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펀드 뉴스레터 '에디터가쓰다'
요즘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에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왔습니다.
‘응답하라 1988’과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연 박보검.
흰 눈 보다 빛나는 미소를 띠며 그가 걸어오자 민박집 사람들은 하나둘 웃기 시작했습니다.
이효리도 웃었습니다.
몇 일 전 사업제안을 하는 자리에서 이 일을 하는 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농협을 대체하기 위해”라는 모범답안이 생각났습니다. 스스로 소화하기 힘든 거대한 이야기들. 그런 것 말고.
성주에서 유기농 참외 농사를 짓는 이일웅 농부님을 만났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선별하고 출하하는 중이었는데 바쁜 기척도 없이 웃으며 우리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 웃음에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었습니다.
박보검도 아닌데….
준비했던 모범답안을 버리고 “더 많은 농부들이 박보검처럼 웃었으면 좋겠다. 그 웃음을 보고 따라 웃고 싶다. 그게 내가 이 일을 하는 동기다.” 라고 답했습니다. 심사위원 몇 분은 피식 웃었고, 몇 분은 ‘쟨 뭐지?’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겐 실없는 말처럼 들렸겠지만, 농사펀드는 매일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농부들이 박보검처럼 걱정 없이 웃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결코 가벼운 일도 아니죠.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합니다.
2018년 3월 22일
농사펀드에서 '박보검 같은 웃음'을 담당하고 있는
박종범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