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Roro Jun 02. 2024

90/100 나의 멜랑꼴리아

지금의 나와 폐허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내 주변을 돌아보면 된다. 일전에 말했던 것처럼 집안의 일부는 항상 엉망진창이다. 내면의 폐허의 현실판인 것이지. 그래도 괜찮다. 그걸 비워내면 물리적, 정신적 해방이 동시에 이루어지거든. 어떤 물건을 보낼 수 없던 과거를 붙들던 나를 해방시켜 주는 행위다. 그래서 하나씩, 조금씩 나는 매일 치유한다. 문제가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은 것보다 훨씬 축복받은 상황이다. 그 안에 있으니 나는 늪에서 한 발짝 멀어지는 것이다.


  그럼 비워진 자리는 무엇이 있을까? 그저 공간이다. 비어 있는 장소가 주는 물리적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아마도 한동안의 나의 화두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렸다. 비어있는 곳에 채워진 것은 아마도 평온, 복, 행복이겠지. 내 마음이 숨통 틔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사항이다. 무소유가 될 수는 없지만 미니멀리스트를 향해 한 발씩 나아가는 것 또한 내 마음을 단련시키고 달래는 길이겠지. 폐허는 정글에 뒤덮이게 둬서는 안 된다. 벌초하고 부서진 잔해를 치워야 한다.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리라. 폐허는 유적지가 될 수없다. 적어도 나의 세계에서는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89/100 나의 멜랑꼴리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