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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의 거리 감상문

개인과 전체의 역사와 기억들이 교양 있게 다가온다

by 조한서

영화가 다소 복잡하게 짜여있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중심인 뇌졸중에 대한 이야기도 얽혀 표현된다. 뇌졸중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점점 더 나타내는 범위를 넓혀나간다.

먼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병과 그를 극복해낸 모습을 보여준다. 병을 극복해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이나 고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힘듦과 고난, 엄마의 노력과 사랑들이 동시에 나타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특히 그 위의 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윗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이 뇌졸중 아이를 가진 엄마의 깊은 고뇌를 심화시켜 주어서 좋았다.

이렇게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는 영화의 역사들도 드러내주었다. 고전 서부 영화와 초기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가족에 연결시켜낸다. 그와 동시에 뇌졸중의 병명과 상태 등을 고전 영화와 연결시켜 나타낸다. 누구나 알만한 기차의 도착, 달세계 여행 등의 자료화면을 뇌졸중 위에 새롭게 풀어낸다. 이는 익숙한 것을 통해 영화의 이해도 돕고 영화사도 풀어내는 이점을 가진다.

역사에서의 문제점들도 파헤치고 탐구한다. 특히 과거 CIA 요원이었던 앵글턴의 거짓말들과 기억들에 대해 탐구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진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탐구하고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주는 게 영화의 깊이를 강화시켜주었다. 그 안에서 뇌졸중과 약물이라는 연결점 또한 만들어내 또 다른 관점으로도 고민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많은 이야기들이 따로따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전체에 걸쳐 혼합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점이 다소 정신없기도 하지만 약간 약간씩 연결되는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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