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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pr 07. 2024

57/100 나의 멜랑꼴리아

굴러다니는 유리 조각

내 마음에는 굴러다니는 유리 조각이 있다. 누구에게나 다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없다면? 매우 드문 케이스일 것이다. 무척이나 부러운 대상이기도 하고. 유리조각은 내 삶의 굽이굽이 상처를 입을 때마다 와서 박혔고, 나가질 못해서 굴러다닌다. 그러니 반복된 자잘한 상처가 생기는 것이다. 아마도 멜랑꼴리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일 것이다. 아니라 해도 나는 얼마든지 멜랑꼴리아에게 누명을 씌우고 원마할 것이다. 물론 외부 탓을 해 봤자. 바뀌는 것은 없다. 바뀌는 것이 없더라도 뭐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타인의 마음에도 유리가 굴러다니는구나 하고 짐작할 때가 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 어쨌든, 피를 토하듯 괴롭게 자기 이야기를 하거나 쨍그랑 거리는 소리가 나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에게는 정말 어떤 약을 줘야 할까? 아니 유리를 붙잡아둘 포장지라도 줘야 할까? 내 마음에 들이고자 애쓰며 상상을 하면 생겨났던 작은 상자 이야기를 나눠볼까? 아서라 아서. 누가 누구를 치료해 준담? 나부터 좀 단속하자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안의 유리는 또 도망치며 나를 콕콕 찌르고 다닐 거야. 그러니 감싸두자고. 기운 내고 내일을 맞이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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