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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Nov 18. 2023

'블록체인 산업 진흥 법제도 연구' 사례로 (1/2)

< 핵심을 짚는 사업제안서 Framework 트레이닝 >


“NFT 규제개선 및 블록체인 진흥을 위한 법제도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22년도 3월에 발주한 용역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국내 ICT 분야의 정책연구, 진흥기관 중에서도 특히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의 특정 디지털 기술과 관련한 정책 및 산업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고 진화하며, 갑작스럽게 등장하기도 하는 각종 디지털 신기술에 관한 공공연구는 부처별 특성에 따라, 나아가 부처 내에서도 각 기관의 강점과 위치(Stance), 그리고 정책·사업적 전략 방향성에 따라 구분, 배분되어 진다고 볼 수 있다. 각각의 기관은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정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및 산업진흥, 생태계 발전 등을 위한 각자만의 사업과 연구를 기획하고 수행한다. 예로 ICT 분야의 공공정책사업을 담당하는 대표기관들을 살펴보게 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은 블록체인, 각종 보안 관련 기술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은 5G, AI,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의 기술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 국토교통부)은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을, 한국국토정보공사(LX, 국토교통부)는 공간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특화사업들을 기획, 운영하고 관리한다.



블록체인 산업진흥 법제도 연구’ 선정 이유   

  

선정을 고려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다양한 산업 및 생태계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디지털 신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Blockchain)”을 다룬다는 점이다. 본 서에서는 분석을 위한 대상 사업들의 영역 카테고리로 ‘산업·생태계 활성화 및 법제도 개선’, ‘국가 정책 및 공공플랫폼·서비스 전략수립’, ‘비즈니스모델 설계 등 기업지원방안’ 등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 기준의 특성에 따라 분석의 대상이 될 사업들은 과학기술, 인문 분야와도 관련성이 있지만, IT·기술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IT·기술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분석을 위한 대상 사업의 선정 시, 가능하다면 다양한 기술 사례를,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는 유망기술 사례를 중점으로 고려하고자 하는데, “블록체인(Blockchain)”, 특히 “NFT”를 다루는 본 장의 연구사례는 이에 매우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 이유는 법률과 제도, 규제 현황 등을 분석해 입법과 제도적 차원의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특정 기술 또는 제품,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바로 법제도 인프라의 개선이다. 앞의 분석 사례들을 살펴보게 되면, ‘앱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략수립’, ‘플랫폼 산업 사회 가치창출을 위한 과제 발굴’ 등 대체로 국가 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그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본 사업은 용역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률과 제도, 각종 규제 현황을 조사·분석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법제도 개선” 목적의 연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 기존의 분석 사례들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경험과 노하우, 지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법제도 개선은 정책수립과는 또 다른 영역의 연구로 볼 수 있고, 법령의 구조와 해석, 입법절차, 법률·제도 조사를 위한 접근방안(국가법령정보센터, 의안정보시스템의 활용 등)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제안요청서 주요 내용



(과제명) ‘22년 NFT 규제개선 및 블록체인 진흥을 위한 법제도 연구용역

(용역 기간) 2022.6 ~ 2022.12 / 7개월 이내

(용역 예산) 약 150,000 천원

(용역 배경) NFT, 블록체인 서비스의 도입 과정에서 기존 규제와의 잦은 충돌, 제도적 불투명성으로 인해 시장 형성의 제약이 있음에 따라, ① 분야별로 본격적인 법, 제도 정비와 함께 구체적 충돌 해결을 위한 방안을 발굴하고, ② 차기 정부의 NFT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및 법제도 정비 요구에 따른 사전 NFT 규제개선 연구 추진 필요

(용역 목적) ① NFT, 블록체인 관련 기술발전과 산업 분야별 서비스 적용·확산 시나리오를 예측, 이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단계적 규제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② 전문가 및 현장 의견수렴을 통해 진흥법 하위법령안을 보완



연구 기간은 7개월 이내, 예산은 약 1억 5천만 원으로, 정책연구 성격의 용역임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예산이 책정된 사업이라 할 수 있고, 사업을 수주해 수행하게 될 용역 업체의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용역이라 할 수 있다. 본 용역에서 요구하는 주요 과업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기술이나 산업, 서비스 등 측면의 블록체인·NFT 동향조사를 수행, 핵심 규제 분야를 도출해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법·제도 개선과제 발굴”, 두 번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관련 법안의 입법절차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하위법령을 마련하는 “법률(안) 제·개정 업무지원”이다.     


