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노게이지가 상승했다. 왜 나보고 화를 내냐고 상대방이 되물으면 나는 되려 놀란다. 내가 화가 나 있었구나, 하고 한숨이 나온다. 그럴 땐 그냥 날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곤두설 때 정말 쉼 없이 삶이 나를 어지럽히지. 작은 자극에도 화가 날 때는 분명히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이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나 있을까? 돌아보지 않으면 그 화는 고스란히 타인에게도 퍼진다. 성격 정말 안 좋다.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면 그렇다.
이런 날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외부 자극이 아니다. 안에 터질듯한 답답함이 이유다. 쌓이는 스트레스가 날 너무 외롭게 한다. 넘칠 대로 넘쳐서 기운이 빠진다. 이걸 견디다 보면 생기는 압력은 빼 줘야 한다. 해소하지 않고서 눌러두면 이것이 분노조절 장애고 이것이 우울증이다. Depression. 그 압이 건강한 세포를 찌그러뜨려서 나오는 모습들이겠지. 답답한 마음이 잔뜩 들면 진짜 숨통 트이는 무언가, 어딘가를 향해 달려야 한다. 지금 나는 어디론가 향하고 싶다. 바다든 산이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