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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May 06. 2024

84/100 나의 멜랑꼴리아

사골 불행이라 안심

사골처럼 우려내는 내 불행거리가 다 떨어져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이다. 물론 깊이깊이 어딘가에 우리의 트라우마들은 묻혀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문제의 뿌리를 알아냈으니 그 줄기를 따라가면 될듯하다. 정신의 세계도 철저한 물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사실 정신 의학에 대한 흥미가 생겨서 공부를 하고 싶다. 내게 의학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수능이라도 다시 봐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 사골처럼 우려낸 내 눈물과 신세한탄이 약발이 떨어져 간다는 것은 내가 회복한다는 좋은 징조가 아닐까? 아니면 애초에 그렇게 심각한 게 아닐지도. 아니면 멜랑꼴리아가 그렇듯 방심하면 다시 찾아오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건강한 방향으로 상처를 깎아내고 씻어내는 행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너를 다독이고 노력하렴. 그런 과정 없이 세상 풍파에 마냥 흔들리기만 한다면 너는 너를 사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다.라고 내 친구가 말했다. 내 친구는 지금 하늘에 있다.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내가 힘들 때 가장 중요한 말을 해 줬다. 내가 잠잠해질 때까지 하루에 한 번씩 전화를 해 준 내 친구가 그립다. 친구야, 나는 지금 이겨내려고 하고 있어. 우울감을 끌어다 모으는 나쁜 습관을 버리기까지 정말 시간이 많이 필요해. 고마워. 그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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