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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인간

먹는 게 좋지만 먹는 내가 싫어

by 꿀별

원래 건강 식단 일기를 쓰겠다며 한참 다이어트 일기를 썼었지만 10일이 최대였다. 나는 늘 무너졌다.

가끔 다이어트 후기를 읽다보면 절식과 폭식을 반복했다는 후기를 보곤 하는데

나는 그 마저도 불가능했다.

최대 10일 이후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한 적이 없다.


오늘은 내가 먹은 것을 허심탄회하게 적어보려 한다.

그렇지만 내가 먹은 것들은 결코 허심탄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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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싱그러운 청포도와 오렌지를 먹었다.진짜 달고 맛있었다.


오늘은 수업이 세개가 연강이어서 밥 대신 버블티를 먹었다.

버블티 사진은 찍지 않았다.


생각보다 두번째 수업이 일찍 끝나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놀았다. 날씨도 좋고 행복했다.

청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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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나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편의점 아메리카노였다.

맛있었다. 이쯤 되면 건강일기를 쓰는 줄 알았는데 요거요거 뻘 것만 먹고 다니고만 ?!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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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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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를 완전히 간파해버렸다.

오늘 내가 밥을 안먹은 이유이기도 하다.

저녁에 치느님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 부르기 직전까지만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다짐을 되 돌아 보기 전 이미 다 먹어버렸다. 배부른 내가 싫다.. 하지만 맛있었다.


먹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순간 입안 가득 음식을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20살부터 3년간 하루 한번은 좋게 다이어트를 결심했던 것 같은데

이제 나는 나를 못믿겠다.

그러면서도 내 몸이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그대의 몸을 사랑하라 외치지만, 정말 내가 내 몸을 사랑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대로면 나는 내 몸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체비만에 팔뚝 살, 여기저기 끼어있는 셀룰라이트들.

명절 때 만나는 가족들의 다이어트에 관한 잔소리들.

아무렇지 않게 내 몸을 희화화하는 사람들.


아아- 벗어나고 싶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내 몸이 처음부터 모태마름이었다면.

나는 어쩌면 더 활기찬, 생생한 20대를 보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허벅지를 가리겠다며 긴 티셔츠를 사고, 조금 더 말라보이고 싶은 마음에 검정 옷을 입는 짓은 안했을 테니까


어쨌든 오늘부터 먹는 인간에 대한 글을 좀 써 봐야겠다.


운동은 땅끄부부의 스쿼트와 팔뚝살 운동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YHfk45Yi2c

https://www.youtube.com/watch?v=9WhpAVOSyl8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 보자.


나는 계속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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