사실 두 개의 큰 업무 영역을 살펴보면, 전자는 일반적인 ICT 분야의 정책 컨설팅 기업이나 대학, 연구기관들이 수행할 수 있는 과업으로 보이지만, 후자의 업무는 문턱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보통 국회에서 진행 중인 입법절차를 직접 지원하거나 법 또는 시행령, 시행규칙 등의 마련을 요구사항으로 명시하는 용역사업의 경우, 전문성을 앞세워 주로 법무법인이 수주, 변호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는 컨설팅 기업과 법무법인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에 참여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 만약 단순한 법·제도 측면의 동향조사를 넘어, 정책, 시장, 기술, 트렌드 등 다양한 영역의 조사·분석을 요구하는 과업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거나, 특정 연구 방법론의 기획과 적용을 요구하는 경우, 실제 정책수립 체계에 따른 추진전략과 과제 도출 등의 과업을 요구하는 경우라면, 대상 용역에의 입찰 여부를 고민하는 법무법인의 측면에서는 전문 컨설팅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이 하나의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본 용역의 제안요청서에서 요구하는 구체적인 과업수행범위는 아래와 같다. 다만, 요구사항이 방대하고 내용이 많아 핵심을 중심으로 요약하였다.


제안요청서에 명시된 과제 연구범위



[분석 1단계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 도출


본 사업의 제안요청서를 분석, 구체적인 사업 이행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의 도출이다. 여기서 핵심요구사항이란, 제안요청서에 명시된 다양한 요구과업 중에서도 특히 중요도가 높은, 우수한 품질의 결과물 산출로 이어져야 하는 요구사항들이라 할 수 있다. 핵심 과업을 사전에 파악하고, 발굴해 내어 이의 요구사항들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용역 수행업체나 컨설턴트, 연구원들이 사업을 수행할 때 쉽게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집중해야 할 핵심 과업이 아닌,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는 과업에 인력이나 시간 등의 자원을 과도히 투자하는 경우이다. 용역 수행을 책임지는 PM이나 팀장이 이를 바로잡는다면 문제없겠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대략 낭패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용역의 발주기관 담당자와 사업자의 능력이 모두 부족하다거나, 사업 초기 양측간 연구 추진 방향의 협의 미흡, 타 업무 수행으로 해당 용역의 운영·관리에 소홀한 경우 등으로 인해 사업의 추진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초기 제안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대상 용역의 핵심 과업을 판별해 내는 습관을 들인다면 이와 같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고, 만약 발생한다고 해도 사업의 추진 방향이 올바르게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을 도출한다는 것은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사업 이행을 위해 중요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제안요청서를 기준으로 요구사항을 살펴보게 되면, 과업은 크게 ‘NFT 진흥 법·규제 개선방안 마련’, ‘산업, 정책 등의 동향조사 및 분석’, ‘법률제정 및 입법절차 지원’, ‘협의체 및 연구반 구성·운영’ 등 4개로 구분되고 있다(제안요청서의 「가, 나, 다, 라 수준」을 기준으로). 이 중에서도 첫 번째와 두 번째 과업은 조사·분석을 통해 방안을 마련, 제시하는 ‘연구’ 성격의 과업으로, 세 번째와 네 번째 과업은 법률제정 및 입법절차대응을 지원하고, 전문가 협의체·연구반의 구성, 운영 등을 지원하는 ‘보조’ 성격의 과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간단한 진단·분석을 통해 도출한 본 용역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은 아래와 같다.




