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00 나의 멜랑꼴리아

나는 프로 돌변가였다.

by 로로Roro

나는 프로 돌변가였다. 온도차가 심했고 화가 나기 전까지 쌓아두고 폭발하는 스타일이었다. 상대방의 거슬린 부분을 이해하고자 애썼다고 착각했다. 허나 사실은 이미 처음부터 어긋나면 용납이 안 되는 사람이었지. 나는 내가 그런 사람인지 모른 채로 살아왔었다. 그러다 결국 인간관계를 정리할 때는 버럭으로 끝내곤 했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짚어서 이야기할 줄을 모르기도 했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놈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 최악으로 싫다. 돌이켜보면 말이다. 그러다 보니 지킬 앤 하이드가 되었다. 아니다 싶은 것에 누적 포인트를 나름대로 책정하다 빵! 하고 터져버린다. 상대방은 대역죄인 되어버리는 것이고. 나는 프로 차단러로서 소임을 다 했다. 그럼에도 점차 세월에 파도에 의해 많이 깎이고 유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나는 목도했지. 다른 돌변가를. 진짜 조금만 수틀리면 세상 잘해주다가도 이빨과 발톱을 세운다. 그러고는 나중에는 조곤조곤 대화를 요청하는 as 차원의 연락을 하더라. 나는 프로 돌변가을 한 발짝 지나서 지켜보니 저만큼 위험한 사람도 없더라. 아무리 잘해주더라도 더는 잘 지낼 자신이 없게끔 하더라. 상대방에게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은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인지라 어쩔 수 없다. 그 돌변가가 나쁜이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다만, 그저 방패를 세우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요즘도 연습한다. 싫은 것은 초장부터 말하기를. 돌변하기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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