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을 짚는 사업제안서 Framework 트레이닝 >
“윤석열 정부 농정비전 및 중장기 정책 방향 연구”는 대통령소속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에서 ‘22년도 12월에 발주한 용역사업이다. ‘농특위’는 우리나라 농어업·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농어업인의 복지증진 등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위원회로, 해당 산업의 중장기 정책 방향 수립, 농어촌 지역발전을 위한 협의, 관련 각종 자문·연구 등을 주 기능으로 하고 있다. 본 용역은 윤석열 정부의 농어업, 농어촌 산업 분야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과 중장기 정책 방향성을 수립하기 위해 기획된 정책연구 성격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대표 산업 분야인 ‘농업’에 관한 정책을 다룬다는 점이 본 연구사례를 선정하게 된 첫 번째 이유다. 컨설팅, 정책연구를 통해 자주 다뤄지는 산업이라 한다면, 제조, 금융, 의료·의약품(헬스케어 등), 자동차(전기차 등), 물류 등이 있다. 모두 ICT와의 접점이 크고,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화하며 변화하는 트렌드를 가진 분야들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농업정책에 관한 컨설팅, 연구는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농업정책이야말로 현재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도농 간 삶의 질 격차’, ‘농가경영 불확실성 증대’, ‘유통·소비구조 변화’, ‘고령화, 청년농어민 유출로 인한 농업 혁신 한계’ 등(참고: 2023~2027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의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산업 분야라는 판단에 따라 본 사례의 선정을 고려하게 되었다.
두 번째 선정 이유는 정책연구 중에서도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 할 수 있는 ‘국정과제’를 대상으로 하는 용역이기 때문이다. 국정과제란 매번 임기마다 수립되는, 정부의 추진 기조와 방향성을 대변하는 핵심 정책키워드라 할 수 있다. 물론, 본 장의 대상 사례는 직접적인 국정과제 도출을 위한 연구용역으로 볼 수는 없지만,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농정 분야)의 심층 조사·진단과 정책 수요 발굴을 위한 대국민 의견수렴, 이를 반영한 정부의 농정 비전체계 및 방향성 도출 등을 요구하고 있음에 따라, 국정과제 분석을 위한 접근 과정과 방안 제시, 방법론 채택과 활용 등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과제명) 윤석열 정부 농정비전 및 중장기 정책 방향 연구
(용역 기간) 2023.1 ~ 2023.3 / 3개월 이내
(용역 예산) 약 50,000 천원
(용역 배경) 국정 비전, 목표를 반영한 농정(농어업, 농어촌분야)의 지향점(비전과 방향)을 수립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농어업인, 소비자, 국민 등) 대상의 농정 정책 공론화 및 확산 필요
(용역 목적) ① 정부 국정 비전과 국정 목표에 부응하는 농어업, 농어촌분야 비전 수립 및 중장기 정책 방향의 마련, ② 농특위 위원, 해당 부처 공무원, 농어민단체, 관련 전문가 논의를 통한 농정 국정과제 공론화 및 확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부는 새로운 국가 운영의 방향성과 목표, 정책 기조를 담아 국가 차원의 국정 비전체계를 수립한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22.7)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의 국정 비전 아래, 6대 국정 목표, 120대 국정과제를 수립하여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가 주요 산업의 지원 및 성장과 관련한 핵심 과제 내용으로 ‘농산어촌’을 비롯한 ‘과학기술’,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성장 생태계 구축과 혁신,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전략, 과제 등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120대 국정과제 중 ‘농산어촌’과 관련된 과제는 「70: 농산촌 지원강화 및 성장환경 조성」, 「71: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72: 식량 주권 확보와 농가 경영 안전 강화」, 「73: 풍요로운 어촌, 활기찬 해양」 등으로 확인된다. 해당 연구는 이러한 국가 차원의 ‘농산어촌’ 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 기조와 과제추진 필요성에 의해 기획된 과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본 용역은 인프라나 시설의 구축(건설, 엔지니어링, 소방 등), 시스템·서비스의 설계(정보화 사업의 경우 ISMP: Information System Master Plan, ISP: Information Strategy Plan 등) 및 개발·운영, 연구개발(R&D) 등 성격의 타 용역과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예산 규모가 크지 않은, 컨설팅 연구 성격의 과제로 볼 수 있는데, 그 와중에서도 특히 해당 용역에 할애된 수행 기간(약 3개월)과 예산 규모(약 50,000 천원)는 매우 넉넉지 못한 편이다. 본 장의 사례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 용역 기간과 예산 등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사업 추진절차와 방법론을 구성, 제안할 예정이다.
제안요청서 요구사항을 통해 명시하고 있는 과업의 수행범위(요약)는 아래 그림과 같으며, 크게 ‘현황분석’, ‘방향 제시’의 두 단계로 구성된다. 이는 곧 조사와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찾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 제시하는 전형적인 컨설팅 프로세스라 할 수 있는데, 다양한 제안요청서의 요구사항들과 비교해볼 때에도 특히 간결하면서도 핵심만을 담아놓은 제안 요구사항이라는 생각이다.
