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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pr 04. 2024

54/100 나의 멜랑꼴리아

머리 위에 멜랑꼴리아

오늘은 꽤 괜찮았다. 별 생각이 안 들고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평온하게 하루를 잘 보내고 있다. 그러나 머리 위에는 멜랑꼴리아가 아직 있어서 신경 쓰인다. 가라 쫌! 뭘 더 뜯어먹을 게 있다고 저러고 있을까? 마냥 노려보다가 지쳐서 무시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엔 달라. 나는 중얼거려 본다. 왜냐하면 이제 방심하지 않는다. 불행은 잘게 잘게 쪼개서 사소한 것으로 만들리라. 멜랑꼴리아는 내게 해로운 것일까 지켜주는 것일까? 저 물건에 대한 타박이 의미나 있는 일일까? 애초에 저 혜성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까? 하지만 허상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그렇게 되면 너무 곤란하다. 나의 우울감의 기원이 멋대로 사라지면 다시 찾아내야 한다. 그런 번거로운 방황을 다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면 피곤해진단말이다. 그러니 나는 나의 멜랑꼴리아를 더 구체화시킨다. 우주의 색깔을 입히고 반짝이도 뿌려본다. 그러는 편이 내 멘탈에는 이로울 지경이다.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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