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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Nov 24. 2023

나는 안 아플 거라고 장담하지 마세요.

누구나 아프다. 마음 깊은 곳 어디라도

나는 안 아플 거라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감기도 잘 안 걸렸다니까요? 얼마든지 건강할 거라고
항상 자신 만만했죠.  
뭐 좀 아프다면 피부 트러블 정도?


많이 아파서 고민이 생긴 사람들이

자신의 속 내를 털어놓게 되면

한번씩은 하는 말이다.

나는 안 아플 줄 알았어요.

 사람은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자신만만해한다. 나는 건강한 거 같다.

크게 아프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나이가 좀 먹고 나니

나만 아픈 거 같았다.  

다들 활짝 웃으며

아주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 거 같은데

나만 마음이 무겁고

심지어 여기저기 통증이 있었다.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 한 아줌마를 보았다.

 그날도 몸의 통증에 아르아르~~ 하며

걸어가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아줌마의 모습이 너무나 편해 보였다.

세상에서 나만 아픈 거 같은 서러움.

 저 사람은 건강해 보인다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는데  통화를 하는 아줌마의

이야기가 엿들어지게 되었다.


" 네.. 제가 간암수술을 받았는데요. 보험금 청구를 하려고요..." 그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나는 머리가 띵 하니 맞은 기분이었다.

그저 하나의 풍경으로 지나가며 본

그 사람은 아무 일 없이 편안해 보여 부러웠는데 많이 아픈 분이었구나...


잠깐의 모습으로 나는 왜 나를 비관하고 괴로움의 응집체처럼  힘들어했나 싶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고통만을 이해하며 곱씹어 보던 나는 타인의 다양한 고통을 이해하게 되었고 진심을 담아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고통에 대해서 가장 바람직한 소통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며 나는 어떤 위로에 감동했으며 어떻게 위로하는 사람이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먼저 [ 상처를 받았던 위로]는

아팠어? 나도 아팠어! 였다.  

어머 아팠어~~ 힘들었지~~ 하며

손 한번 잡아주면 위로는 쉽다.

그러나 꼭 너만 아픈 거 아니야 나도 아팠어라고 말하는 독특한 위로법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본마음은 나도 실은 아팠어 일 때도 있겠지만 희한하게 자신이 위로받아야 하는 이야기로 상황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다시 위로자가 된다. 그랬구나~~~~ 위로를 받으려고 한 건 아닌데 화제의 주인공이 본인이 되게 만드는 대화에 괜히 말을 꺼냈구나 싶어 진다.

 물론 나도 그런 위로를 할 때가 있었던 거 같아 크게 뭐라 할 자격이 없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며 다짐해 본다.


그 와 달리 상대의 아픔에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사람들의

 타고난 마음의 결에 감탄할 때가 있다.

이 사람 진심이구나 나의 고통으로 자신이 위로받는 게 아니라 나만큼이나 고통스러워하며 나를 위로해주고 싶어 하구나.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마음을

늘 갖고 싶어 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

 타고난 그 사람의 심성이 너무나 곱고 아름다워서 그 빛깔에 감탄을 하곤 한다.

당신 처럼 진심 어린 사람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을 만한 걱정이 생길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

나에게 마음을 쓰게 하는 걸 불편해하는 성격이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한 대로 인생이

 평탄하지 않을 때가 있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험한 일을 겪여내야하는 그럴 때 나는 되려 잘 숨었다.

 잠시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고

내 스스로 도 감당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의 선이 생겼다.

다 보여주지 못했던 마음의 선,

내 나름의 배려이지만 상대가

아직은 넘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선

선들이 모여서 매우 높은 벽이 되었다.

  반면에 그런시간동안 감사한 점이 있다면

내 선 안에 있던 가족과는 더 돈독해지기도 했다.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되면

나는 다시 나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좋은 인연들은

그 시간을 기다리며 나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나를 반가워해주었다.


 요즘은 어느 정도의 선이 사라졌고

 살만하게 지내고 있다.

이런 순간이 너무나 평온해서 행복하다가도

나는 불안해진다.

 마치 어제의 날씨와 오늘의 날씨가

너무나 극변함에 대비하지 못함 같이

나는 내가 준비하지 못한 어떤 일이 올 거란 불안감을 항상 마음 어딘가에 담아두고 있다.


살펴보면 아무 쓸모도 없이 나를 갉아먹는

 충 같은 것인데 나는 그걸 잘 버리지 못한다. 그마저의 불안감도 가지고 있지 않다

갑작스러운 일을 당해버리면

나는 회전축이 없던 오뚝이 마냥

 뒤로 발랑 자빠져서 누워버린다.


불편한 불안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나를

유지하게 하는 하나의 추 인지도 모른다.

그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너무 자주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만약에  넘어지게 된다면 좀 더 유연하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말이다.


사진출처는 픽사베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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