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저겐《리틀 몬스터 : 대학교수가 된 ADHD 소년》
초등학교 3학년 새 학기 첫 날. 모든 게 새로워 두렵고 설레던 그 시절, 우리 반에 조금은(?) 특별한 아이가 들어왔다.
얼굴도 몸집도 뾰족해 눈에 띄던 그 아이는 수업 시간 동안 단 1분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책상 사이를 돌아다녔다.
장난이 심하다 못해 행동은 늘 흘러 넘쳤고 처음에는 친구를 사귀는가 싶더니 어느새 외톨이가 되어 있었다.
어딘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담임 선생님께 혼나고 그로 인해 부모님도 수차례 불려 왔었다.
고등학교 다닐 무렵 그 아이는 ADHD로 판명 받아 어렵게 고등학교는 마쳤지만, 결국 대학 진학을 못했다고 전해들었다.
그때만 해도 ADHD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대학교수가 된 ADHD 소년’ 부제를 단 《리틀 몬스터》를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그 아이였다.
과잉행동, 충동성, 통제 불능, 이로 인해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은 이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 로버트 저겐 박사와 놀라우리만큼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로버트 저겐 박사는 ADHD를 잘 활용해(?) 인정받는 학자가 되었고, 현재도 자신의 삶을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하는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저겐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ADHD를 가진 많은 이들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ADHD는 충분히 극복가능하며 꿈꾸는 미래를 펼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 넣고 있다.
책 후반부에 저자 자신이 체험을 통해 터득한 환경·학습·정서적 지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들은 ADHD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이들도 알아두고 실천하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유익한 정보라고 본다.
《리틀 몬스터》에는 유려한 문체나 특출난 표현은 없지만,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많은 정보를 주려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덕분에 ADHD가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덮으며 저겐 박사가 큰 용기를 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이다.
ADHD가 특별하다면 특별하겠지만, ADHD를 다양성의 하나로 놓고 보면 유별나거나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겐 박사가 보여준 것처럼 ADHD를 치료가 아닌 ‘활용’에 방점을 찍고, 이를 긍정적으로 ‘승화’한다면 ADHD는 더 이상 골칫덩어리가 아니라 세상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꾸는 동력이 될지도 모르겠다.
ADHD로 인해 짧지만 굴곡진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기만의 인생 방정식을 찾아가는 저겐 박사의 여정은 같은 인간으로서 존경스럽고 위대해 보인다. 무엇보다 끝내 자신이 소망하는 일들을 일군 점은 큰 감동을 준다.
특히 ADHD를 대하는 박사의 태도에서 많은 걸 배웠다. 무척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자살’까지 생각한 그가 자신이 ADHD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부정하지 않고)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 말이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한다” (312페이지) 는 부분에선 교사와 부모가 학교와 가정과 같은 공간에서 ADHD를 가진 아동들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대해야 하는지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박사이자 대학 교수로서 사회적 명성을 얻고 나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 자신에게서 희망을 찾고,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관점의 전환과 실천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ADHD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솔직한 고백록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 로버트 저겐 박사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를 ‘리틀 몬스터’ 대신 ‘ADHD를 들어 올린 골리앗’이라 부르고 싶다.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ADHD를 가졌다는 것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로버트 저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