NFT 기술발전 시나리오 도출

NFT 핵심 수요 분야(규제혁신 분야) 선정

수요 분야별 서비스 규제 및 기술영향 사전 검토

서비스 적용 및 확산 시나리오 제안

규제개선 추진과제 발굴 및 맞춤형 개선방안 제시

국내외 환경진단 (트렌드, 정책, 기술, 시장)

산업진흥 및 확산 저해요인 발굴

법제도 근거 규정 및 규제개선 필요사항 분석

블록체인 진흥 관련 하위법령안 보완

국회 발의 법률안 검토 및 요구사항 대응

NFT 규제혁신 협의체 운영지원

NFT 규제개선 연구반 구성, 운영 및 연구수행




[분석 2단계구조화(Categorization) 및 논리적 절차 구성


앞서 제안요청서에 명시된 요구과업들을 대상으로 총 12개의 핵심요구사항(Key Sentence)을 도출했지만, 이 요구사항들을 그대로 추진과업으로 활용해 사업을 이행할 수는 없다. 과업 간의 선후 관계가 맞지 않음으로 인해 선행 과업의 산출물(Output)이 후행 과업의 활용자료(Input)로 이용되기 위한 논리적 연결성이 부족할 수 있고, 중복된 업무들을 반복해서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각각의 과업단계에서 도출된 결과물들이 활용되지 못하거나, 또는 분절되어 활용됨으로 인해 기대 이하의 산출물들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개의 핵심요구사항을 우선 진단하여 각각의 요구사항들이 독립적이고 동등한 수준의 과업 단위가 될 수 있도록 유사 또는 중복 요구사항은 삭제, 특정 요구사항의 수준(Leveling)이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예로, 소수의 인력이 투입되어 처리할 수 있는 간단한 과업인 경우, 아니면 반대로 다양한 요구사항이 얽혀있고 수행범위가 매우 방대한 과업인 경우)에는 유사 수준의 과업 단위로 통합, 또는 특정 과업을 여러 과업 단위로 나누는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이후 유사 수준으로 구성된 과업 단위들이 마련되었다면, 이제는 각각 과업 간의 유기적인 업무 이행을 통해 양질의 결과물들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논리적 절차에 근거, 과업 단위 간의 순서를 재배치한다.     


본 서에서는 이와 같은 과정들을 각각 구조화(Categorization)와 논리적 절차의 구성(과업 단위 간 인과관계를 고려한 최적의 이행절차)이라 칭한다.


본 사업의 예상 추진절차는 총 6개의 대표 과업(Phase), 14개의 세부 과업(Task)으로 구성되며, 과업 전반의 이행 흐름은 「탐색(Exploration) → 진단·분석(Analysis) → 방향제시(Direction) ← 연구지원(Support)」 등 4단계의 절차로 구분되어 진다. 이때 「연구지원(Support)」 단계는 본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돕기 위한 지원단계로 볼 수 있어 화살표의 방향을 역으로 표현하였다.


연구 이행절차


최종적으로 구성해 본 사업 추진절차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제안하는 사업 추진절차(안)


서두에도 설명했듯이, 제안요청서의 요구사항만을 보게 되면 본 용역의 요구과업은 크게 조사와 연구를 통해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연구’ 성격의 영역과 전문가 자문단 운영지원, 입법절차대응 등으로 구성된 ‘보조’ 성격의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는 각각 독립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과업의 범위들이지만, 사실 효율적인 사업 이행을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진행되어야만 하는 관계를 지니고 있다. 위 그림의 사업 추진절차(안)에서는 규제혁신 협의체의 운영지원 결과가 규제개선 추진과제 발굴 시 연계·활용되어야 한다는 점(Task 5-1 → 4-1)과 연구 초기 법·제도 측면의 환경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하위법령안의 보완, 입법절차 요구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Task 1-3 → 6-1, 6-2)) 등을 일례로 제안하고 있다. 


이렇듯, 연구 착수에 앞서 사업 추진절차 등을 기획, 구상할 때 과업 간의 연결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민해 보는 것은 사업의 착수부터 종료까지의 큰 그림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또는 정리된 문서로서) 해 주어 각종 보고나 회의, 발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 상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나아가 이는 곧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과도 직결된다.






본 글은 출판사와의 계약을 통해 책으로 출판('24.하반기)될 예정임에 따라, 

기존 작성 글 대비 수정을 통해 내용을 축약하였습니다.

각 주요 단계별 분석 세부내용들은 계약 내용에 따라 공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향후 출간된 책을 통해 전체본을 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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