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를 보면 300점이 맞게 준비해줬다. 함께 소리내서 읽어보고 또 써보고 틀린 게 있으면 고쳐보도록 하고 다른 아이들이 10번 연습을 했다면 나는 우리 아이에게 30번 연습을 시켰다. 다른 집 아이들이 3일전에 받아쓰기를 공부한다면 나는 일주일 전부터 시켰다. 반복학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는 늘 80점을 맞아왔다. 아니 잘 보면 90점.. 그러니까
그토록 열심히 100점을 맞게 준비해준 받아쓰기에서 늘 뭔가 하나가 빠지고 틀려서 완벽함을 못채워왔다.
다른 엄마들은 내가 얼마나 집요하게 아이를 타이트하게 가르치고 꼼꼼하게 챙겼을 지 안다.
나의 넋두리와 탄신에 이렇게 말했다.
" 80점 맞아온 그 잘해옴을 칭찬해봐 "
" 자꾸 다그치면 아이마음이 엄마와의 관계가 그러니까 뚝! 하고 부러진다. "
" 구멍을 자꾸 메워보려고 하면 그 구멍만 보인대"
" 메워진 아이의 채워진 부분을 보면 구멍은 아이가 채워간대"
아이가 구멍이 생기지 않을 정도록 내가 열정과 성의를 다했는데도 구멍을 만들어 오는데
내가 마음을 비우면 그 구멍을 채워간다고??
믿고 싶지 않았고 신뢰가지 않는 말이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까지 내가 해줄 수 있는 학습의 틀안에서 수없이 계획을 세우고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며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의 학습 스케쥴에 아이를 돌렸다.
아이는 뭔가 채워가고 배워가서 자신이 똑똑해지는 거 같다며 은근 좋아했다.
하지만 늘 완벽하게 잘해나가는 어떤 엄마의 어떤 아들처럼 해나가진 못했다.
구멍 그러니까 5%정도의 구멍은 늘 있었고 엄마로서 체감하기는 15%정도 되는 느낌이었다.
방학이 되자 나는 머리를 쥐어매고 아이에게 엄마표 수학을 가르쳤다.
아이는 배우고자하는 의욕이 없는건지 이해하고자 하는 열정이 없는 건지
뭔말인지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쉽게 설명을 해보려고 노력하다 남편과 바통을 터치하며
설명하다가 결국은 설명하고 설명하려던 두 어른이 욱여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게 아니라고 그렇게 설명하면 더 어렵다고 아 진짜 갑갑하네.
그러다 머리통에서 스팀이 풀풀 나기 시작했다. 화가나면 머리가 뜨겁다더니 그 열기에
정수리 머리털이 빠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탈모가 온거냐고 했고 목 뒷덜미까지 땡기기 시작했다.
학원비 아껴보자며 시작한 엄마표 수학공부는 19만원이면 보낼 학원비보다 더 비싼 25만원이라는 한약값을 쓰게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아이는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아이가 아니다.
어디선가 그랬다 친자감별보다 더 확실한 건 내 자식 내가 가르칠 수 없다라는 확실성이라고
내가 가르치다가 화가나면 친자 맞다고! 그래 내 자식이었다.
그 뒤 아이의 공부를 내려놓았다. 구멍을 알아서 채워가기를
아이의 100점을 위해서 덜렁거리는 구멍과 이만하면 됐지하며 내려놓는 아이의 공부열정의 구멍을
매번 채우는 것보다 훵하니 빵구나버린 내 머리통이 더 중요했다.
아이는 앉아서 하는 공부보다 몸소뛰며 하는 운동을 좋아했고 덕분에 건강하게 씩씩하게 자라갔다.
그 뒤로 3년이 흘러 중학교에 입학하고 첫 시험인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았다.
여전히 아이는 공부라는 학습에는 구멍이 있다. 100점을 맞을 수 있을 정도로 학원에서 열과 성을 다해 엄마 대신에 선생님이 지도해주시지만 아이는 94점 정도를 맞아온다. 그리고 이게 아이에게 최선임을 나는 알게 된다.
아이 스스로는 꽤나 만족해한다. 알고보니 이 아이는 100점에 대한 욕심이 없다.
그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닌가 라는 긍정이 늘 안겨있다.
친구와의 경쟁이나 잘하는 친구의 자극으로 혹시나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까하고 물어본다.
너랑 친한 친구중에 공부 잘하는 친구 있어? 그 아이는 평균이 몇이래?
참으로 긍정적인 친구들만 옆에 있는 우리 아이이다.
그리고 그런 친구들과 함께하며 행복한 우리 아이이다.
그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라.
그러고보니 너는 긍정은 100%인 거 같다.
마음이 유연하게 늘 여유있고 언제나 나는 잘하고 있어 더 잘하면 되지라며 나아갈 너가 기특하다.
엄마가 가지고 있던 완벽하길 바라는 그 마음의 구멍을 느슨하게 스스로 메워보겠다.
너가 더 행복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