지는 몰라도 간편하다 보니 손이 가는 듯하다. 언제나 먹을 때마다 확신하는 것들이 있다면, 탄수화물은 탄수화물을, 인스턴트는 인스턴트를 부른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또 폭식. 나는 진짜 폭식 쟁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너무 우울했던 적이 있다. 친구들의 위로만으로는 속이 채워지지 않던 때. 그때 나는 아무도 없는 기숙사에서 구구콘과 초코 쿠키를 폭식했다. 머리는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과 이미 혀와 입은 섭취하는 행동에, 그 절제할 수 없는 나의 행동들에 눈물이 났다. 너무 우울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소롭다.. 초코쿠키와 구구콘쯤이야 솔직히 먹을 수 있는 정도 아닌가? 지금 생각해보면 두 개 같이 먹을 수도 있는데 나는 왜 그때 눈물을 흘렸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때부터 폭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가지기 시작했다. 물론 다이어트에 관한 목적도 없다고 할 순 없지만, 폭식이 나의 습관에 자리를 잡아버린 현재는 내가 어떤 감정일 때 폭식을 하는 가로 고민하는 게 먼저다.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내가 요즘 깨달은 건 나는 빵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빵순이다.          

아무튼 빵은 못 끊겠고, 밀가루는 줄이고 싶다는 마음에 최근 비건 빵을 사 먹어 보았다.












나름 플레이팅 해보겠다고 다이소에 산 빨간 접시와 롯데마트에서 부랴부랴 포도, 그릭 요거트를 사 왔다. 그리고 남들이 다 하는 방식대로 꾸며 보았다.


참고로 저 빵은 머드 스콘에서 파는 당근 빵이다. 꽤 유명해서 일단 샀다.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물론 당근과 계피가 어우러진 맛이었지만, 새삼 설탕의 힘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먹은 후 속은 편했다. 사실 저기에서 코코넛 망고 스콘도 같이 먹었는데 그건 진짜 맛있었다. 재구매할 것 같다. 


아무튼 중요한 건, 속은 편하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밀가루 왕국에서 개운한 아침을 맞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나는 섭취하는 음식이 어떠냐에 따라 다리 부종에 반응이 온다. 진짜 짜고, 맵고, 단거 먹은 다음날 아침 내 다리는 무거워서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도 다리가 무거워서 다리 꼬기를 하면 무릎이 아플 정도다.




종종 디톡스 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 이유도 알 것 같은 게 비건빵, 과일 위주의 식단을 하면 확실히 속편함이 다르다. 그렇지만 디톡스는 엄두가 안 날뿐..


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에 찾아오는 평화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개운한 몸을 지니면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건강 챙김을 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결국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면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를 수 있다. 폭식을 경험한 사람들은 모두 알 것이다. 내가 그것을 먹으면서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모르겠고, 정말 한순간에 섭취 순간이 지났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삐걱대며 인스턴트를 줄이고자 한다.


아 맞다. 오늘은 이태원에서 밥 약속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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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사이에 구독자가 8명이 되었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대들의 앞길은 행복만땅일 것이다. 여러 플랫폼에 깔짝대며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 성장 속도는 브런치가 가장 빠른 것 같다. 그리고 브런치 구독자분들은 진짜 내 글이 괜찮아서 해주는 분들이라 뿌듯하고 뿌듯하다. 이 기분은 소개팅 애프터 신청을 받은 기분이랄까.. 


나는 이제 구독자 8명을 지닌 작가이니 부담을 가지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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