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Roro Apr 06. 2024

56/100 나의 멜랑꼴리아

고해

태어남은 곳 고해에 던져졌다는 말은 정말이지 진리다. 산다는 것은 정말 고해다. 숨을 쉬는 것 자체가 숨 막힐 때가 있어서 정말 사는 것이 지겨웠다. 정말이지 한때는 그랬다. 지금은 오히려 무념무상일 때가 있다. 감사한 일이다. 지금은 마취상태가 아닐런지 모르겠어. 아니면 내가 정말 강해진건가? 예전에는 속수무책으로 작은 고통에도 부르르 떨었었지만 말이다. 이제는 아는 고통은 고통이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내동댕이 쳐진 상황이냐 그것도 아니지만, 정말 눈 뜰 때마다 햇살 앞에서 비명 지르고 싶었던 단계는 지난거지. 그냥 새삼 천만다행이라고 되뇐다. 이 고해를 헤엄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으로서 여유로워서 좋다. 누군가가 허우적댄다면 "힘 좀 빼봐" 하면서 코치해 줘야지. 이래서 좋다니까? 나이 들면 강제로 쌓이는 연륜이 생기잖아. 여러분은 어떠신지? 이 고해에서 나름대로 살아남는 방법을 잘 터득하셨나요? 아니면 아직 그 고통을 모르나요? 부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어서 깜깜 합니다. 여태 몰랐으면 나중에 너무 크게 아플까 봐 걱정입니다. 쪼개서 맞이합시다. 태어나면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불행의 총량을.

매거진의 이전글 55/100 나의 멜랑꼴리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