사업을 마주할 때,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용역 업체의 입장에서는 중요도가 낮은 과업보다는 핵심 과업에 집중해 주요 산출물의 품질을 높이고, 용역의 이행결과 등에 유의미한 도움을 제공하지 못하는 불필요한 과업들은 과감히 생략(협의를 통해)해 정해진 기간과 예산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사하게, 해당 사업을 총괄, 관리해야 하는 발주처의 입장에서는 사업의 종료 시점에 발주기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며 발주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발주기관이 원하는 내용과 형태의 산출물을 얻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곧 용역수행업체, 발주처 모두에게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사업의 수행과 관리가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핵심은 중요과업을 중심으로, 최적의 사업추진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제안요청서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과 요구사항들의 검토를 통해 중요 요구사항을 발라내는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의 도출이다. 간단한 절차이기도 하거니와 건너뛸 수 있는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안요청서의 면밀한 검토와 분석에 앞서 초기 기반을 확인하고 다질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한다.
앞서 간단히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사업 제안요청서의 요구사항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 수준)되며, 각각 ① 국정 비전과 목표에 따른 농어업·농어촌 국정과제를 조사하고 진단하는 ‘현황분석’, ② 국정 비전과 목표, 국내외 경제적·사회적 변화 및 정책 관련 이슈를 토대로 정부 농정의 비전과 중장기 정책 방향성을 도출하는 ‘방향 제시’ 성격의 내용으로 파악할 수 있다.
최종 도출한 9개의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은 다음과 같다.
농어업·농어촌 소관 부처 국정과제 현황조사
농어업·농어촌 관련 다부처 협력과제 현황조사
농정 산업의 현실문제 진단
농정 산업 진단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 방향도출
농어촌 정책 지향점 설정을 위한 의견수렴
국내외 정책, 경제, 사회적 변화 진단
전(前) 정부 농정에 대한 진단 및 평가
현(現) 정부의 농정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도출
‘농특위’의 새로운 역할 정립과 방향성 제시
앞서 제안요청서 요구사항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9개의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을 도출했지만, 요구사항 간의 순서라든지 각 요구사항의 범위를 그대로 적용해 사업추진절차를 마련, 제안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이는 사업의 수주 또는 사업 완수의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물론 과업 간 순서의 배치나 절차의 구성, 구조화 수준, 그리고 세밀한 요구사항이나 유의사항 등에 관한 관점이 잘 반영된 제안요청서의 경우라면 요구내용을 그대로 옮겨 사업추진절차를 구성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용역을 통해 발주처는 원하는 시기에, 양질의 결과물을 취해야 하고, 사업자는 문제없이 사업을 이행해 적절한 이윤을 발생시키며 해당 산업에서 좋은 평판(Reputation)을 얻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라 할 수 있다. 성공적인 사업의 완수는 체계적으로 수립된 사업 전반의 추진절차에 따른 이행으로부터 가능하고, 이때의 사업추진절차는 명확하게 정의된 개별 과업의 내용과 과업 간 순서를 비롯하여 용역 수행 기간과 비용, 주요 과업별 예상 산출물, 위험요소, 대안요소 등의 종합적인 분석으로부터 도출된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개별 과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구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서 도출된 9개의 핵심요구사항을 어떻게 구조화(Categorization)해야 할지, 어떠한 절차를 통해 논리적 연결성을 갖추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용역의 기획 취지를 예상해 보면, 이미 수립된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농업 관련 정책에 대한 구체화의 목적도 물론 있겠지만, 추가로 실제 농어촌이라는 환경, 산업에 종사하며 생활하는 국민, 지역 주민으로부터의 의견을 수렴해 삶에 녹아드는 정책을 발굴하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제안요청서 요구사항에서도 연구 추진 시 대국민, 농어민단체 등 관련 이해관계자로부터의 긴밀한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연구 이행의 주요 단계 중 하나로 「의견공유(Ideation)」 절차를 별도 구성, 이해관계자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본 사업의 연구 이행절차는 크게 「탐색(Exploration) → 조사(Investigation) → 의견공유(Ideation) → 방향제시(Direction)」 등 4단계로 구분, 과업의 구성은 총 6개의 대표 과업(Phase)과 13개의 단계별 세부 과업(Task)으로 정의하였다.
최종 구성한 논리적 추진절차는 다음과 같다.
제안 단계에서 작성되어 제출된 사업 추진절차의 안은 사업의 수주 이후 용역을 시작하면서 크게 변경되기도 한다. 보통, 수주가 확정된 이후 용역사업자는 발주담당자의 수정 요청사항을 반영하여 추진절차, 내용 등이 보완된 “수행계획서”를 준비, 이를 바탕으로 착수보고 등의 단계에서 실제 용역의 이행을 위한 내용을 공유하고 발주담당자와 협의 후 본격적인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렇듯 제안 단계에서 용역사업자가 마련한 사업 추진절차의 모습은 결국 변경이 될 가능성이 큰데, 적용하고자 했던 제안 방법론이 바뀌기도 하고, 특정 과업이 없어지거나 추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역사업자가 사업의 착수 이전에 충분한 고민을 들여 사업 추진절차의 안을 만들어보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사업의 세부 방향들이 변경될지라도, 큰 틀의 추진 방향과 흐름, 사업의 목적, 예상 산출물 등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쉽게 차선책이라든지, 더 좋은 최적의 방안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행해나갈 수 있다. 또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역으로 발주담당자에게 새로운 추진 방향과 적절한 방안들을 제안해 용역의 이행과정과 결과의 참신성, 혁신성을 높일 수도 있다.
본 글은 출판사와의 계약을 통해 책으로 출판('24.하반기)될 예정임에 따라,
기존 작성 글 대비 수정을 통해 내용을 축약하였습니다.
각 주요 단계별 분석 세부내용들은 계약 내용에 따라 공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향후 출간된 책을 통해 전체본을 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