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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Jul 16. 2024

자기야~ 1억 벌 수 있어!

거울을 보면서 남들에게 보여주는 내 얼굴을 위해 나만 아는 내 모습이 아닌 외출용 눈썹을 그리고 피부결을 한 겹 덮어갈 때  


그러다 언젠가 느꼈던 반복되는 피로함이 나의 어깨 위에 다시 내려앉을 때


그러나 쉽게 털어지지 않을 때


 나이를 제법 먹었는데 여전히 같은 일상이 나에게 권태감으로 다가올 때



 3가지 생각이 따라 붙어온다. 


누군가가 떠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이별의 슬픔보다 미운 누군가의 행적이 더 짙고 깊이 박힌다는 것
가난을 버틴 게 미덕인지 알았는데 결국 변한 게 없는 궁상맞은 삶뿐이라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


이런 생각으로 립스틱까지 마무리하고 입꼬리를 웃으며 덜 채워진  나의 모습으로 하루를 이끌어간다.




누군가가 떠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이별의 슬픔보다
미운 누군가의 행적이
더 짙고 깊이 박힌다는 것



 미움의 마음이 오래 붙어 있을 때, 미움의 감정이 지독한 사랑과 같아서 잠이 안 오는 일상이 있었다. 치졸하고 편협한 상대의 말과 눈빛에 깊이 찔려버린 내 마음은 결국 풀어지지 않고 오래 통증을 가지고 뭉쳐있었다. 오래 미워하면 미움의 상대를 닮아갈 수 있다는 끔찍한 조언 때문에 신발 바닥에 붙어버린 남이 씹다 버린 껌처럼 뜯어내고 뜯어내려 할수록 내 손까지 묻어서 결국 껌만 쳐다보느라 그날의 멋진 풍경과 기쁨을 놓쳐버렸다. 감정도 버려버릴 수 있는 신발처럼 새로 사버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서 꽤 긴 시간 애를 쓰며 괴로워했다.


 집중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생기자 나는 그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일이라는 게 쉽게 풀리지 않고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밤을 새우며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일에 나의 생각이 집중되자 미움의 감정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미운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생각날 때마다 집중해서 읽고 싶은 책을 꺼내 들어 읽었고 그 책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글로 적어보기도 했다. 내가 관심 있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서 나의 전문성이 생기도록 최선을 다해보았다. 어느 순간 지독했던 미움의 감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리 사라져 있었고 하찮은 길바닥의 껌조각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하나의 오물처럼.


 미운 사람을 닮고 싶지 않아 벗어나려고 했던 시간 속에서 나는 보잘것없고 사소한 것들을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감정 처리 능력이 성장되어 있었다.



가난을 버틴 게 미덕인지 알았는데
결국 변한 게 없는
궁상맞은 삶뿐이라는 것


 가난함을 적응하기 위해 아끼고 또 아끼고 살면 나는 언젠가 이 상황이 변화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살아온 모습이 [궁상]이라는 말에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알뜰함이 민망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가난하지 않기 위해서 나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내가 더 크게 소리를 내고 더 길게 손을 뻗으면 나에게 오는 부함이 내 노력 없이 가져질 수 있었다. 나만을 생각하고 나의 가족만 생각하며 그건 내 몫이라고 주장하면 나는 불편함 없이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빠듯함을 티 내지 않고 나에게 타인이 마음을 쓰지 않게 내 선에서 가난을 버티며 노력하면 타고난 알뜰함을 칭찬받을 줄 알았다.


 10년을 그렇게 살아보니 나아지지 않는 형편 속에 아주 오래 가라앉아 있는 건 원망과 분노뿐이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다시는 그렇게 배려하지 않을 거야!라는 악이 받쳐 올랐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버팀이 나를 더 초라하게 했고 나 스스로를 아프게 했다.  가끔 그동안 없는 형편에도 내가 베풀고 나누었던 삶에  보답같이 주어지는 이벤트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가난을 버티는 게 아닌 벗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궁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의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욕망.


 언제가 될지 모를 누군가의 돌아가심에 받게 되는 상속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다 니 거다"라는 말을 의지하지 않고 더 이상 언젠가라는 희망고문을 기대하거나 믿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를 브랜딩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내 인생에 필요함을 찾아 쓰고 싶다는 생각.


  우물 안에서 한 방울 떨어지는 물줄기를 기다리기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쏟아질까 싶은 물수레를 기대하며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내가 있던 우물 안은 늘 메말랐었고 척박했다.


 그 안에서 희망이 없다면 나는 벽을 타고 기어올라가야 한다. 매일 조금씩 밖으로 나가려고 애를 써야 한다. 그리고 물이 많은 강가에 가서 신나게 헤엄을 쳐야 한다. 비록 지금 마실 물이 없어 괴롭더라도 풍족한 물을 찾기로 마음먹었다면 나는 그곳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막힌 하늘이 아닌 뚫린 하늘이지 않은가.  바깥의 소리가 내 우물에 까지 울리고 있다. 그 빛을 바라보며 소리를 따라서 가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



 큰 꿈같은 건 안 꾸는 사람이라는  발레리나 강수지 : 그녀가 한 말을 전해보고자 한다.

오늘이 중요하지 내일은 내일이에요.
대신 저의 꿈은 오늘을 열심히 살자.
오늘을 최선을 다해서 살자에요.
근데 사실 작은 꿈이 큰 꿈보다 더 힘들어요.

 작은 꿈들이 모여서 사람들이 저를 인정해 주게 되었잖아요.
큰 꿈을 꿔서 시작하기도 전에 피곤해하지 말고 작은 꿈이든지 작은 계획을 세워서 할 수 있는 한에서 차곡차곡하다 보면 오히려 큰 꿈을 꾸는 것보다 작은 꿈을 꾸는 것이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었어요.
작은 꿈이면 기쁨이  자주 와요.
그래서 저는 매일이 행복해요.

https://youtube.com/shorts/rOtnzdTLaE4?si=t33pFXB8ioqPbkRS


 나는 꿈을 크게 꾸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하루를 피곤함과 권태감으로 보냈다.  강수지 발레리나의 릴스를 보고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마음먹었던 매일 글쓰기에 집중해 보기로 한다. 책을 매일 읽고 떠오르는 글의 영감을 놓치지 않고 적어보기로 했다. 오늘도 그 하나의 영감을 잡아 이렇게 글을 써본다. 매일 나에게 불쑥 찾아오는 나를  주저앉게 하는 생각들 그러나 그 생각을 접어 다르게 날려 보낼 수  있는 내 안에 다짐들을 새겨본다.




미운 사람 이야기를 하다 크게 가진 내 꿈을 이야기했더니 옆에서 듣던 지인이 말한다.


자기야~ 이것도 글감이다~!

어서 집에 가서 적어 그래야 1억이 되지.

미운 사람 덕분에 1억 벌겠네~

뭐든 적어 그래서 모아봐!


 뭐든 적어보고 써보고 풀어보려는 나의 작은 꿈은 이렇게 브런치에서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게 기쁨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날보다는 더 나은 날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강수지 발레리나와 달리 나는 큰 꿈도 놓치지 않고 가져보려고 한다.


우선 나의 큰 꿈은 3년 전 처음 벌었던

연봉 3만 원의 오만배다!


작년에 100배, 올해는 1000배를 벌었다.


곧 오만배 벌 수 있다~~!!


이참에 작가명을 오만배로 바꿀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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