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짜장면과 탕수육을 남겼다. 말도 안 된다고 신랑이 내게 말했다. 어디 아프냐고 매우 걱정했다. 왜 이러셔? 나는 다이어트할거다!하지만 이렇게 내 눈앞에 남은 음식을 둬도 아무렇지 않다니? 그것은 조금 신기한 일. 최근 잠이 늘었고 몸이 나른했다. 그런데 새삼스러울 것도없다. 신혼생활 이전부터 나는 언제나 잘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게다가아침 일찍 가야 하는 직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루의 시작은 꽤 느지막한 편이었다. 그날도 그랬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었다. 다만, 입이 매우 텁텁했고 늘 당기던 식욕이 팍 줄어버린 것이다. 최근 맡은 강의 때문에 무리하긴 했어. 그러다 혹시 몰라서, 나도 모르게 화장실 선반에 사 둔 임신테스트기 박스에 손이 갔다. 몇달 전 재미 삼아 하라는 대로 했지만, 결과는 언제나 꽝. 이번에도설마 하면서 사용했는데 갑자기 몇 초 만에 임테기에 두줄이 딱 뜨는 것이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하며두 번째 임테기를 꺼내서 다시 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자기야 보여줄 것이 있어.' 그날 저녁 쉬고 있는 신랑에게 다가가서 조심스레 종이에 싼 그것을 펼쳐 보였다.
'...두 줄이네!'신랑은 잠시 멍하게 있다가 진짜? 를 연발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두 줄이야!'나는 실제로 이 대사를 다시 외쳤다. 철없던 두 신혼부부는 첫 번째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계속 두 줄이야 를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