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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우기에 가면 회색빛깔이에요.

여름엔 지상천국이래요.

by 가리영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남편이 늘 말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무슨 장점인가 싶었던

나는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춥잖아라고 말했다.

늘 봄의 5월처럼 뽀송한 날씨와

가을의 10월처럼 청량한 계절이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도착한 캐나다는 10월 3~4주 /

여행을 가기 전에 가장 궁금한 건 날씨였다.

너무 추우려나?

너무 춥기 전의 쌀쌀함 정도라고 했다.

바람막이 점퍼 정도를 몇 개 챙기고 추우면 입을 조끼를 캐리어에 넣어갔다.


처음 도착한 캐나다의 하늘은 비가 내렸고

하늘이 온통 회색빛이었다.


오늘은 비가 오니 흐린 날인가 보군 이라고 생각하며 도착한 캐나다는 우기의 시작점이었다.


캐나다의 건기는 6월~ 9월

이때가 지상천국 같은 날씨라고 한다.

특히 여름은 너무 덥지도 않고 꿉꿉함이나 눅눅함이 없는 여름날씨에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청량함이 더해진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10월 ~3월 / 6개월은 우기였다.


비가 계속 내리고 회색빛깔의 하늘을 유지하는 캐나다 날씨였다.


이때의 사람들은 대부분 아웃도어인데 방수가 되는 옷을 입고 우산은 쓰지 않고 옷에 달린 모자 정도를 쓰고서 장 본 가방을 들고 다니는 분위기였다.


우선 우기 일 수도 있다는 말에 우산을 챙겨간 우리는 우산을 쓰고 다녔고 캐나다에서 몇 안 되는 우산 쓰고 다니는 일행이었다.


우산 없이 비싼 고어텍스 옷이 주된 패션아이템인 캐나다인들이었다.


14일의 여행일정을 잡고 도착한 캐나다는 온통 짙은 회색빛이었다. 연한 회색빛의 하늘에서 나는 파란 하늘이 나오길 기도했다.


제발 청량한 파란 하늘을 보게 해 주세요.


일주일은 온통 비가 오고 잠시 멈췄다 다시 비가 오고 다시 흐리고 아무튼 제대로 된 우기의 캐나다를 맛보게 되었다.


미국의 시애틀이 밴쿠버와 가까운 4시간 거리인데 시애틀 또한 날씨가 비슷해서 우기가 오래되는 곳이었고 그래서 커피가 유명하다고 했다. 시애틀이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그때서야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라고 한 남편의 말에 공감했고 나는 햇볕 한 점 들지 않는 우기의 계절을 버틸 수 있는 강한 마인드가 아니라는 걸 일주일 동안 체험하게 되었다.


커피도 안 좋아하고 모자를 쓰고 비 맞는 것도 안 좋아하고 흐린 날씨에는 뼈마디가 쑤시며 비가 내리는 날씨를 좋아하지 않고 운치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시 캐나다 여행을 간다면 지상낙원, 천국처럼 좋다는 6~9월에 다시 가보고 싶다.


파란 하늘과 청량함 그리고 뽀송함을 마음껏 누리고 오고 싶다. 그러나 그때가 가장 비행기 티켓값이 비싸며 내가 도착한 우기의 계절이 비행 티켓 값이 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통가족이 왕복비행티켓값을 가장 착한 가격에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우기의 날씨였다는 것!


늘 상 단점만 있는 건 아닌 법 우기이지만 단풍국답게 다양한 나무들과 자연의 단풍의 절경이 아름답다는 위로가 있으니 가을의 캐나다 여행도 추천하는 바이다.


그러나 난 다시 간다면 여름에 가고 싶은 마음이다. 비싼 비행티켓값만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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