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리영 Jul 03. 2024

갑자기 캐나다에 가자고?

무슨 돈으로?

캐나다에 가자고???

물음표가????????

끊임없이 나오는 질문이었다.


남편은 갑자기


가자 캐나다!



라고 말했고 듣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떨려서? 설레어서? 기대가 너무 커서?

계속된 물음표처럼 설렘이나 기대감이

가득한 의문은 아니었다. 


우리가 캐나다에 갈 수 있다고?

라는 의문이 커서 그 의문 뒤에 오는

걱정이 한가득 줄줄이 한아름 가득이어서였다.


때론 답을 찾기 위해서 질문을 하지만

너무나 막연한 상황에 대해서도

어쩌자고?

라는 뜻의 물음표가 남발이 될 때가 있다.


딱 캐나다라는 말에 나의 마음이 그랬다.


빠듯한 살림에

먹고 싶은 음식 한 번 먹지 못했고

입고 싶은 옷마저 입지 못했으며

제주도 또한 12년 전 첫 아이의 돌잔치 대신에 가보고 안 간 짠내 나는 가족이었다.


여행을 계획하면 [선 지출 후 폭풍]이 컸기에 어딘가로 떠나기엔

늘 어려운 발걸음이었고

상상만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래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걸어서 세계 속으로]였다.

마치 내가 직접 간 느낌이 드는 프로그램이라며  걸어서 세계 속으로만 있다면

여행 갈 필요 없어라고 대리만족하던

짠짠짠내 가족이었다.


캐나다 여행은 비행 티켓값만 해도 몇 백이 든다.

여행지에서의 여행 물가를 감당하기가

생각하기도 전에 겁이 났다.


그래 가보지 뭐라고 하기엔

천 단위의 여행경비가 필요한 여행이었다.  물음표는 경비를 생각하면서 점점 늘어났다.


늘어난 막연함에 대한 물음표를 더 크게 만드는 이유는 중증장애가 있는 둘째 딸이었다.


중이염에 약한 편이라 오랜 비행이 걱정이었다.

심한 알레르기

(밀, 우유, 소고기, 대두, 복숭아 등등)와

알레르기 반응으로 호흡곤란 반응을 보이는 아이여서 아무 음식이나 먹이거나 먹을 수가 없다.


늘 그녀만의 특별 음식을 준비해서

여행을 떠나야 하기에

먼 캐나다까지의 여행은 상상도

해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타국에서 알레르기 쇼크반응을 보이면

응급처치와 병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만 해도 아찔한 계획이고

도전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남편은 다 계획이 있었다.

회사에서는 5년마다 장기근속근무에 대한 포상으로 금 5돈을 선물로 주는 복지제도가 있었고

마침 남편이 15년 차였다.  


금을 보면 돌처럼 대하는 우리 부부는

당장 금을 팔아보았다.

얼추 비행 티켓값의 절반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천 단위의 여행경비의 절반에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남편은 나머지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해결하면 된다고 했다.


- 뭣이라? 마이너스 통장


(아주 자신 있게)

-응 시간과 기회는 지금 뿐이야.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가면 되는 거야.

(지금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돈을 더 모아서 조금 더 여유 있을 때 가는 게

여행이 아니야.

가려고 마음먹은 순간 계획하면 여행이 되는 거야.


그리곤 남편은 열심히 캐나다행 왕복 티켓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넷이 합쳐 550만 원 정도는 족히 드는 비행기 왕복티켓값.

결국은 포기하겠거니 생각했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잠들 기 전!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여보!!! 당장 구입해야겠어!


라고 말하며 구입해 버린 캐나다행.  


그날 저녁 475만 원까지 떨어진

비행티켓값에 흥분한 남편은

그렇게 회사에 휴가도 쓰지 않고

2주간의 캐나다 여행을 계획해 버렸다.


마이너스 통장 하나만 믿고

작년 7월 우리는 10월 말의 캐나다 여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마통가족의 어쩌다 캐나다 여행.


때론 아찔했고 생각 이상으로 설레었으며

꿈처럼 행복했던 2주간의 캐나다.


당신도 마이너스 통장만 있다면 도전해 볼 수 있는  

마통가족의 어쩌다 캐나다 여행기를

함께 나눠보겠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