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라니 9

아이 곱하기 아이 <슈퍼문과 크리스마스>

by 로로Roro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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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문과 크리스마스>

청명한 겨울밤이었다. 슈퍼문이 떠오르기도 한 시즌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와 신랑은 자주 밤 산책을 나섰다. 뉴스에서는 달이 너무나 가까워 조석간만의 차가 커질 것이라느니기상 이변이 의심된다느니 여러 염려가 있었지만, 그래도 무탈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통통하고 밝은 달빛을 쬐고 싶었다. 동산이나 옥상 위에 올라가지는 않았으나 마음의 사다리를 타고 커다랗고 아름다운 달을 향하여서도 팔을 넓게 벌렸다. 저 달에 안기고 싶을 만큼 풍성한 빛이 참 좋았다. 서울 하늘 아래서도 이렇게 선명한 달을 볼 수 있다니 기뻤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 달빛처럼 환하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아이가 태어나게 해 주세요. 이 아이의 마음도 저렇게 밝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를 가진 이후에는 기복적인 신앙이나 믿음이 자꾸 마음속에 싹트는 것 같다. 아마도, 잉태의 순간부터 출생 이후 아이의 미래나 기질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흘러갈 수도 있는 불가항력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 자연현상 앞에서 겸허질 수밖에 없어서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이 땅의 어머니들이 그토록 간절히 정화수를 떠 놓고 기도했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과 해 줄 수 있는 것은 명확히 한계가 있을지언정 기원하고 복을 비는 것은 한도 끝도 없이 해줄 수 있지 않은가. 슈퍼문의 달빛을 배를 향해 쬐면서 이 좋은 기운이 아이에게도 쫙쫙 들어가길 바라는 그런 엄마가 되어버린 나라니,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겨울은 달처럼 차올라 갔고 연말이 되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다. 성당의 아기 예수 조각상이나 그림을 관찰하면 어머니나 아버지 품에 안겨있는 모습들이 많다. 그 모습을 그리기 위해 천진하게 안겨있는 아기들을 예술가들은 마음에 아로새겼겠지. 내 아이도 내 품에서 저렇게 기분 좋게 웃을 수 있게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일까? 크리스마스 자체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기 위해 풍성해진 축제이기 때문에 내 아이의 잉태도 더불어 축하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작은 트리 벽장식도 달고 캐럴송도 들으며 틈틈이 신을 향해 기원을 했다. 곧 태어날 생명을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무한한 것은 긍정적인 응원과 기원이겠지. 때때로 비관적이고 시니컬한 나의 성격이 금방 바뀌지는 않겠지만 좀 더 넓은 바다처럼 마음을 펼칠 수 있는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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