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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pr 09. 2024

59/100 나의 멜랑꼴리아

흑역사는 흑염룡의 몫

중2병은 정말 무섭다. 내게도 중2병이 지나갔지. 아니 아직 남아있을지 모른다. 흑염룡은 언제나 똬리를 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게 있어서 이 흑염룡은 없어지면 서운한 존재다. 말하자면 내 애완용 흑염룡인 셈이다. 점잖은 어른으로 살라치면 가끔씩 욱할 때가 있는데, 그 욱함을 점잖게 발산할 길이 없다. 그럴 때는 배우 김슬기 양처럼 입에서 삐-삐- 소리를 내면서 짜증 좀 내야겠는데, 그럴 땐 흑염룡이가 딱 나와준다. 그러면 속이 다 시원하다. 역시 용 입에서 불을 내뿜어주면 제 맛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지만 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염룡이가 딱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흑염룡을 너무 빨리 놓아줘버린 듯하다. 아니, 애초에 키우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애초에 철이 들었다는 말인데, 내겐 너무나 대단해 보인다.) 그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프로세스와 푸는 프로세스가 너무나 궁금하다. 나도 좀 알자, 그 비결. 

내 목표는 이 흑염룡을 죽을 때 같이 감고 죽는 것이다. 절대로 철이 들지 않겠다. 철이 안 들래야 안들 수가 없는 어른이라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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