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몸에 털은 엉켜있었고 윤기가 하나도 없이 퍼석거렸다. 여기저기 더러운 게 묻은 듯 털들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꿈에 나타난 강아지가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그냥 외롭게 지나가는 한 마리의 강아지인가 보다 하고 조금 비켜서 피해 가고 싶었다. 시선을 외면하며 피하려고 할수록 강아지는 계속 내 앞에 나타나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자기를 쳐다봐주기를 기다렸다. 나는 왜 이러나 싶은 불편한 표정으로 자꾸 피하려고 노력했다. 강아지는 입이 이상했다. 아래턱이 위에 턱보다 더 많이 나오고 삐뚤어져있었다. 그리고 입가에는 침마저 많이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강아지의 눈은 애잔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듯했다. 나 좀 봐주세요. 나는 당신이 좋아요. 나를 사랑해 주세요.라는 눈빛이었다. 강아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성향이었다면 그런 모습의 강아지라도 관심을 가지고 안아줬을 텐데 동물을 무서워하고 좋아하지 않는 나는 성가시기 시작했다. 자꾸 피해도 다가오자 발을 땅에 세게 내리며 쿵 소리와 함께 겁을 줬다. 저리 가! 가라고~! 오지 마! 나는 강아지 싫어해! 강아지는 더욱 불쌍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손을 휘휘 저으며 저리 가라고 해 봤다. 그럴수록 나에게 나 좀 도와줘요라는 표정으로 다가오려고 했다. 마침 바가지 하나에 물이 담겨있었다. 강아지가 있는 쪽으로 물을 뿌리듯이 위협을 주면 나에게 오지 않고 가려나 싶어 물을 뿌려보았다. 추운 날씨에 강아지는 스치듯이 뿌려진 물이 차가워 매우 놀라며 깨깨개개깽 소리를 내며 떠나갔다.
그때 꿈에서 본 강아지가 또 나타났다. 나는 여전히 왜 또 나타난 거 야~~하며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 아무리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를 봐도 나는 관심이 안 간다. 아이들을 보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계속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토닥이지만 이상하게 나는 강아지나 고양이에는 애정이 없다. 그런 나에게 그때 그 강아지가 또 나타났다. 나는 보자마자 싫었다. 막대기 같은 게 하나 보이자 땅에 탁탁탁!! 내리치며 근처에 오지도 말라고 소리를 쳤다. 오지 마! 절대 오지 마! 나 진짜 강아지 싫어하니까 오지 마!라고 했지만 강아지만 나만 쳐다보며 애절하게 낑낑거렸다. 나를 너무 좋아하는데 내가 오지 말라고 하니 강아지 눈에서 눈물 같은 게 흘려내려 오는 게 보였다. 어머 재 왜 저런다니? 내가 키우던 개도 아니고 내가 키우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나한테 오고 싶어 하는 거야 하며 나는 가~~~~!!라고 크게 외쳤다.
2번이나 꿈에 나왔던 그 강아지가 저기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도 내가 오지 말라고 할 까봐 조심스럽게 나만 쳐다보고 있다. 나는 느끼고 있었다. 내가 싫다는데 또 나에게 오고 싶어 하는구나 나는 멀리 있는 강아지에게 말했다. 오지 말라고 했어! 강아지는 숨어서 나를 애절하게 쳐다본다. 이렇게 말했으면 강아지여도 내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겠지 하며 나는 그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첫째 아이와 술래잡기를 하고 놀고 있던 중 강아지는 갑자기 내 뒤로 왔고 내 엉덩이 쪽 옷을 꽉 깨물었다. 아악!! 어찌나 강렬하게 내 엉덩이 쪽을 깨물었는지 깜짝 놀라서 잠이 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