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대답

by 가리영

매해 1월 1일이 되면 다이어트를 다짐한다. 그러나 연말에 송년회로 찌운 살과 터진 입이 쉽게 멈추지 않는다. 새해에도 신년회로 또 새해라고 먹을 일이 많다. 이렇게 바쁘게 살고 이렇게 여유 없이 살고 이렇게 나를 챙기지 못하고 사는데 라는 마음은 먹고 싶은 거라도 마음껏 먹어볼 수 있잖아라고 나를 위로하고

뱃살 위에 버티는 단추는 아등바등 거린다.


늘 나를 위로하고 나를 위한답시고 내려놓은 마음이 후회로 밀려온다.


날씬해지고 싶다. 아니 건강해지고 싶고 그리고 탄탄하면서 매끈매끈해지고 싶다.

뱃살은 울퉁불퉁하고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엉덩이는 평평하다.

젊은이들의 청바지 핏이 부럽고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하며 기억 속의 나의 날씬함을 찾아본다.


아들에게 날씬하고 등마저 탄력 있는 여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한다.

엄마도 이렇게 살을 빼볼까?

이번 해에는 노력하면 되지 않겠냐?라는 의중을 가진 질문이다.


아들이 말한다.



말만






그렇다 그렇게 말만... 매번 말만....


내일부터 움직여보고 싶다. 역시나 말만...

아.. 의지도 늙는 것인가.......

의지에도 탄력이 필요하다.


내 의욕에 따라오지 못하는 다짐이 못마땅했는데

오늘 정확히 허를 찔렀다.




매번 말만...


못쓸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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